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phany5.0<겨울나기>는 빈 자리와 상처, 그러니까 어떤 부재와 공백을 통해 과거에 겪었던 상처와 결핍을 현재로 불러온다. 이를 통해 인물들을 할퀴고 간 어떤 사건들은 지나간 채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중인 기억이며 그것이 육화되어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파출부에게 손찌검하는 시퀀스에서, 숙희는 파출부에게 몇십 년 전, 자신이 기다렸던 어떤 여자를 투영시킨다. 이를 통해 감독은 그녀의 남편이 한때 바람을 피웠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또한 연의 성적 지향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도 존재하는데, 바로 그의 동생의 이야기에서다. 과거 연은 지적 장애를 가진 사촌 오빠에게 추행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에서 가장 위태로운 존재는 연이다. 그는 가장 가까운 존재인 가족에게서도, 어플로 만난 연인에게도 의지하지 못한다. 간만에 재회한 자매들과 보내는 평화로운 시간은 그저 피상적일 뿐이다. 어렸을 때 그에게 가해졌던 성적 추행과 불안한 어머니를 보필하는 어려움 등. 그의 어머니가 그러하듯, 연 또한 과거의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의 어려움마저 그를 짓누른다. 게다가 자매들은 ‘어머니를 병원에 보내드리자, 우리는 할 수 있는 걸 다했다, 전문성 있는 분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한다. 연은 이 말을 듣고 ‘이상한 기분’을 느끼는데,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의 곤란을 쉽사리 진단하고 외주화하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존재였던 이들에게서 느끼는 이 낯선 감정. 그것은 웨딩 플래너로 일하는 자신이 고객들에게 건네는 표면적인 웃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연의 아픔이 큰 호소력을 갖는 이유는 그가 처한 현실이 좀처럼 화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감독은 이를 대비를 통해 드러내는데, 가령 이미 헤어진 연인의 급한 연락을 받아 그를 응급실로 데려가는 씬이 그렇다. 여기서 간호사는 시종일관 사무적인 태도로 연에게 보호자로서 요구되는 기본적인 정보를 묻는다. 익명이 보장되는 소개팅 어플로 만난 연인에 대해 연이 알고 있는 정보는 많지 않다. 그는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보호자가 맞냐’는 물음에도 대답할 수 없다. 아마 연은 여기서 한때 사랑했던 사람에 대해 정말로 아는 것이 없었다는 사실로 괴로워하지 않았을까. 자동문 너머로 신음하는 연인과 대비되는 간호사의 사무적인 태도, 이 상황에 무관심한 타인이 온도차를 내며 연의 괴로움을 외면화시킨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것처럼, <겨울나기>의 끝은 희망적이다. 한때 연을 괴롭게 했던 시간들로 가득했던 집은 텅 빈채로 남아있다. 누군가와의 식사를 준비하는 그가 기다리던 이는 누구였을까. 부재와 대비를 통해 드러나는 상처와 희망, <겨울나기>는 참 아름다운 영화다.いいね9コメント0
앩옭4.0의지하고 싶은 곳에서 의지할 수 없고 의지할 수 없던 곳에서 위로받는다. 그렇게 연은 곪아터지고 있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놓은채 밖으로 나간다. 그렇게 찰나의 순간순간마다 불꽃과 함께 모두의 앞날에 축복이 함께하길.いいね4コメント0
Deer3.0🚨 영화 시작부터 미친 피로도 발생주의 주인공 연이 응급실에서 무너지던 순간과 을왕리 여행에서 엄마가 남긴 당부, 엔딩 장면이 가장 좋았다. 잘 살아보자 모두...いいね2コメント0
epiphany
5.0
<겨울나기>는 빈 자리와 상처, 그러니까 어떤 부재와 공백을 통해 과거에 겪었던 상처와 결핍을 현재로 불러온다. 이를 통해 인물들을 할퀴고 간 어떤 사건들은 지나간 채로 사라진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중인 기억이며 그것이 육화되어 드러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파출부에게 손찌검하는 시퀀스에서, 숙희는 파출부에게 몇십 년 전, 자신이 기다렸던 어떤 여자를 투영시킨다. 이를 통해 감독은 그녀의 남편이 한때 바람을 피웠었다는 사실을 드러낸다. 또한 연의 성적 지향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를 유추할 수 있는 대목도 존재하는데, 바로 그의 동생의 이야기에서다. 과거 연은 지적 장애를 가진 사촌 오빠에게 추행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영화에서 가장 위태로운 존재는 연이다. 그는 가장 가까운 존재인 가족에게서도, 어플로 만난 연인에게도 의지하지 못한다. 간만에 재회한 자매들과 보내는 평화로운 시간은 그저 피상적일 뿐이다. 어렸을 때 그에게 가해졌던 성적 추행과 불안한 어머니를 보필하는 어려움 등. 그의 어머니가 그러하듯, 연 또한 과거의 상처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의 어려움마저 그를 짓누른다. 게다가 자매들은 ‘어머니를 병원에 보내드리자, 우리는 할 수 있는 걸 다했다, 전문성 있는 분들에게 맡겨야 한다’고 말한다. 연은 이 말을 듣고 ‘이상한 기분’을 느끼는데, 왜냐하면 그들은 자신의 곤란을 쉽사리 진단하고 외주화하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존재였던 이들에게서 느끼는 이 낯선 감정. 그것은 웨딩 플래너로 일하는 자신이 고객들에게 건네는 표면적인 웃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연의 아픔이 큰 호소력을 갖는 이유는 그가 처한 현실이 좀처럼 화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감독은 이를 대비를 통해 드러내는데, 가령 이미 헤어진 연인의 급한 연락을 받아 그를 응급실로 데려가는 씬이 그렇다. 여기서 간호사는 시종일관 사무적인 태도로 연에게 보호자로서 요구되는 기본적인 정보를 묻는다. 익명이 보장되는 소개팅 어플로 만난 연인에 대해 연이 알고 있는 정보는 많지 않다. 그는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보호자가 맞냐’는 물음에도 대답할 수 없다. 아마 연은 여기서 한때 사랑했던 사람에 대해 정말로 아는 것이 없었다는 사실로 괴로워하지 않았을까. 자동문 너머로 신음하는 연인과 대비되는 간호사의 사무적인 태도, 이 상황에 무관심한 타인이 온도차를 내며 연의 괴로움을 외면화시킨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는 것처럼, <겨울나기>의 끝은 희망적이다. 한때 연을 괴롭게 했던 시간들로 가득했던 집은 텅 빈채로 남아있다. 누군가와의 식사를 준비하는 그가 기다리던 이는 누구였을까. 부재와 대비를 통해 드러나는 상처와 희망, <겨울나기>는 참 아름다운 영화다.
민드레
3.0
혹독한 겨울에서 따뜻한 봄으로 나아가는 영화.
앩옭
4.0
의지하고 싶은 곳에서 의지할 수 없고 의지할 수 없던 곳에서 위로받는다. 그렇게 연은 곪아터지고 있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놓은채 밖으로 나간다. 그렇게 찰나의 순간순간마다 불꽃과 함께 모두의 앞날에 축복이 함께하길.
FRR
3.0
나는 언니가 숨기지 말고 잘 살 았으면 좋겠어
성식
3.5
서른인 만큼 차분하게 억누르는 서른의 울림.
Deer
3.0
🚨 영화 시작부터 미친 피로도 발생주의 주인공 연이 응급실에서 무너지던 순간과 을왕리 여행에서 엄마가 남긴 당부, 엔딩 장면이 가장 좋았다. 잘 살아보자 모두...
김두현
2.0
한겨울 지하철처럼 답답하네요 겉도는 대사는 덤
찐찐
見たい
2024 JIFF Korean Cine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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