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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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를 주제로 나눈 철학자와 교정학자의 대담 18세기 후반 신분제가 폐지되면서 모두가 자유를 누리게 되자, 자유를 구속하는 구금형이 형벌로 등장했다. 이후 약 200년간 교도소는 구금형을 적용하는 장소로 기능해 왔다. 경기대 범죄교정학과 명예교수이자 아시아교정포럼 이사장인 이백철 교수와, 재소자의 몸과 관계윤리를 밝힌 《교정윤리》의 저자이자 철학자인 박연규 교수가 만나 감옥과 교도소에 대한 온갖 이야기를 풀어냈다. 교도소는 사법체계의 제일 마지막에서 사건이 종료된 이후를 담당하기에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히곤 한다. 수사하고 기소하고 판결하는 막강한 권한을 가진 권력기관인 검찰, 경찰, 법원과 비교하면 정해진 형을 음지에서 집행하는 기관이기에 상대적으로 사회적 위상이 낮다. 게다가 교도소 밖의 사람들은 교도소를 자신과 전혀 상관없는 곳으로 인식하고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교정이란 교도소/감옥의 안과 밖을 유사하게 만드는 것 신체를 억압하고 자유를 구속하는 구금형은 탄생 초기부터 죄목과 형벌의 불일치, 전제군주제의 잔재, 비인간적인 처우 등으로 반대 세력이 많았다. 하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사회의 요구에 맞게 자리 잡은 교도소는 수형자의 노동력 활용, 교정교화 프로그램 확산 등으로 그 기능과 목적이 변해 왔고, 21세기 현재 디지털 교도소 등의 이슈로 또 다른 과도기에 있다. 오늘날 교도소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그 나라의 문화적 측면, 시민의식 등에 따라 천차만별의 모습을 보인다. 대개 남미 국가의 교도소는 삼엄한 경비를 지나 들어가면 시끄러운 광장의 분위기에서 거의 완전한 자유가 보장된 수감자들을 만날 수 있다. 북유럽의 일부 국가에서는 교도소가 없어지는 추세인데, 남아 있는 교도소도 수감자가 인간적인 대우를 받아야 교화될 수 있다는 운영철학으로 내부 환경을 외부 환경과 유사하게 만들어 수감자들이 형기를 마치고 사회에 복귀할 때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교도소는 격리와 자유 박탈, 폐쇄적 건축양식, 획일화된 규율, 수감자에 대한 배타적 인식 등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리고 교도소 내 수감자들의 삶과 생활수준이 교도소 밖의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는 일반 노동자 계층의 생활수준보다 높지 않아야 한다는 ‘열등 처우의 원칙’이 사회 내에 팽배하다. 이런 여건과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출소 후 사회 부적응자는 양산될 수밖에 없고 일부는 삶의 수단으로 다시 범죄를 택하게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출소자 4명 중 1명이 3년 이내에 재수감된다. 높은 재복역률이지만 한편으로 나머지 3명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거나 경미한 범죄를 저지른다고 볼 수 있다. 저자들은 교도소 내에서 과학적 분류심사를 통해 특별 관리가 필요한 소수의 수감자를 대상으로 선택적 처우를 맞춤형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교도소의 안과 밖을 유사하게 만드는 것이 교정의 시작이라고 말한다. 먼저 다수가 한방에서 기거하는 혼거제를 독거제 내지는 소수 혼거제로 전환해서 수용자 1인당 차지하는 절대 면적을 늘리고, 식사는 잠을 자고 생활하는 방 안이 아닌 급식시설에서 하도록 해야 한다. 구금형은 말 그대로 자유를 구속당한 것 자체가 이미 형벌이므로, 교도소 내부 환경을 외부 환경과 유사하게 만들어 형기 동안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복귀했을 때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형이나 무기징역형을 받지 않은 이상 수감자들은 형기를 마치면 사회로 돌아온다. 이들이 출소 후 더 위험한 사람으로 변해서 이웃으로 돌아온다면 그 고비용은 사회구성원 모두의 몫이 된다는 실용적인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제가 아닌 포용하는 정책과 인식으로 저자들은 이런 논의들이 현실화되기 위해서 현재 교정본부 총예산 1조 7000억의 0.4%밖에 되지 않는 교화예산의 규모부터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폐쇄적인 교도소가 아닌 수용인구를 최소화한 친인권적인 교도소의 설계와 건축, 피해자를 위한 힐링 센터의 설립과 생활형 구금형 제도 입안을 제안한다. 그리고 좀 더 근원적인 문제인 교도소 담장을 기준으로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나눌 수 있는지, 한 번 죄를 저지르면 영원히 나쁜 사람인지 등의 성찰로 독자들을 이끈다. 또한 범죄자라 하더라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