それぞれの空に

레이첼 맥아담스는 군복에 츄리닝을 입고 엉뚱한 역할을 해도 사랑스러움. 잔잔하게 흘러가는 로드무비. 너무 흘러가서 흥행은 폭망했다지만 멍하니 보기엔 나쁘지 않을 영화.

이 영화가 뭐라고 힐링이 되지.. 전역을 얼마 안 앞두고 이 영화를 만났다. 저희가 더 고맙다는 영화 속 시민들의 말에 왜 내가 힘이 나는지..

럭키 짐이 털린 적이 없다는 경찰의 말을 듣고서 깨달았습니다. 랜디가 도망칠 수 있었던 것은 운이 좋았던 덕분이 아니라 럭키 짐 사장이 모른체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걸. 그래서 어쩌면 나의 과업은 나가 아닌 "우리"의 생각과 배려가 모여 완성된다는 걸. 그것은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닌 함께 만들어나간 운이었다는 걸 말입니다. 정전사고 때문에 오고가도 못한 그들은 치버의 렌트카 전략에 함께 동승할 수 있었고, 앞에 정차한 차를 보지못한 TK는 콜리의 재빠른 주의 덕분에 구사일생할 수 있었고, 콜리는 치버의 배려 덕분에 기타를 배워나갈 수 있게 되죠. TK는 또 콜리의 적절한 안전사고대응 덕분에 자신의 성기가 재기능하는 것도 알게 되기까지 하네요. 이렇듯 주인공 세 명은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서로의 선택에 의해 영향을 받아 운을 이어나갔고 무언가의 소중함을 깨닫기도 합니다. 서로 너무 붙어 다녀서 지겨워지는 것이 아닌 오히려 가족 같은 편암함 속에서 메시지를 잘 전달해 줍니다. - 그들의 여정을 풍족하게 했던 것들. 세 사람 각자가 풀어야 할 숙제를 서로가 풀어주려고 하거나 개입하려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감정과 유머, 결코 지루하지 않았던 장소별 해프닝들, 콜리와 TK 사이의 오묘한 감정, 그리고 우연같은 인연. - 코미디가 엄청 절제되어 있습니다. 그래도 어디서 웃음이 터져야 할 지 명확했던 짜릿한 이야기들입니다. 또 이렇게 절제된 덕분에 드라마 본연의 무게가 많이 실려 안정감이 부여됩니다. - 미국 시민들이 미군인 주인공들에게 항상 보내던 인삿말 "아니예요, 저희가 고맙죠." 잊지 못할 명대사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