좆같다

기획 의도 세상 모두가 자신만의 소설을 짓고 있겠지요. 옆집에 사는 당신의 소설이 궁금합니다. 당신의 소설. 나의 소설. 옆집소설. 책의 내용 댁을 좋아합니다. 사귀고 싶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그랬어야 했나. 나는 후회하고 있었다. 모든 이에게서 나는 죄책감을 느꼈다. 소집해제가 머지않은 날 음식점에서 아주머니에게 이렇게 말했다. 맛있습니다. 이 근처에서 이렇게 맛있는 집은 못 봤습니다. 서너 달 동안 아무 말 없이 밥을 먹고 값을 지불했다. 대체 무슨 바람이 불어 그런 말을 했던가. 파리가 밥 위를 왱왱거리며 날아다녔기 때문이었다. 그가 마음 깊숙이 감춰두었던 죄책감을 일깨워주었다. 수많은 말들을 마음 깊숙이 감춰놓고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않았던 죄책감. 너의 시간들은 낭비에 불과해. 저기 사람들이 살아간다. 나도 살아간다. 작품 해설 Jajees Critouris 말하자면 그의 소설은 수정되지 못한 정자의 마지막 절규, 독자를 찾지 못한 활자의 절규와도 같다. 김홍준 그는 ‘소설’이라는 친구와 계속해서 스스로에게 말을 건넨다. 그러면서도 그 건넴이 세상에 굳이 ‘적응’하려는 섣부르고 서툰 몸짓이 아님이 반갑다. 인기사회지도층 정휘아 “당신 마음대로 해 봐요. 고리타분하고 시시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단 말입니다. 미래에 대한 갑갑한 상상에 얽매이지 않는다면.” 작가는 여기서부터 소설을 시작했어야 했다. ‘성욕’따위에 집착하지 말았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