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또다시 “이것은 사람의 말”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정의는 승리할 것이고 희망은 배반되지 않을 것이다”
2009년 들어 그간 어렵게 일궈온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논하는 목소리가 조금씩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쌍용자동차 파업과 용산참사 등 일련의 사회적 사건들이 강제로 봉합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우리는 이를 보다 적극적으로 체감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9년 5월 29일 30여 명의 문인들이 첫 모임을 가진 후, 6월 9일 192명의 문인이 ‘6?9작가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이렇게 자발적으로 모인 문인들은 이후 ‘작가선언6?9'라는 이름으로 온라인 공간을 통해 활동방향을 논의해왔다. 이들을 하나로 묶은 구심점은 ‘용산참사’였다. “용산참사 헌정문집”이라는 부제를 달고 나온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는 이들의 자발적인 연대를 통해 이어져온 활동의 중간 결과물이다. 그러나 이 문집을 단순히 한 단체의 활동을 돌아보고 기념하는 의례적인 결산으로 보는 것은 곤란하다. 이들의 대사회적 발언과 시대공감이 비로소 첫발을 뗐을 뿐이다. “아직 싸움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정한 나라”, “참담한 시대”를 향한 젊은 문화예술인들의 절규
수록된 120여 편의 시와 산문, 그림, 사진 등은 6?9작가선언 이후 온라인 등의 매체에 릴레이 기고되어왔던 작품들이다. 참여한 문화예술인은 시인, 소설가, 문학평론가, 사진작가, 화가, 만화가 등으로 모두 ‘용산참사’를 시발점으로 하여 자발적으로 모여든 이들이다.
1부와 2부는 시, 3부와 4부는 산문, 5부는 판화, 사진, 그림 등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엮었으며 부록에는 만화와 문화예술인의 연대 활동 기록을 수록하였다.
지난 10월 28일 용산참사 1심 선고공판에서 이 나라의 사법부는 희생자들에게 중형을 선고했다. 이제 날은 점점 더 추워지고 희생자 가족들은 지쳐갈 것이다. 그리고 언제나 그랬듯 우리 역시 뜨거웠던 분노와 울분을 쉬이 잊을 것이다.
모두가 대표이자 회원인 ‘작가선언6?9’의 슬로건은 “근본적으로, 구체적으로, 지속적으로”이다. 책의 서문에서 ‘작가선언6?9’는 다음과 같은 절창으로 절규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위정자들과 치안관계자들에게 이 책의 가장 차가운 부분을, 망루에서 돌아가신 분들과 유족들과 지금도 용산을 지키고 계신 많은 분들에게 이 책의 가장 뜨거운 부분을 바친다.
비정한 나라에 무정한 세월이 흐른다.
이 세월을 끝내야 한다.
사람의 말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사람의 말”이 외면당하는 “비정한 나라”, “무정한 세월” 속에서 제2, 제3……의 ‘용산참사’는 앞으로도 반복될 것이 틀림없다. 당장 철도노조파업에 대응하는 방식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하여 “사람의 말을 멈추지 않”겠노라는 젊은 문화예술인들의 연대와 발언이 반갑고 기쁘고 고마운 한편 서글프다.
이제 21세기 한국 땅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벌어지고 있는 MB식 잔혹사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응법은 작가선언6?9의 슬로건 그 자체일지도 모르겠다. “근본적으로, 구체적으로, 지속적으로” 두 눈 똑바로 뜨고 바라보기, 차곡차곡 기억해두기. 그저 이 책 『지금 내리실 역은 용산참사역입니다』가 처음이자 마지막 기록으로 남기를 바랄 뿐인 우리의 무기력은 그 ‘잊지 않음’과 ‘외면하지 않음’으로만 치유될 수 있지 않을까.
릴레이 기고에 참여했던 작가들의 글과 만화, 그림 등의 작품을 하나로 묶은 이 책의 수익금은 용산참사 추도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