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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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식의 세계를 종횡무진 누비는 개념어를 만나다 -인문학적 관점에서 날실과 씨실로 엮은 개념어 ‘개념’이라는 말과 ‘사전’이라는 말은 꽤 전형적이다. 당연히 전형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한 전형성을 보란 듯이 깨뜨린 책이 있다. 2006년 출간된 이래 인문서의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했던 《개념어 사전》은 비단 인문학뿐 아니라 여러 분야를 넘나들며 개념의 이미지를 제멋대로(?) 그리는 새로운 개념의 사전을 표방했다.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인문서 중에서 이처럼 쉽고 재미있고, 게다가 기발하면서도 설득력 있는 책은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멋대로 그린 것 같지만 실은 철학, 역사, 종교 등 인문학의 전 분야를 종횡무진 누비는 지은이의 폭넓은 지적 편력으로 개념들을 날실과 씨실로 꼼꼼히 엮은 소산이다. 인문학의 개념은 자연과학의 개념처럼 구체적이지 않고 단일하기보다 복합적인 뜻의 그물을 가질 때가 많다. 하나의 개념이 인접한 개념과 연관되거나 중첩되는 경우가 많아, 개념 자체의 정의보다는 이미지를 그리는 것이 그것을 본질적으로 이해하는 데 효과적이고 중요하다. 지은이는 ‘개념’을 설명하면서 “사실 그것을 정의하기란 생각만큼 쉽지 않다. 사회과학만이 아니라 자연과학에서도 완전히 객관적인 개념이란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개념을 객관적으로 사용하려 하고, 또 자신은 그렇게 한다고 확신해도 개념의 정의에는 그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선입견이 게재되게 마련이다. 그러므로 특정한 개념의 의미를 알고자 할 때는 반드시 그 개념이 사용된 맥락 또는 이론 체계를 고려해야만 한다.”라고 밝히고 있다. 현대사회는 갈수록 진보하고 다양한 개념은 계속 쏟아지기에 인문학에 있어 개념의 절대적인 정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을 수 있다. 이 책의 가장 큰 미덕은 이러한 점을 깊숙이 받아들여, 다양한 맥락과 체계 속에서 개념어를 이해하고 읽어 낸다는 점이다. 시간이 흘러도 이 책이 지닌 가치가 바래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다. 2. 더 꽉 찬 170개의 개념어로 풍부하게 읽어 내다 -새로운 단어로 읽어 내는 개념어의 맛 여러 분야에 걸친 개념을 기발하게 엮어 내고 확장시켜 꾸준히 독자들로부터 사랑을 받아 온 《개념어 사전》이 개념어의 수를 1/10 정도 늘리고 글의 분량도 100여 쪽 증보하여 다시 출간되었다. 2012년 수정·증보판에 추가된 단어는 다음과 같다. 익숙한 단어지만 오늘날의 관점에서 그 역사적 맥락을 살피며 남경태만의 방식으로 새롭고 폭넓게 읽어 냈다. 국사 National History / 노마디즘 Nomadism / 노블레스 오블리주 Noblesse Oblige / 매카시즘 McCarthyism / 봉건제 Feudalism / 삶의 질 Quality of Life / 세금 Tax / 식민지 Colony / 실증주의 Positivism / 여왕 Queen / 정략결혼 Marriage of Convenience / 제국 Empire / 죽음 Death / 차축 시대 Achsenzeit / 텍스트·콘텍스트 Text·Context / 통섭 Consilience / 포퓰리즘 Populism 추가된 개념어의 목록만 보면 2012년이라는 시간적 배경에 비해서는 매우 새롭거나 시의성이 두드러지지 않아 실망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설명한 면면을 살펴보면 역시 ‘남경태’가 엮는 개념어는 다름을 단박에 알 수 있다. 가령, ‘삶의 질’이라는 개념어의 이미지를 그리는 방식은 이러하다. 다원화된 사회에서 삶의 질은 개개인에 따라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서 옳고 그름, 좋고 나쁨을 판단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그것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척도는 디그니티(dignity)인데 이 단어는 품위와 기품을 갖춘 자존심과 체면을 가리킨다. 디그니티가 보장되는 사회, 즉 많은 구성원이 각자 원하는 대로 자신의 품위를 지키며 살 수 있는 사회라면 삶의 질이 높다고 본다. 여기에서 국가 차원으로 논의를 확대해 국가적 차원의 디그니티, 즉 국격을 설명한다. 비천한 방법으로 부를 쌓은 졸부가 디그니티를 가질 수 없듯이 침략과 정복으로 국부를 늘린 국가는 국격을 가질 수 없는 것이다. 나아가 세계화나 신자유주의가 위험한 것은 개인 차원이든 국가 차원이든 디그니티를 고려하지 않고 삶의 질을 평가하는 척도를 표준화하는 데 있다고 경고한다. 일반화된 삶의 질을 모두에게 강요할 수 있다고 말이다. 이렇게 삶의 질이라는 개념어에서 시작해 디그니티, 국격,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이르는 개념을 큰 틀에서 조망한다. 사회는 진보를 거듭하고 발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과연 우리 사회의 현주소는 어디인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이처럼 지은이만의 개념어를 엮고 읽어 내는 쫄깃한 맛은 여전하다. 곱씹어 읽을수록 소화가 잘 되고 기존의 개념어와 위화감 없이 잘 섞인다. 개념과 개념이 사슬처럼 엮여 훨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