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아름다움을 염원하는 글을 쓰고 살아가기를 다짐하는 문장을 지으며 사랑으로 돌아가다 장편소설 《공기 도미노》, 소설집 《수초 수조》, 연작소설 《연인을 위한 퇴고》 등으로 개성 있는 주제 의식과 미려한 문장을 보여준 소설가 최영건의 첫 산문집 《사랑으로 돌아가기》가 안온북스에서 출간되었다. 《사랑으로 돌아가기》의 많은 이야기는 기차에서 떠오르고 이어지며 완결된다. 기차가 역에 도착해 잠시 멈췄다 다시 출발하듯 최영건의 이야기는 또다시 사랑으로 돌아가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야기가 사랑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오로지 ‘쓺’이다. 작가는 집에서, 가족에게서, 함께 사는 고양이와 개에게서 사랑을 발견한다. 그의 사랑은 오래전 마당에 있던 나무에도 있고, 낯선 여행지의 바람과 파도에도 있다. 그것은 뜻밖에 발견한 작가의 병증에도 있으며, 읽고 쓰며 살아가기로 한 다짐에도 뚜렷하게 있다. 우리의 모든 것이 사랑이기에 우리는 모든 곳으로 돌아갈 수 있다. 소설가뿐 아니라 미술평론가로도 활약하는 최영건의 아름다운 문장과 사유가 담긴 이 책은, 사랑이 기다리는 역들을 도착지로 하는 작고 빛나는 기차표가 될 것이다. ■ 열차를 타고 아름다움을 바라보다 작가는 자주 열차를 탄다. 고향 익산에서 학교가 있는 서울까지 통학했다. 학교를 졸업하고는 역시 고향 익산에서 일터가 있는 파주까지 다녔다. 효율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세태에 교통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일이 일견 비합리적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작가는 기차를 타고 달아나도 다시 돌아오며, 돌아왔다 다시 떠나는 일이 무척 기껍다. 작가는 누군가에게는 기이한 열정으로 보일 이 기꺼움을 글로 써야 하리라 예감한다. 그러고 왜 기차를 타며 지내온 건지, 수년을 골똘하며 몇 가지 단서를 추렸다. 그리움, 불안, 사랑, 애도, 용기……. 온갖 감정이 기차를 타는 작가에게 내재해 있었고 그것들은 비밀이었다. 모든 감정은 비밀이고, 글을 쓰기 위해서는 결국 비밀을 발설해야 한다. 최영건은 자신의 감정을, 다시 말해 비밀을 하나하나 풀어놓는다. 시간이 흐를수록 비어가는 익산의 허전함을, 그곳에 남은 사랑을 떠올린다. 사랑을 두고 떠나온 옛집을 기억해낸다. 집에 머물 수밖에 없게 만든 고양이와 개를 말한다. 기차에서 만난 인연들을 헤아린다. 그리고 그 모든 일에 스며 있는 아름다움을 바라본다. 그렇게 최영건은 《사랑으로 돌아가기》를 통해 아름다움을 염원하는 글쓰기를 보여준다. ■ 매듭을 지으며, 살아 있음을 쓰다 통학이든 출근이든, 혹은 휴가든 모험이든 기차를 타면 곧 여행이 시작된다. 여행은 공간에서 공간으로 자신을 이동시키는 일이고, 이동 후 다른 공간에 닿아서야 이전의 공간은 기억이라는 이름의 구체성을 갖는다. 최영건은 자신이 사랑하는 집의 안팎을, 복도와 베란다와 마당을, 그곳에 걸려 있던 그림과 한 포기 풀과 풀 사이사이의 생명들을 모두 기억하고 쓴다. 그 공간을 사랑했기에 그 공간을 최대한 자세히 떠올릴 수 있다. 사랑하는 공간에서 산다는 것은 나로서 살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나로서 살기는 집이 아닌 여행에서도 이뤄진다. 작가는 샌프란시스코와 시드니를 다녀오고, 군산과 서울을 오간다. 샌프란시스코 여행 후 작가는 뜻밖의 소식을 알게 된다. 이윽고 최영건은 커다란 병을 치료하며 매듭을 떠올린다. 삶의 매듭, 사랑의 매듭 존재의 매듭……. 그 매듭은 글로 이뤄져 있다. 최영건은 글이라는 매듭으로 땅과 바다를 잇고 항구와 철로를 연결한다. 작가는 그만의 매듭으로 이렇게 말한다. 사랑하고 있기에 조금 슬프지만, 잘 웃고 상냥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다고. 살아 있듯이 살고 싶다고. 달아나고 돌아오길 되풀이하며 여기에 살아 있고, 살아 있고, 살아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