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재능이 있던 뒤 프레 자매의 삶은 원하던 대로만 풀리지는 않았다. 결혼 후 자연스레 은퇴하게 된 힐러리와 다발성 경화증으로 첼로를 더 이상 켤 수 없게 된 재키 모두 안타깝도다.

스크린 데뷔작 <브레이킹 더 웨이브>에서 이미 놀라운 연기를 보였던 에밀리 왓슨은 다시 한 번 인생연기를 보이고, 캐릭터의 감정을 대변해 들려주는 음악들은 선율마다 절절하다. 음악이 일이 되어버리자 거짓말처럼 열정이 식어버리고 오히려 지독한 스트레스가 된 나는 첼로를 내몰던 힐러리를 조금이나마 이해한다. 자매의 사랑과 질투를 다소 정형적으로 나타낸 건 못내 아쉽다. 그 깨질 듯한 틈을 강렬하게 나타낸 다큐멘터리 <보이지 않는 현>과 함께 보면 좋다.

전반부의 힐러리는 눈과귀가 맑아졌지만 후반부의 재키는 마음과 영혼이 맑아졌다. 2017년10월2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