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 개

ロマン・ギャリー · 小説
2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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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의 작가 로맹 가리의 장편소설. 로맹 가리가 1960년대 미국에서 겪은 일들에 토대한 자전 소설이다. 흑인을 공격하도록 세뇌당한 '흰 개'를 원래의 심성으로 되돌리기 위해 흑인 동물조련사 키스를 찾게 되면서 겪는 인종 갈등, 부부 갈등, 이념 갈등 등 여러 인간 문제가 이 책의 주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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著者/訳者

レビュー

7

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격동기 미국을 바라보는 이방인의 신랄한 시선! 로맹 가리의 미국 체험이 고스란히 담긴 소설 『흰 개』 국내 초역 1968년 2월 17일 폭우가 쏟아지던 밤, 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의 숙소에 손님이 찾아든다. 산책을 나가 며칠이나 소식이 없던 누렁개 샌디가 친구를 데려온 것이다. 잘생기고 건장하며 친절하고 붙임성 좋은 이 회색 독일셰퍼드는 금세 로맹 가리 부부와 가족이 돼 사랑을 받지만, 가슴 깊이 불안함을 야기하는 미심쩍은 면이 하나 있었다. 바로 특정한 사람을 보면 본능적으로 달려들어 살점을 찢으려는 것. 그 사람들은 하나같이 피부색이 검었다. 1960년대 초, 미국 앨라배마 주에서는 날로 골칫거리가 되어가는 흑인들의 인권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급기야 흑인을 골라 물도록 특수 훈련한 경찰견을 풀기에 이르렀는데, 사람들은 이 개를 ‘흰 개’라 불렀다……. 밖으로는 10년 가까운 베트남전쟁으로, 안으로는 인종차별 철폐를 부르짖는 흑인들의 시위로 고초를 겪던 1960년대 말 격동기의 미국, 그 혼란한 자리에 프랑스 사람 로맹 가리가 있었다. 집단 내지 국가 단위로 강제되던 이념 싸움에서 한발 물러나 소수자의 신념을 유지하고, 인간에 대한 회의와 결코 저버릴 수 없는 인간애를 모순되게 품은 그에게 이 시절은 한 단어로 압축될 수 있었다. 광기. 이 책은 로맹 가리가 1960년대 미국에서 겪은 일들에 토대한 자전 소설이다. 흑인을 공격하도록 세뇌당한 ‘흰 개’를 원래의 심성으로 되돌리기 위해 흑인 동물조련사 키스를 찾게 되면서 겪는 인종 갈등, 부부 갈등, 이념 갈등 등 여러 인간 문제가 이 책의 주된 이야기다. 피부색과 이념에서 파생한 광기를 ‘태생적 소수자’로서 맞닥뜨린 주인공 로맹 가리의 고뇌가 냉소적이고 신랄하되 사색적인 어조로 담겼다. 1968년부터 1969년까지 2년간의 이야기를 다룬 이 책은 흑인과 백인, 개인과 집단, 남성과 여성, 자본주의와 공산주의 등 각종 대립 구도로 사회 갈등이 한창 고조되었던 격변기 미국에 관한 생생한 현장 보고다. 『흰 개』는 인종 문제를 전면에 내세우지만 흑인을 두둔하지도, 백인을 정당화하지도 않는다. 로맹 가리의 눈에 집단의 이념에 사로잡힌 인간은 늘 광기에 빠질 우려가 있었다. 로맹 가리는 이 책의 전면에 나서 인종주의를 고발하는 동시에, 당시 흑인 인권 운동에 앞장선 과격파 흑인 단체의 위선과 말론 브란도 등 스타급 인사들의 ‘숟가락 얹기’를 적나라하게 까발리고, 흑인 단체에 놀아나는 아내 진 세버그의 혼란과 자기모순을 비판적으로 어루만진다. 가해자와 피해자의 논리에 숨어 폭력성을 정당화하는 흑백 양 진영의 모순과 부조리를 이야기하는 이 책은 특히 아내와 ‘흰 개’의 심상을 교묘히 오버랩하여 가정의 위기를 사회 우화로 발전시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를테면 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 부부의 미시사를 사회라는 거시사와 유기적으로 결합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42년 만의 국내 소개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화두 『흰 개』는 1968년 단편 형태로 미국 <라이프>지에 처음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이후 장편소설로는 1970년 프랑스에서 먼저 출간되었고, 같은 해 로맹 가리가 직접 옮긴 영어판이 미국에서 출간돼 곧장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국내에는 이번에 처음 번역되는 것으로, 첫 출간 후 42년 만에야 소개되지만 ‘적대적 공생’ ‘정치적 올바름’ 등 우리 사회에도 여전히 유효한 고민을 묵직하게 제시한다. 그의 여느 소설처럼 이 작품에서도 로맹 가리는 자기 경험을 천착하지만, 자신에서 사회로, 그리고 인류로 시야를 본격 확장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에 미국의 저명한 월간지 <하퍼스 매거진>은 “자신의 시대에 전설로 남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로맹 가리는 자신이 원숙해가는 모습을 지켜보았다”라고 호평했다. 이 작품은 1982년 새뮤얼 풀러 감독이 연출을 맡아 동명의 영화(우리 제목 <마견>)로도 만들어졌는데, 원래는 로맹 가리 생전인 1970년대 후반 로만 폴란스키 감독이 연출할 예정이었으나 그가 법정 성폭행 혐의로 촬영 전 미국 밖으로 도피하는 바람에, 결국 1979년 진 세버그가 죽은 채 발견되고 1980년 로맹 가리가 권총 자살한 이후에야 제작이 완료됐다. “진 세버그의 성전(聖戰)에 관한 이야기” ‘흰 개’의 이야기는 크게 하나의 줄기를 따른다. ‘흰 개’를 입양하고, 그 개가 ‘인종차별견’임을 깨닫고, 재훈련하기로 마음먹고, 결국 교화하지만 이번엔 다른 이념의 희생양으로 안타깝게 떠나보내는 것. 이 소설의 중심엔 언제나 ‘흰 개’가 있다. 그런데 ‘흰 개’를 보노라면 그 못지않게 가련한 어느 한 사람의 모습이 은유되었음을 짐작하게 된다. 바로 로맹 가리의 아내 진 세버그다. 하얀 피부로 흑인의 인권 운동을 지원하는 그녀는 백인의 멸시와 흑인의 농간에 휘둘리면서도 순수한 선의를 끝내 놓지 못하는, 안타까우면서 갑갑한 여인이다. “미스 세버그, 당신에게 해가 될 수 있는 편지 한 통을 가지고 있어요. 당신이 파리의 아프리카 출신 학생들에게 혁명적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는 내용이 담긴 편지죠. 거기엔 ‘블랙팬서’의 지도자 가운데 한 사람의 이름까지 적혀 있어요. 우리가 이걸 출간하면 미국에서 당신의 배우 경력은……” 진은 대답했다. “출간하세요.” 그런 뒤 그녀는 얼마간 울었다. 미스 세버그는 아직도 실망을 할 수 있는 나이였다. 나는 그녀가 할당액 수표에 서명을 하기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말해 거실이 비길 기다렸다가 자러 갔다. - 45쪽에서 이 소설에서 진 세버그의 모습은 원래 회색이면서 ‘흰 개’로 불려야만 하는 그 개의 모습과 겹친다. 둘은 커다란 갈등의 희생양이라는 점에서 같다. 로맹 가리는 이 점이 탐탁지 않았다. 피부색은 사람의 성질을 대변하지 못하니 본질을 봐야 한다고, 더는 집단의 농간에 놀아나지 말라고 자신의 말로, 그리고 남의 입을 빌려 종용한다. 악한 진영에도 있듯이 이 ‘착한 진영’에도 상황을 이용하는 자들과 개자식들이 있다는 걸 내가 알기 때문이다. - 44쪽에서 “흑인 개자식은 흑인이기 때문에 개자식이 아니라, 개자식이기 때문에 개자식인 거야.” - 176쪽에서 결국 뜻이 달랐던 로맹 가리와 진 세버그는 1968년 가을 이혼한다. 소설과 현실 모두에서 벌어진 일이다. 이 부부의 이혼 사유를 오롯이 인종 문제에 관한 견해 차이로 돌릴 수는 없겠지만, 한 권의 소설이 나올 만큼 중대한 일이기는 했다. 인종 문제는 사회적으로도 중대했지만 부부에게도 중대했다. 개인사와 사회사, 그러니까 미시사와 거시사가 연결되는 건 이 지점이다. 물론 둘의 관계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두 사람에게는 이혼으로는 끝나지 않을, 애증과 연민으로 결속된 고리가 있었다. 『흰 개』가 출간된 1970년, <뉴욕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로맹 가리는 이렇게 말했다. “이혼이 우릴 갈라놓기엔 우린 매우 가깝습니다.” 그러나 같은 인터뷰에서 그는 또 이렇게 말했다. “그처럼 전형적인 미국 이상주의자는 본 적이 없습니다. 이를테면 호구라는 얘기죠.” 로맹 가리의 진심은 무엇일까. 그렇게 세월이 흘러 1979년, 진 세버그는 파리 외곽에서 죽은 채 발견됐다. 보수적인 시절에 흑인 운동 등 진보적 발자취를 이유로 FBI의 감시와 대중의 뭇매를 맞던 터였다. <워싱턴 포스트> 기사에 따르면 진 세버그가 죽은 뒤 로맹 가리는 이 소설을 이렇게 회고했다고 한다. “진 세버그의 성전聖戰에 관한 이야기다.” 『흰 개』가 한 작가의 삶에서, 부부라는 한 운명 공동체의 삶에서 어떤 의미일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백인과 흑인, 인간의 자리를 모색하다 『흰 개』는 로맹 가리 자신이 주인공인 자전 소설이다. 즉, 실제 경험한 것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어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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