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모욕감은 우리의 무기다. 적어도 여기서 ‘우리’가 퀴어라는 범주에 속하는 너와 나라면 말이다. 그런데 대체 모욕감은 무엇에 대해, 그리고 어떻게 무기가 되는가? 또 우리는 그렇게 쉽게 하나로 호명될 수 있는 집단인가? 영이는 지속적으로 예리하게 반문한다. 중간이라곤 없는 듯이 적나라하고 산만한 표현으로 가득 찬 이 일기에서, 당신은 한 트랜스젠더 여성이 바로 그런 표현으로써 세계를 뒤집어 바라보는 것을 쭉 읽게 될 것이다. 하지만 함부로 신기함이나 놀라움을 표하지는 마시라. 그 순간 영이가 당신의 뒤통수를 내리칠 터이니. - 윤아랑(『뭔가 배 속에서 부글거리는 기분』 저자) 여성호르몬제와 남성호르몬 억제제를 투여하면서 생애 처음으로 생긴 ‘살고 싶다’는 의식, 자아 존중감, 폭발하는 분노에 관하여 차마 말할 수 없는 것까지 말해 버리는 500일간의 트랜지션 기록 영이 님의 『호르몬 일지』를 소개하기 위하여, 인문학 편집자로 일하면서 제가 찾아 헤맨 작가가 여기에 있다는 말로 시작하겠습니다. 최고의 저자. 그는 자신만의 사상이 있어야 하고, 그것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에 대해 솔직해야 합니다.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어떻게 남에 대해 말하고 세계에 관해 논하겠어요? 온갖 정념과 잡소리가 들끓는 트위터에서도 폭력성과 유머로 단연 돋보였던 영이 님이 호르몬 대체요법 과정을 일기로 쓰고 있다는 소식을 입수했습니다. 2022년 12월에 시작한 호르몬 대체요법으로 그는 신체적 트랜지션 중입니다. 살결이 부드러워지고, 털이 줄어들고, 근육이 줄어들어서 무거운 것을 못 들고…… 그런 물리적이고 감각적인 변화의 내용이 궁금했어요. 그렇게 입수한 원고는 마음을 뒤흔드는 문장으로 가득했습니다. “트랜지션이 손에 쥐어 주는 양날의 검은 바로 자기 자신에게 그전까지 단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수준으로 솔직해지게 만든다는 점이다.”(77쪽) 나 자신에게 진실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내가 그걸 얼마나 원하는지를 상기시키는 글이었습니다. 그런데 원고 또한 ‘양날의 검’이었으니, 훔쳐볼 때는 재미있지만 출간할 생각을 하면 아득해지는 수위의 글이 이어졌습니다. 특히 인문잡지 《한편》에서 청했던 원고를 쓰면서 과거의 트라우마가 되살아나 정신 상태가 악화되었다는 기록을 읽자, 호기심에서 시작한 기획으로 내가 이 사람에게 연루되고 말았다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뒤는 말도 못합니다.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처럼 말할 수 없는 것들을 말해 버리는 일기들이 쏟아지는데요. 아버지, 자해, 성감, 여자애들, 만화, 절망……에 관해 쓰며 그는 분노를 폭발시킵니다. 『호르몬 일지』의 테제는 이렇습니다. ‘나는 존재한다. 나는 너 때문에 화가 난다.’ 일상적인 트랜스젠더 혐오에 둘러싸인 영이 님은 ‘자기 때문에 화가 날 수 있다고는 상상도 못했던’ (저 포함) 무지한 자들에게 화를 냅니다. 그리고 일지를 마무리하는 마지막 글 「100% 실패의 트랜스 모성」로 존재 증명을 한차례 완수하는데요. 시스젠더 여성으로서 첫 번째 독자가 되어 호기심 → 공감 → 웃다가 생각해보니 웃을 때가 아님 → ……를 거친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추천하겠습니다. 살아가며 더 솔직해지고 싶은 사람에게 권합니다. 일기는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훔쳐보고 돌려읽는 일기의 재미와 묘미 탐구 시리즈의 에세이 라인 ‘일기들’ 새로운 세계를 보는 새로운 시대의 시각. 민음사 탐구 시리즈의 ‘일기들’이 출간되었다. 박살 난 이 세계를 교정하고자 지옥에서 온 출판노동자의 『교정의 요정』, 500여일 간의 호르몬 대체요법 과정을 기록한 트랜스젠더 여성의 『호르몬 일지』, 연세대 한국어학당 노조 지부장의 비밀일기인 『지부장의 수첩』은 내밀한 기록을 통해 반드시 세상에 전해야 할 이야기가 있다. 각각 세대도 분야도 다른 저자들이 쓴 ‘일기들’은 세 권을 함께 읽을 때 더 큰 연결을 이룬다. 이는 가장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인 것이 되는 회로이니, 구체적인 연결은 책장을 넘기는 사람의 손끝에서 드러날 것이다. 2022년 『철학책 독서 모임』으로 시작해 3만 부 판매를 기록하며 독자들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탐구 시리즈는 2024년 하반기 청년 정치와 페미니즘을 주제로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