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리4.0올해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서 흥미롭게 관람한 작품 <굿 모닝,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의 작가 홍진훤의 신작이다. 영화제를 통해 그의 작품이 소개되는 것은 (아마도) 처음인 듯 하다. <멜팅 아이스크림>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발견된 필름 뭉치에 대한 이야기다. 필름이 저장되어 있던 창고가 수해를 입으며 필름은 진흙탕에 버무려졌고, 그것을 복원하는 일은 쉽지 않다. 수해로 인해 훼손된 필름을 복원하는 것은 필름에 저장된 80~90년대 민주화운동 당시의 기록이 지워질 위험을 내포한다. 과거의 기록을 들춰보고 복원하려 할 수록, 이미지는 필름에서 지워진다. 이미지가 지워진 필름은 그저 투명할 뿐이다. 영화의 인터뷰이들은 386세대의 민주화운동이 그러한 성질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화운동의 결과로 문민정부와 참여정부가 들어오지만, IMF 이후의 세계는 신자유주의의 가속화와 그에 따른 비정규직, 고용차별, 우경화 등의 결과를 남겼다. 투쟁은 그때도, 지금도 이어진다. 한 인터뷰이는 당시 학생운동의 구호가 텅 비어있던 것 같다고 말한다. 민주주의를 외치지만 그것의 내용은 없고, 경제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경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당시의 기록을 들춰볼수록 그것은 투명한 공백이 된다. 그 공백은 현재까지도 진행되는, 당시와 같으면서 다른 투쟁을 일으킨다. 수해로 훼손된 필름은 녹아내린 물감이나 아이스크림처럼 이미지를 뭉개버린다. 비디오 캠코더와 저화질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90년대 말~00년대 초의 투쟁현장은 소위 말하는 "깍두기 현상"으로 가득하다. 열화된 이미지들, 열화된 기록들은 필름에서 이미지가 지워지듯 공백으로 돌아간다. 영화는 그 공백 위로 행인들의 모습이 담긴 슬로우모션과 다양한 이유로 투쟁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삽입한다. 공백을 채우는 새로운 투쟁으로 새로운 세계가 기록된다. <멜팅 아이스크림>은 노동자들이, 학생들이, 여성들이, 소수자들이 계속 투쟁해야 하는 한 반복될 공백과 채움의 역사에 관한 영화다.いいね7コメント0
바닷바람4.5-과거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또는 노동자투쟁의 주역이었던 이들이 갖고싶어하는 서사-이는 동상과 위원장 직책으로 나타난다-엔 비정규직제도를 도입하고 그에 타협(굴복)했다는 언급은 없었다. 이렇듯 한 서사가 만들어낸 다른 서사를 기억과 이미지가 어떻게 감추고 있는지를 보여주려는게 영화의 목표다. 그래서 영화는 인터뷰와 비정규직의 투쟁을 교차시켜 보여준다. 비정규직 제도를 만든 ‘현실정치’인들, 그리고 거기에 주저앉은 노동운동에게 오늘 끌려가고, 고공에 올라가고, 얻어맞는 비정규직들을 보여준다. 짜깁기되며 변형•열화되는 과거의 기억에 발맞추어 오늘날의 지옥도를 변형•열화시켜 왜곡된 기억에 냅다 끼워넣는 셈이다. 과거의 영광만을 남겨두고 싶은데, 오늘도 계속되는 실패의 순간들을 계속 끄집어내며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거다. -끝에 가서는 이 불편함으로 보는이를 압박한다. 쓰라린 패배속에서도 마이크를 쥘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카운트다운이 끝남과 동시에 극장에 불이 켜지고, 관객은 씁쓸하게 자리를 뜬다. 낙관에 홀리지 않고, 패배의 유산들을 직시하면서 어떻게 오늘에 응답할 것인가를 계속 되뇌이게 만든다. -22.9.28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봄いいね2コメント0
뭉주5.0수많은 패배들의 이야기라는 감독님의 말에 무언가 큰 울림을 받았었다. 감독이 본인 작품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인지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곱씹어 생각해보면 감독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데, 감독이 가진 결 자체가 너무나도 신선했고 특별한 공간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자신만의 뚜렷한 톤을 지키면서 관객에게 자기를 소개하는 감독은 별로없다. 그래서 차기작이 기대됐었는데 본업이 사진작가고 다음 작품을 할 지 고민중이라고하셔서 아쉬웠지만, 조용히 차기작을 기대해 본다. 2022 부산평화영화제 GVいいね1コメント0
동구리
4.0
올해 서울미디어시티비엔날레에서 흥미롭게 관람한 작품 <굿 모닝, 굿 애프터눈, 굿 이브닝>의 작가 홍진훤의 신작이다. 영화제를 통해 그의 작품이 소개되는 것은 (아마도) 처음인 듯 하다. <멜팅 아이스크림>은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서 발견된 필름 뭉치에 대한 이야기다. 필름이 저장되어 있던 창고가 수해를 입으며 필름은 진흙탕에 버무려졌고, 그것을 복원하는 일은 쉽지 않다. 수해로 인해 훼손된 필름을 복원하는 것은 필름에 저장된 80~90년대 민주화운동 당시의 기록이 지워질 위험을 내포한다. 과거의 기록을 들춰보고 복원하려 할 수록, 이미지는 필름에서 지워진다. 이미지가 지워진 필름은 그저 투명할 뿐이다. 영화의 인터뷰이들은 386세대의 민주화운동이 그러한 성질을 띠고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화운동의 결과로 문민정부와 참여정부가 들어오지만, IMF 이후의 세계는 신자유주의의 가속화와 그에 따른 비정규직, 고용차별, 우경화 등의 결과를 남겼다. 투쟁은 그때도, 지금도 이어진다. 한 인터뷰이는 당시 학생운동의 구호가 텅 비어있던 것 같다고 말한다. 민주주의를 외치지만 그것의 내용은 없고, 경제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경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고. 당시의 기록을 들춰볼수록 그것은 투명한 공백이 된다. 그 공백은 현재까지도 진행되는, 당시와 같으면서 다른 투쟁을 일으킨다. 수해로 훼손된 필름은 녹아내린 물감이나 아이스크림처럼 이미지를 뭉개버린다. 비디오 캠코더와 저화질 디지털 카메라로 촬영된 90년대 말~00년대 초의 투쟁현장은 소위 말하는 "깍두기 현상"으로 가득하다. 열화된 이미지들, 열화된 기록들은 필름에서 이미지가 지워지듯 공백으로 돌아간다. 영화는 그 공백 위로 행인들의 모습이 담긴 슬로우모션과 다양한 이유로 투쟁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삽입한다. 공백을 채우는 새로운 투쟁으로 새로운 세계가 기록된다. <멜팅 아이스크림>은 노동자들이, 학생들이, 여성들이, 소수자들이 계속 투쟁해야 하는 한 반복될 공백과 채움의 역사에 관한 영화다.
바닷바람
4.5
-과거 민주화운동을 주도했던, 또는 노동자투쟁의 주역이었던 이들이 갖고싶어하는 서사-이는 동상과 위원장 직책으로 나타난다-엔 비정규직제도를 도입하고 그에 타협(굴복)했다는 언급은 없었다. 이렇듯 한 서사가 만들어낸 다른 서사를 기억과 이미지가 어떻게 감추고 있는지를 보여주려는게 영화의 목표다. 그래서 영화는 인터뷰와 비정규직의 투쟁을 교차시켜 보여준다. 비정규직 제도를 만든 ‘현실정치’인들, 그리고 거기에 주저앉은 노동운동에게 오늘 끌려가고, 고공에 올라가고, 얻어맞는 비정규직들을 보여준다. 짜깁기되며 변형•열화되는 과거의 기억에 발맞추어 오늘날의 지옥도를 변형•열화시켜 왜곡된 기억에 냅다 끼워넣는 셈이다. 과거의 영광만을 남겨두고 싶은데, 오늘도 계속되는 실패의 순간들을 계속 끄집어내며 사람을 불편하게 만드는거다. -끝에 가서는 이 불편함으로 보는이를 압박한다. 쓰라린 패배속에서도 마이크를 쥘 수밖에 없는 비정규직들의 목소리를 들려주며 카운트다운을 시작한다. 카운트다운이 끝남과 동시에 극장에 불이 켜지고, 관객은 씁쓸하게 자리를 뜬다. 낙관에 홀리지 않고, 패배의 유산들을 직시하면서 어떻게 오늘에 응답할 것인가를 계속 되뇌이게 만든다. -22.9.28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서 봄
보라도라
4.0
“미래는 대담한 자들의 것이다.” 신화화되고 영웅화된 집단 혹은 개인의 것이 아니라 실패와 절망 속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의 것이다.
조성호
3.5
이야기를 펼치는 전개와 구조가 참 좋았다. 여전히 진행되는 슬픈 아픔 어쩌면 영원히 지속될 슬픈 아픔. siff2021 장편경쟁8
최호영
4.0
자조와 비관, 치욕스러움과 분노 속에서 당연하게 이어지는 어떤 노력들. 감히 희망이라면 희망
뭉주
5.0
수많은 패배들의 이야기라는 감독님의 말에 무언가 큰 울림을 받았었다. 감독이 본인 작품을 통해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무엇인지 관객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곱씹어 생각해보면 감독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는데, 감독이 가진 결 자체가 너무나도 신선했고 특별한 공간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자신만의 뚜렷한 톤을 지키면서 관객에게 자기를 소개하는 감독은 별로없다. 그래서 차기작이 기대됐었는데 본업이 사진작가고 다음 작품을 할 지 고민중이라고하셔서 아쉬웠지만, 조용히 차기작을 기대해 본다. 2022 부산평화영화제 GV
ky
4.0
기록사진의 영화 기록사진가의 영화 홍진훤의 영화
볼랍
4.0
그토록 어렵게 손에 쥔 민주주의가 흘러내린다. #네마프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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