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1권 위겸은 은서의 입술에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그는 자신도 모르게 입안에 고인 침을 꿀꺽 삼켰다. 저 붉은 입술을 삼키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저것을 입안에 넣으면 어떤 향이 느껴질까? 한참을 넋을 놓고 은서를 바라보던 위겸은 찬물을 뒤집어 쓴 표정이 되었다. 그는 화들짝 놀라 은서에게서 물러났다. 대체 이 마음이 어디로 질주하려고 이리 거칠게 날뛰는 것인가? 어이하여 이 눈은 자꾸만 백은서, 저 녀석을 향하고 있는 것일까? 백은서, 저놈은 분명 사내놈이다. 그런데 어쩌자고 이런 흉흉한 마음이 생기는 것인지……. 아름다웠으나 여인으로 살 수 없었던 그녀, 백은서! 세상을 다 가졌으나 버리고 싶었던 그, 이위겸! 두 사람이 만나 서로를 가슴에 품으니 여인은 단 한 사내를 위해 고운 스란치마 차려 입고, 사내는 단 한 여인을 위해 세상을 향해 검(劍)을 세우네. 2권 “이것이 무엇……입니까?” “네 발길을 묶어놓는 족쇄니라.” 위겸은 은서의 발치에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왜 이러십니까?” 은서는 놀라고 황망하여 뒷걸음질을 쳤다. 그러나 이내 위겸의 두툼한 손아귀에 발목을 붙들리고 말았다. 그는 붉은 비단보에서 단아한 비단꽃신 한 켤레를 꺼내 들었다. 붉은 패랭이꽃 수놓인 비단꽃신. 위겸은 그것을 은서의 발에 조심스레 신겨 주었다. “이 꽃신에는 보이지 않는 천근의 추가 달렸으니. 행여나 소리 없이 달아날 생각일랑은 하지도 말아라.” “전하…….” “언제까지고 내 사람이라는 징표이다. 이 꽃신신고 걷는 걸음은 언제나 나만을 향해야만 한다. 오직 내 곁에서 나의 여인으로만 머물러야 한다.” 上邪(상야) 我欲與君相知(아욕여군상지) 長命無絶衰(장명무절쇠) 山無陵江水爲竭(산무릉강수위갈) 冬雷震震夏雨雪(동뢰진진하우설) 天地合乃敢與君絶(천지합내감여군절) 하늘에 맹세하노니. 이렇게 우리 두 사람 서로 만나 사랑하니 영원히 함께하며 그 마음 변치 않을 것이로되. 산이 닳아 없어지고 강물이 말라 사라지며 겨울에 천둥치고 여름에 눈이 내리며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솟구치는 세상 끝 날이 오면 그때서야 비로소 그대와 헤어지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