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린 플레이어'는 교통사고로 더 이상 바이올린 연주를 못하게 된 일류 바이올리니스트가 한 제자에게 끌리게 되는 이야기다. 음악 드라마와 치정극의 감수성들을 모두 지닌 이 영화는 이들을 적당히 섞으며 상당히 강렬한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영화의 중심적인 테마는 욕망에 관한 것이다. 이 욕망은 음악 드라마의 측면에서는 최고의 연주자가 되기 위한 욕망, 그리고 그 욕망을 위해 무엇을 희생해야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로 표현이 되고, 인물들의 러브 스토리에서는 금기된 사랑과 육체적인 욕망의 맥락에서 표현되기도 한다. 이 욕망을 중심으로 영화는 두 주인공의 관계를 풀어나가게 된다. 사실 치정극의 측면은 그렇게 인상적이진 않으며, 오히려 두 주인공이 가까워지는 계기가 좀 애매하게 느껴지고, 순전히 배우들의 연기에만 의존하며 이를 각본이나 연출이 지원을 제대로 못 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중후반부를 접어들며 이 모든 것이 음악 드라마적인 측면과 합쳐지며, '위플래시'가 떠오르는 듯한 강렬한 극적 긴장감을 자아내며, 인물들의 감정들을 극한으로 끌어올린다. 두 주연배우인 마틀리나 쿠스니엠미와 올라비 우시비르타의 연기와 호흡은 상당히 훌륭했다. 영화의 초반부는 마틀리나 쿠스니엠미의 내적 갈등과 혼란의 연기가 잘 주도했다면, 그 후에는 올라비 우시비르타가 바통 터치를 받으며 감정적으로 완전히 극한에 몰린 인물을 훌륭하게 표현하며 클라이막스를 이끌었다. 그 외에 킴 보드니아의 활약은 씬 스틸러라고 부를 만할 정도로 훌륭했다.

카메라의 초점이 옮겨감에 따라 처음의 관계는 온데간데 없이 새로운 형태로 변화한다. 이 집 재밌네.

꿈도 야망도 로맨스도 다 안보여 남는건 바이올린 선율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