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리아 시대, 차별과 금기에 도전했던 여성 제본사가 들려주는 책과 포르노에 대한 매혹적인 이야기. 2007년에 출간돼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은 이 책은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남자들의 세계였던 제본사의 길에 뛰어든 여성이 일과 사랑에서 자유를 쟁취하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로맨스와 살인, 권선징악과 자유의지, 여성이 주체가 되는 성욕과 모성애 등의 매혹적인 서사로 오늘날의 독자들로 하여금 여성의 자립에 대해 고찰하게 한다. 여성을 바로 서게 하는 건 남성의 시선이나 욕망이 아닌 바로 그녀들의 목소리다.
몰락한 집안을 건사하기 위해 병에 걸린 남편 대신 남자들의 세계인 제본사의 길에 뛰어든 도라. 그녀는 능력을 인정받아 거래처 디프로스를 통해 최상류층 의사인 조슬린 경과 비밀스러운 계약을 맺고, 설상가상 조슬린 경의 부인 실비아의 부탁으로 흑인 노예 딘까지 떠맡게 된다. 간질에 걸린 딸 루신다를 두고 협박하는 의뢰인들로 인해 마음대로 발을 뺄 수조차 없는 도라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건 태어나 처음으로 직시하게 된 스스로의 욕망과 딘에 대한 사랑이다.
금요일마다 사라지는 딘을 미행한 도라는 그가 노예제도에 반대하는 모임의 수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피터가 죽은 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그 어떤 음란 서적보다 뜨겁고 진실한 사랑을 나눈다. 그 사이 귀부인 협회의 실체를 알게 된 도라는 딘과 실비아의 사이를 의심하며 질투에 휩싸이고, 때마침 실비아를 통해 디프로스가 가져온 책에 쓰인 가죽이 진짜 여성을 희생시켜 만들었단 사실을 알게 되는데….
철저한 고증을 토대로 한 압도적인 서사와 실감나는 인물들의 향연
로맨스뿐 아니라 상류사회의 타락과 여성·인종문제까지 다룬 문제작
사랑과 인생, 바다에 대한 많은 노래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던 가수 벨린다 스탈링의 데뷔작이자 유작인 『도라 대미지의 일기』가 위즈덤하우스에서 출간되었다. 2007년에 출간돼 해외 유수 언론과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았던 이 소설은 겉으로는 신사숙녀를 자처하지만 실상은 성별과 인종, 계급간의 차별로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19세기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상류층의 은밀한 욕망에 혹사당하고 억압당했던 약자들의 사랑이야기이자, 남자들의 세계였던 제본사의 길에 뛰어든 여성이 악을 징벌하고 자유를 쟁취하는 과정을 그린 성장소설이다. 철저한 고증을 토대로 19세기 영국 사회의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주는 이 소설은 도라 대미지를 통해 오늘날에도 유효한 여성의 자립과 힘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여자란, 원하는 것의 절반만 기대하며 살아야 한다고?”
그러나 소중한 것들을 지키기 위해, 그녀는 끝까지 싸워야 했다!
몰락한 집안을 건사하기 위해 병에 걸린 남편 대신 남자들의 세계인 제본사의 길에 뛰어든 도라. 그녀는 능력을 인정받아 거래처 디프로스를 통해 최상류층 의사인 조슬린 경과 비밀스러운 계약을 맺고, 설상가상 조슬린 경의 부인 실비아의 부탁으로 흑인 노예 딘까지 떠맡게 된다. 간질에 걸린 딸 루신다를 두고 협박하는 의뢰인들로 인해 마음대로 발을 뺄 수조차 없는 도라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건 태어나 처음으로 직시하게 된 스스로의 욕망과 딘에 대한 사랑이다.
금요일마다 사라지는 딘을 미행한 도라는 그가 노예제도에 반대하는 모임의 수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피터가 죽은 뒤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 두 사람은 그 어떤 음란 서적보다 뜨겁고 진실한 사랑을 나눈다. 그 사이 귀부인 협회의 실체를 알게 된 도라는 딘과 실비아의 사이를 의심하며 질투에 휩싸이고, 때마침 실비아를 통해 디프로스가 가져온 책에 쓰인 가죽이 진짜 여성을 희생시켜 만들었단 사실을 알게 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 여성의 살인과 불명예에 동조하게 됐단 걸 깨달은 도라! 복수심으로 이를 갈지만 그녀가 의뢰인들의 위협을 피해 딘, 루신다와 함께 떠날 계획을 세우는 사이 루신다가 납치당하고 마는데…
역사소설 못지않은 철저한 고증과 치열한 문제의식을 내세운 이 소설은 600페이지가 넘는 분량에도 불구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된다. 자신의 치부를 들킬까봐 아내와 자식을 내친 귀족, 앞에서는 약자를 돕는 척하고 뒤에서는 사리사욕을 채우는 귀부인, 친구인 줄 알았으나 악인의 프락치였던 이웃 등 복합적인 인간 군상들을 로맨스와 살인, 권선징악과 자유의지, 여성이 주체가 되는 성욕과 모성애 등의 매혹적인 서사 속에 영리하게 녹여냈다.
제인 에어와 스칼렛 오하라를 잇는 진취적인 여성 캐릭터의 등장
이 시대의 도라 대미지들에게 전하는 여성의 일과 사랑, 자립에 대한 이야기
이 소설은 다소 생소할 수 있는 ‘제본’이라는 소재를 ‘음란 서적’이라는 매혹적인 소재와 결합해 현실감 있게 묘사하고 있다. 또한 한 여자가 제본사로, 사랑 앞에 주체적인 여성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진솔하면서도 충격적으로 보여준다. 당시의 제본사는 책의 내용을 잘 구현할 수 있는 표지를 디자인하는 사람이었다. 보수적인 남편과 시대상에 억눌려 성적 욕망을 악한 것으로, 여성스럽지 못한 것으로 규정해온 도라는 음란 서적을 제본하면서 점차 일에 만족을 느끼고, 의뢰인을 위한 수동적인 독서에서 벗어나 스스로의 성애에 눈을 뜬다.
도라 대미지는 자신의 노력과 의지로 사랑과 행복을 성취하고 자아실현에 이른다는 점에서 제인 에어를, 몰락한 집안을 일으키고 사업가로 성공할 뿐만 아니라 주체적이고 열정적인 사랑의 주인공이 된다는 점에서 스칼렛 오하라를 연상시킨다. 그녀의 성장은 개인적인 차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처 들여다보지 못했던 동성애자 잭의 아픔에 연민을 갖고, 딘을 통해 흑인들의 인권에 관심을 가지며, ‘제본에 종사하는 여성 조합’을 만들어 여성의 자립을 위해 힘쓴다. 도라는 희생당한 약자들을 위해 분노하고, 억압에 무뎌진 이웃 여성들에게 스스로의 목소리를 낼 것을 촉구한다. 여성을 바로 서게 하는 건 남성의 시선이나 욕망이 아닌 바로 그녀들의 목소리다. 도라가 마침내 자신의 목소리를 갖게 된 것처럼, 오늘날의 독자들은 이 소설을 통해 전보다 더 자유로워진 스스로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