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민4.0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방 한 구석에 카메라를 배치해두고 그 앞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진솔한 대화/고백을 나누는 다큐멘터리 연출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카메라를 그 자리에 놓는 순간부터 모든 대화는 사람들이 꾸밈없이 속내를 나누는 순간이 아니라 카메라에 의해 조성된 무대 위의 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줄여 말하자면, 카메라의 존재가 감독과 영화 자체의 진솔한 태도를 훼손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노이즈가 말한다>에서 식탁에 앉아 어머니에게, 그리고 아버지에게 오다 카오리 감독이 커밍아웃하는 장면 역시도 앞서 말한 장면의 전형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다 카오리 감독이 부모님에게 자신의 졸업영화에 출연해달라고 부탁하는 순간부터 이 생각은 사라진다. 오다 카오리 감독은 부모님에게 졸업 영화에 대해 각본이 있는 픽션으로, 딸이 부모에게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커밍 아웃하고, 그에 따라 벌어지는 가족들의 반응을 담고 싶다고 설명한다. 이 설명대로면, 오다 카오리 감독이 커밍 아웃을 하며 펼쳐졌던 앞선 장면들과 그녀가 찍고자 하는 졸업 영화는 분명 같은 내용이다. 졸업 영화를 핑계로 오다 카오리 감독의 커밍 아웃은 재연된다. 이 재연은 <그러므로 노이즈가 말한다> 속 장면들이 픽션인지 다큐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만든다. 정확하게는, 그 장면들이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촬영되었는지, 픽션 제작 과정에서 촬영되었는지 관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 사실 이 영화가, 특정 장면이 다큐인지 픽션인지 구분하는 건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다큐와 픽션의 경계를 흐리면서 얻어낸 효과다. 이 경계를 흐리면서 오다 카오리 감독의 카메라는(오다 카오리 감독의 사촌, 이모가 컷을 외치며 카메라를 끄는 모습도 등장하듯) 존재의 당위성을 획득한다. 커밍 아웃에 대한 가족의 부정적인 반응은 재연을 통해 재고될 기회를 얻는다. 감독이 나레이션에서 말한 것처럼 실제라면 전달하지 못했을 편지도 영화 촬영이라는 픽션의 과정 덕에 어머니에게 전달된다. <그러므로 노이즈가 말한다>는 픽션이 채우지 못하는 지점을 다큐멘터리로 보완하는 영화이며, 다큐멘터리라면 불가능했을 부분을 픽션을 통해 가능케 하는 영화다.いいね5コメント0
재혁짱4.0이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경외와 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경이가 동시에 스민다 카메라에 담긴 수행의 기록에 건반이 한 음 한 음 덧입혀질 때, 그 반복되는 음 속에서 영화의 감정은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이된다 자신의 편린을 간직해 낸 영화를 목도한 나는 그저 녹아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 솔직한 용기를 체득하게 될 때, 창작은 비로소 시작된다いいね4コメント2
규민3.5수천번 고쳤을 편지와 편집에 깃든 이 영화에는 청아하고 곧은 진심이 있었다. (241110 오다 카오리 기획전, <세노테> 보고 싶었는데 SIPFF 초대권 당첨으로 이벤트 후기를 남겨야하니 그 전에 볼 수 있는 것 중 뭐라도 하나 보고싶어 봤는데 너무 좋았다… 근데 나머지 두편은 왓챠에 없네!)いいね1コメント0
STONE
3.0
재현극으로 위장한 진심은 그렇게 두 겹의 카메라 앞에서 포개진다.
박상민
4.0
개인적인 취향이지만, 방 한 구석에 카메라를 배치해두고 그 앞에서 가족이나 친구들과 진솔한 대화/고백을 나누는 다큐멘터리 연출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카메라를 그 자리에 놓는 순간부터 모든 대화는 사람들이 꾸밈없이 속내를 나누는 순간이 아니라 카메라에 의해 조성된 무대 위의 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줄여 말하자면, 카메라의 존재가 감독과 영화 자체의 진솔한 태도를 훼손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노이즈가 말한다>에서 식탁에 앉아 어머니에게, 그리고 아버지에게 오다 카오리 감독이 커밍아웃하는 장면 역시도 앞서 말한 장면의 전형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다 카오리 감독이 부모님에게 자신의 졸업영화에 출연해달라고 부탁하는 순간부터 이 생각은 사라진다. 오다 카오리 감독은 부모님에게 졸업 영화에 대해 각본이 있는 픽션으로, 딸이 부모에게 자신이 레즈비언이라는 사실을 커밍 아웃하고, 그에 따라 벌어지는 가족들의 반응을 담고 싶다고 설명한다. 이 설명대로면, 오다 카오리 감독이 커밍 아웃을 하며 펼쳐졌던 앞선 장면들과 그녀가 찍고자 하는 졸업 영화는 분명 같은 내용이다. 졸업 영화를 핑계로 오다 카오리 감독의 커밍 아웃은 재연된다. 이 재연은 <그러므로 노이즈가 말한다> 속 장면들이 픽션인지 다큐인지 구분하기 어렵게 만든다. 정확하게는, 그 장면들이 다큐멘터리 제작 과정에서 촬영되었는지, 픽션 제작 과정에서 촬영되었는지 관객은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다. 사실 이 영화가, 특정 장면이 다큐인지 픽션인지 구분하는 건 무의미할지도 모른다. 중요한 건 다큐와 픽션의 경계를 흐리면서 얻어낸 효과다. 이 경계를 흐리면서 오다 카오리 감독의 카메라는(오다 카오리 감독의 사촌, 이모가 컷을 외치며 카메라를 끄는 모습도 등장하듯) 존재의 당위성을 획득한다. 커밍 아웃에 대한 가족의 부정적인 반응은 재연을 통해 재고될 기회를 얻는다. 감독이 나레이션에서 말한 것처럼 실제라면 전달하지 못했을 편지도 영화 촬영이라는 픽션의 과정 덕에 어머니에게 전달된다. <그러므로 노이즈가 말한다>는 픽션이 채우지 못하는 지점을 다큐멘터리로 보완하는 영화이며, 다큐멘터리라면 불가능했을 부분을 픽션을 통해 가능케 하는 영화다.
재혁짱
4.0
이 영화를 찍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경외와 이 영화를 볼 수 있다는 것에 대한 경이가 동시에 스민다 카메라에 담긴 수행의 기록에 건반이 한 음 한 음 덧입혀질 때, 그 반복되는 음 속에서 영화의 감정은 고스란히 관객에게 전이된다 자신의 편린을 간직해 낸 영화를 목도한 나는 그저 녹아내릴 수밖에 없었다 이 솔직한 용기를 체득하게 될 때, 창작은 비로소 시작된다
하니카이야
4.5
물론 젠더에 관한 자전적 에세이 영화라는것이 메인이겠지만, 나한테 이 영화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카메라라는 존재의 시공간적인 위치였다.
훗날
4.0
260130
규민
3.5
수천번 고쳤을 편지와 편집에 깃든 이 영화에는 청아하고 곧은 진심이 있었다. (241110 오다 카오리 기획전, <세노테> 보고 싶었는데 SIPFF 초대권 당첨으로 이벤트 후기를 남겨야하니 그 전에 볼 수 있는 것 중 뭐라도 하나 보고싶어 봤는데 너무 좋았다… 근데 나머지 두편은 왓챠에 없네!)
ROOTT
3.5
고심 끝에 허물어 엮어낸 개인의 실재
왓챠 UI 바뀐 거 맘에 안 들어
4.0
처음에 리얼 실화 다큐일때 진짜 숨막혀가지고 바들바들했는데 연출 쪼금 바뀌고나서는 좀 편하게 감상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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