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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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b의 'b판고전' 시리즈 09번 <독일 낭만주의의 예술비평 개념>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1892-1940)이 1919년 베른대학교에 제출한 박사학위논문 「독일 낭만주의의 예술비평 개념」Der Begriff der Kunstkritik in der deutschen Romantik의 완역이다. 이 책은 독일 초기낭만주의자들이 일컫는 ‘예술’ 및 ‘예술비평’이라는 개념이 어떠한 사상적 연원에서 출발하고 또 어떠한 근본특성을 띠고 있는지를 규명한 것으로, 형식상으로는 학위논문의 학술적 성격을 띠고 있지만 동시에 벤야민의 이후 사상 및 비평 전체의 가늠자 구실을 한다. 베른에서의 5년 동안의 생활 뒤에 고향 베를린으로 돌아와서 집필한 「괴테의 친화력」(1921-22)은 다름 아닌 이 논문의 비평 정신을 괴테의 소설 <친화력>에 실제 응용한 비평문이라 할 수 있으며, 1930년 전후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벤야민의 문예비평과 저술들 역시 이 논문의 주요모티프와 방법론에 많은 부분 의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벤야민은 이 책에서 초기낭만주의자들, 특히 프리드리히 슐레겔과 노발리스가 말하는 ‘예술’을 ‘절대적인 반성매체’라는 말로 풀이한다. 그에 따르면, “방법적으로는 낭만주의의 예술이론 전체는 절대적인 반성매체를 예술로서,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예술의 이념으로서 규정하는 데에 의거하고 있다.” 이 경우 예술이 반성매체라 불리는 이유는, 그것이 하나의 독자적 체계를 이루면서 그 안에서는 개별개념들의 항상적인 매개적 연관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평개념이 낭만주의의 예술 및 그 작품에 도입되었을 때, 종래의 ‘예술판정가’라는 표현 대신에 ‘예술비평가’라는 표현이 비로소 성립한다. 예술작품은 더 이상 ‘미적 쾌’나 ‘만족’에 의해 성립되는 취미의 대상이 아니다. 벤야민에 따르면, 여기에서 비평의 중점은 결코 개개 작품의 평가가 아니라 개개 작품이 다른 모든 작품들에 대해 그리고 마침내는 예술의 이념에 대해 지니고 있는 관계들을 제시하는 데 있다. 따라서 비평은 그 본질에 대한 오늘날의 이해와는 판이하게, 한편에서는 작품의 완성, 보완, 체계화이고 다른 한편에서는 절대적인 것 내에서의 작품의 해소이다. 이 두 과정은 궁극적으로는 하나가 되거니와, 벤야민은 이것을 ‘내재적 비평’이라고 표현한다. 어떤 작품의 내재적 비평이 가능하다는 것은 예술이라는 매체 속에서 절대적으로 해소될 수 있는 그러한 반성이 작품 속에 존재해 있다는 의미이며, 바로 그러한 것이야말로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