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내게도 아는 정신과 의사가 있으면 좋겠다” 인생이 부적절하다는 느낌이 들고 괜히 화가 날 때. 이유 없이 불안하거나 우울해서 혹시 나에게 무언가 문제가 있는 것 아닐까 싶을 때. 이별, 실직, 가까운 사람의 죽음 등 삶을 뒤흔드는 상실을 겪은 뒤 공허감을 느낄 때. 그리고 노력할수록 삶이 더 불행해지는 것 같을 때. 질병에 관한 불문율이 하나 있다. ‘증상이 가벼울 때, 가능한 빨리 의학적 개입을 취하라.’ 치과를 생각해보자. 어금니에 살짝 거뭇한 점이 묻어 있을 때 병원에 가면 가벼운 처치와 치료로 마무리된다. 그러나 시간을 끌고 방치하면 뿌리까지 썩어 고통스러운 신경치료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병원은 ‘심각하게 아플 때’만 가는 곳 같다. 감기에 걸려도 좀 버티면 낫겠지, 허리가 아파도 찜질 좀 하면 낫겠지. 그리고 마음이 좀 힘들 때도, 좀 쉬면 낫겠지 한다. 특히 마음이 힘들 때 찾는 ‘정신과’는 다른 내과나 정형외과와 달리 외부의 편견 어린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기에 ‘조금 불편하다고’ 가보기엔 더 망설여진다. 작은 불편감, 사소해 보이는 마음의 상처가 커다란 아픔이나 고통으로 번지기 전에 미리 조치를 취할 수는 없을까? 불안하거나 우울하거나 마음이 괴롭지만 정신과에 가기 망설여지는 그 순간, 내 상태를 가늠해보고 응급하게 도움을 받을 방법은? 이럴 때 ‘아는 정신과 의사’가 있다면 편히 물어볼 수 있지 않을까?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심심 刊)》를 쓴 정신건강의학과 이두형 전문의는 독자들에게 ‘아는 정신과 의사’가 되고 싶다. 정신과 전문의이자 동시대를 살아가는 청년으로서 저자는 자신이 정신의학에서 배우고 얻은 것을 비슷한 고민, 갈등을 겪는 사람들과 나누고자 책을 썼다. 작은 불안이 머릿속에서 꼬리에 꼬리를 물거나, 그냥 좀 하면 되는데 일이나 결정을 계속 미루는 등 비교적 가벼운 불편감을 느끼는 사람부터 살아갈 이유를 잊었거나, 나를 해치는 사람만 계속 만나게 되는 등 무거운 상처를 안고 있는 사람까지 이 책을 통해 ‘아는 정신과 의사’의 차분하고 실질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정신과 의사로 산다고 해서 감정이 무뎌지는 것도, 고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여전히 지하철은 만원이었고 월급은 적은데 세금은 과했으며 격무에 시달릴 때면 도망치고 싶었다. 또 정신의학은 나를 초월자, 독심술사, 구원자로 만들어주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의학은 나를 매료시켰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치료자이기 이전에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사람의 마음에 관해 공부하며 늘 생각했다. 그때 이걸 알았더라면, 그때 이 관점으로 생각하고 이 마음으로 살아갔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정신의학은 내 삶이 그토록 버거웠던 이유, 과거의 나를 포함해 많은 이들을 살아가게 하는 이유, 그리고 사느라 바빠 쉽게 잊고 마는 삶의 소중함을 돌아보게 하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이 모든 것이 나 혼자만 알고 간직하기에는 너무 아깝고 중요했다. (머리말 중에서) 이따금 우울하고 불안한 사람을 위한 마음의 구급상자 책은 ‘마음의 구급상자’라는 부제에 걸맞게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장 <마음의 연고, 감정이 다쳤을 때>에서는 ‘불안한 마음’을 다룬다. 인간이 느끼는 두려움과 걱정, 불안은 태곳적부터 지녀온 생존을 위한 생물학적 장치이기에, 그것을 역으로 이용하라는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지금까지 몸의 알람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기만 했다면 이제는 내가 먼저 알람을 꺼보자. 방법은 대단하지 않다. 편안하던 때를 떠올리며 천천히 호흡하고 자세를 이완해 놀란 몸에게 ‘불안하지 않아도 된다’는 신호를 주는 것이다. 크게 한숨 내쉬고 ‘어차피 이 일은 나를 죽이거나 잡아먹지 못해’라는 말을 되뇌고 지금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닿은 발끝에서 삶은 이어지고 있을 것이다.(26~27쪽) 저자의 조언은, 때로는 즉각적으로 또 때로는 은근하게 문제에 직면하고 결국은 해결하도록 이끈다. 섣부르게 위로를 건네거나 억지스러운 방법을 제안하기보다 지금 마음이 힘든 당사자의 입장을 이해하되 그가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하는 것이다. 두 번째 장 <마음의 반창고, 그냥 좀 괜찮아지고 싶을 때>에서 ‘삶을 지나치게 망치지 않는 선에서 교묘하게 삶에 저항하는 시늉’이라고 표현한 ‘미루기’는 정신의학적으로 보자면 ‘수동 공격적 행동’이다. 수동 공격성은 말 그대로 상대에게 욕설, 폭언, 폭력 등 능동적인 공격을 가하는 것이 아니라 수동적인 자세로 상대를 화나게 하는 것이다. 미루기, 기대하는 수준의 책임에 대한 저항, 지연된 일에 변명하기 등. 저자는 ‘미루는 행위’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의 마음속에 ‘부정적 감정’이 차곡차곡 쌓이는 것이 문제라고 짚는다. 저자는 작은 일탈 이상의 즐거움을 주지도 않고 스스로도 지치며 삶의 기회까지 앗아가는 미루기를 ‘즉각’ 멈출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그럼에도 본인이 활용해 어느 정도 효과를 본 요령을 몇 가지 공유한다. 첫 번째는 지금 바로 시작할 가장 작은 목표를 세우는 것이다. 아직도 기억나는 내 최초의 운동 목표는 ‘엎드리기’였다. 아무리 미룰 이유를 대려고 해도 ‘엎드리지 않으려니’ 마땅한 핑계가 없어 일단 엎드렸다. 엎드려서 팔을 굽히지 않기는 또 민망하니 팔굽혀펴기를 했다. 엎드리기는 그 뒤로 시작한 모든 운동의 씨앗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을 작은 목표를 세우는 것은 미루기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두 번째는 하고 싶다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 때의 마음’을 잘 간직하는 것이다. 스스로 만들어낸 ‘하지 못할 이유’들을 잘 믿지 않는다는 것과도 비슷하다. 처음 하고 싶은 무언가가 떠오를 때의 생각이 가장 ‘덜 오염된’ 마음 상태다. 곰곰이 생각할수록 부담감, 포기해야 할 것들, 그 일과 연관된 미운 사람들 생각에 그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그럴듯한 이유들이 만들어지기 시작한다. 변명에 오염되기 전, 내가 그것을 하고 싶었던 이유, 그것이 내 삶에 어떤 의미인지 떠올렸던 마음을 꾸준히 간직하는 것이 미루기를 피하는 데 중요한 방패가 된다. 마지막 방법은 이때까지 어떻게 미뤄왔든, 그 일이 어떤 상태이든,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보든, 내 몸과 마음 상태가 어떻든 상관없이, 일단 ‘엎드리는’ 것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일을 바로 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71~72쪽) 세 번째 장 <마음의 해열제, 가슴에서 자꾸 열이 날 때>는 관계, 그중에서도 사랑을 다룬다. 특히 ‘구원 환상’이라는 개념이 흥미롭다. 구원 환상은 ‘곤경에 처한 누군가에게 힘이 되고 싶다는 정도를 넘어 그를 절망의 나락에서 구원하고 싶다는 마음’을 의미한다. 힘든 사람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얼핏 보기에 좋은 마음만 가득해 보이는 이러한 환상이 어째서 아름다운 결말로 이어지지 않는 걸까. 문제는 정도다. 타인의 삶에 크지 않더라도 어떻게든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과 그의 삶이 처음부터 끝까지 잘못되었기에 이를 구원해주겠다는 마음은, 실은 다른 마음이다. 구원 환상의 기저에는 스스로를 대단하게 생각하는 과대한 이상적 자아상과 스스로의 전능감을 확인하려는 마음이 깔려 있다. 그렇다면 구원 환상과 사랑을 구분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방법은 간단하다. 내가 없어도, ‘나와 함께’가 아니라도 상대가 행복할 수 있을 때 이를 받아들이고 진심으로 기뻐해줄 수 있는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의사라면 누구나 자신의 환자가 쾌차하기를 바란다. 그런데 내가 잘 치료하지 못했던 환자가 다른 의사와 치료를 진행하며 경과가 좋아졌다고 생각해보자. 만약 진심으로 환자가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면 어느 환경에서든 그가 치유되어 기쁠 것이다. 하지만 그 마음이 나의 능력을 확인하고 환자에게 중요한 사람이 되고픈 마음이었다면 다른 의사의 손을 통해 치유된 환자를 보는 마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