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극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작가, 사뮈엘 베케트
전통적인 사실주의극에 반기를 든 전후 부조리극의 고전
‘고도’는 구원이자 자유이며, 빵이자 희망이다
“고도가 내일은 꼭 온다고 그랬지. (사이) 그래도 모르겠어?”
사뮈엘 베케트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이하 『고도』)가 프랑스 미뉘 출판사와 정식 계약하여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입말에 맞는 맛깔스러운 우리말 번역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널리 인정받는 극단 산울림 공연의 대본을 담당하고 있는 오증자 교수가 꼼꼼하게 다듬은 새로운 번역으로 선보였다. 『고도』는 1952년에 출판되어 극히 일부의 지식인들에게만 알려져 있던 베케트에게 일약 명성을 안겨다 준 작품으로, 20세기 후반 서구 연극사의 방향을 돌려놓은 부조리극의 대표작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일반 극장 못지않게 학교와 감옥에서도 많이 공연되고 있는 베스트셀러이며, 아일랜드에서는 현재 닐 조던 등 이름난 영화인들이 베케트의 희곡들을 영화화하는 ‘베케트 온 필름(Beckett on film)’이라는 프로젝트가 추진하는 등 출간된 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작품이다.
종전(終戰)을 기다리며― 『고도』의 창작 배경
『고도』에 깔려 있는 허무주의적이고 비극적인 세계 인식은 이 작품이 인생의 부조리를 인식하고 삶의 의미를 찾으려 했던 전후 실존주의 문학의 한 흐름임을 보여 준다. “여자들은 무덤 위에 걸터앉아 무서운 산고를 겪고 구덩이 밑에서는 일꾼이 꿈속에서처럼 곡괭이질을 하고. 사람들은 서서히 늙어가고 하늘은 우리의 외침으로 가득하구나. 하지만 습관은 우리의 귀를 틀어막지.”라는 블라디미르의 대사는 그 단적인 예이다. 실제로 『고도』의 창작 배경은 전쟁과 깊은 관련이 있다.
아일랜드 출신인 베케트는 1939년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중립국 국민이라는 안전한 신분을 이용해 프랑스 친구들의 레지스탕스 운동을 도왔다. 그러던 중 그가 가담하고 있던 단체가 나치에 발각되어 당시 독일의 비점령 지역이었던 프랑스 남단 보클루즈(이 지역의 이름은 작품 속에 등장한다.)에 숨어 살게 되었는데, 거기서 할 수 있는 일은 전쟁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일뿐이었다. 전쟁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는 다른 피난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냈다. 얘깃거리 하나가 동이 나면 또 다른 화제를 찾아내야만 했는데 바로 이것이 『고도』에 나오는 대화의 양식이다. 이렇게 베케트는 자신의 체험에서 얻은 사실적인 요소들에서부터 시작하여 구성을 극도로 단순화함으로써 작품을 창조해 낸 것이다.
역사적인 첫 공연―광대들에 의해 공연된 파스칼의 명상록
앙상한 나무 한 그루만이 서 있는 황량한 무대, 특별한 줄거리도 극적인 사건도 없는 내용. 그 때문에 1953년 1월 5일 파리의 바빌론 소극장에서 작품이 공연되었을 때 공연이 성공하리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다. 실제로 『고도』는 이미 다른 여러 연출가들에게 거부당한 상태였고, 배우들마저도 작품에 대한 평가를 내리지 못한 채 공연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르 피가로》 지에 “광대들에 의해 공연된 파스칼의 명상록”이라는 평이 실리자 관객들이 몰려들기 시작해 기껏해야 한 달 정도 공연될 예정이었던 『고도』는 장기 상연에 들어갈 수 있었다. 기존의 사실주의극과는 거리가 있는 새로운 내용과 형식에 관객들은 신선한 충격을 받았고, 신문과 방송은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하여 작품의 구체적인 의미를 파악하려 했다. 하지만 소용없는 짓이었다. 미국에서의 초연 때 연출자 알랭 슈나이더가 ‘고도’가 누구이며 무엇을 의미하느냐고 묻자 베케트는 “내가 그걸 알았더라면 작품 속에 썼을 것.”이라고 대답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한 일화로 남아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저마다의 ‘고도’를 기다린다
『고도』를 난해한 작품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작품의 토대가 되는 기다림의 상황은 오히려 의미가 정해져 있지 않음으로 인해 보편성을 띠게 된다. 1957년 등장인물 중 여성이 없다는 이유로 미국의 샌 ㅤㅋㅞㄴ틴(San Quentin) 교도소에서 공연되었을 때 1,400여 명에 달하는 죄수들은 예상을 뒤엎고 열광적인 반응을 보여 주었다. 그들은 ‘고도’가 “바깥세상이다!” 혹은 “빵이다!” 혹은 “자유다!”라고 외쳤다. 한편 1960년대 폴란드에서 공연을 관람한 사람들은 ‘고도’가 러시아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한다고 생각했고, 프랑스 통치하의 알제리에서 공연되었을 당시 땅이 없는 농부들은 그들에게 약속되었으나 아예 실시되지 않은 토지 개혁에 관한 연극이라고 받아들였다고 한다.
고도(Godot)가 영어의 신에 해당하는 단어인 God와 프랑스어의 같은 단어 Dieu의 합성어의 약자라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베케트는 “이 작품에서 신을 찾지 말라.”고 했으며 “여기에서 철학이나 사상을 찾을 생각은 아예 하지 말라. 보는 동안 즐겁게 웃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극장에서 실컷 웃고 난 뒤, 집에 돌아가서 심각하게 인생을 생각하는 것은 여러분의 자유이다.”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결국 ‘고도’의 의미는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 개개인에게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렇게 텍스트의 의미가 열려 있음으로 인해 『고도』는 지금도 연구가 계속되고 있으며 널리 사랑받는 작품으로 남아 있다.
고도를 기다리며
사뮈엘 베케트 · 小説/戯曲
180p

사뮈엘 베케트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이하 『고도』)가 프랑스 미뉘 출판사와 정식 계약하여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입말에 맞는 맛깔스러운 우리말 번역으로 정평이 나 있으며, 세계적으로도 널리 인정받는 극단 산울림 공연의 대본을 담당하고 있는 오증자 교수가 꼼꼼하게 다듬은 새로운 번역으로 선보였다. 『고도』는 1952년에 출판되어 극히 일부의 지식인들에게만 알려져 있던 베케트에게 일약 명성을 안겨다 준 작품으로, 20세기 후반 서구 연극사의 방향을 돌려놓은 부조리극의 대표작이다. 또한 세계적으로 일반 극장 못지않게 학교와 감옥에서도 많이 공연되고 있는 베스트셀러이며, 아일랜드에서는 현재 닐 조던 등 이름난 영화인들이 베케트의 희곡들을 영화화하는 ‘베케트 온 필름(Beckett on film)’이라는 프로젝트가 추진하는 등 출간된 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사랑받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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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평동핵주먹
5.0
적어도 고고와 디디는, 인생을 버려가며 기다리는 존재의 이름이라도 안다.
더워요
3.5
고도가 뭔데 씹덕아
김정훈
5.0
고도가 뭔지 알았다면, 작품에 적었을 것이다.
ㅇㅇ
5.0
그들은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음에도 고도가 오면 살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아이러니 하게도 기다림이 그들을 살아가게 하는 것이다. 그러니 인간이 어떤 것도 기다리지 않는다면 삶은 어떤 모습일까
299792458
5.0
인간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고도를 기다리고만 있는 것은 불행의 원천이다. 그렇다면 오지 않는 고도는 내팽겨치고 자기 삶을 살아가면 되지 않나? 그렇지도 않다. 고도를 기다리지 않을 때의 인간은 기억도,생각도 잃은 채 아무런 가치 없는 껍데기가 되어버리고 만다. 기다리는 것이 삶의 의미인데, 기다리는 대상은 영원히 내일에 있다. 그래서 인간은 고도를 기다릴수도, 그러지 않을 수도 없다. 모순이며 부조리다.
차지훈
4.0
세상 살면서 이 희극을 무대로 한 연극은 꼭 한번이지 보고싶다. 줄거리가 없는듯한 뻔뻔함이 오히려 독자를 사로잡는 희한한 현상들. 보이지 않는 이상에 목을 멜 정도의 기다림. 정신병적이면서도 공감이 가는건 베케트가 아무래도 사람들의 일상을 너무나도 잘 관찰하고 담아낸 탓인듯 하다.
이석민
5.0
나는 여느 때와 같이.. 불침번 근무를 서면서 근무시간 동안 다음 근무자의 교대를 기다리며, '고도를 기다리며' 이 책을 읽는다.. 나는 '고고'와 '디디' 중 누구를 더 닮았는가 생각하기도 하고.. 나의 상황에 대입하여 '고도' 대신 '전역'이라는 단어를 넣어보면서.. 사실 '전역'을 기다리기 위해 교대를 하며 기다리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불침번 근무가 투입될 때마다 단잠에 들지 못한다는 짜증이 생기기도 하면서.. 허나 이런 책을 골라 읽을 때마다 다음 불침번 근무가 기다려지기도 하며.. 평일에는 편히 쉬고 싶은 주말을 기다리지만.. 막상 주말이 되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하며.. 이도 저도 못 한 채 월요일이 되면 다시 주말을 기다리게 되는.. 비슷한 일상을 반복한다.. 그리고 오늘도 무언가를 기다리고 기다리며 하루하루 지나간다..
이서현
4.5
나의 고도는 어디에 있는가 2학년 2학기가 끝나가던 2018년 12월, 개인적인 감정으로 학교를 안 갔던 적이 있었다 학교 뿐 아니라 방 안에 틀어박혀있었다 그러다 정말 용기내어 학교를 가 들은 시나리오 작법 수업시간에 김재엽 교수님이 설명해주신 책 이었다 그 때 내 꼴, 진짜 말도 아니었다 눈은 띵띵 부어있었고 살이 엄청 빠져 움푹해진 얼굴을 가리려고 마스크를 끼고 있었다 듣는 둥 마는 둥 공상에 빠져 수업의 대부분을 보내고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이 책 제목을 이야기하셨다 그 순간 모든 공상은 사라지고 현실로 돌아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교수님께서는 그러셨다 고도는 극 중 한 번도 나오지 않고 두 인물만이 고도를 기다리며, 제목 그대로 고도를 기다리다가만 극이 끝난다고 우리는 극 중 두 사람처럼 고도를 기다리기만 하며 인생을 끝낼 수도 있을거라 했다 고도를 기다리는 게 나쁜 일이 아니라 하셨다 고도는 어떤 존재인지 실존하는 인물인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마음 속에 고도라는 무언가가 있을거라 했다 그것을 기다리고 기다리며 열심히 살고 때로는 나무 밑에 앉아 고도가 오지 않는 것을 한탄하기도 한다 한 평생을 고도만 기다릴 순 없다만 우리는, 가끔은 고도를 탓하며 쉬어갈 수 있으니 견딜 수 없는 고통에도 너무 두려워 말라며 다독여주셨다 그 말이 참 마음이 놓였다 19년동안 내 마음 속 고도는 없었다 20살이 되던 해, 고도가 생겼다 나는 그렇게 고도를 기다렸다 극과는 다르게 결국 고도를 나는 다시 만났다 그렇지만 다시 고도를 놓쳤다 이제 다신 만날 수 없다 고도는 그렇게 떠났다 그렇지만 아직 내 마음 속에는 있다 고도를 좋아하지도, 다시 보고픈 마음도 없어질 것 이다 그저 고도도 어디선가 나를 떠올릴테니 고도의 머릿 속 내 모습이 멋진사람으로 남길 바랄 마음 뿐이다 고도가 오지 않으면 죽은거라고 두 주인공은 말 했다 그들은 살아있는데도 죽었다고 모순을 말한다 교수님은 말했다 그렇게만은 생각하지 말아달라고 앞으로 남은 긴 인생동안 나의 고도는 몇 번이나 바뀔 지 모르겠지만 지금 나의 고도에게 잘 지내라고 전해주고 싶다 어디 있건 열심히 살아달라고 부탁하고 싶다 그래야 나도 괜한 오기가 생겨 열심히 살 것 같으니까 나의 고도가 좋은 사람을 만나고 행복한 삶을 살아야 나도 그렇게 하고 싶으니까 나는 항상 고도를 따라하고 고도에게 의존하며 살았으니까 말이다 나는 고도를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그렇지만 나는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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