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영화많이보는사람4.0<강돔탑의 하우스섭 교육 일기> ~때로는 사랑이 끼어들면 안되는 관계가 있다.~ 제목인 <필리언>은 오토바이의 뒷좌석을 뜻하는 단어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콜린(해리 멜링)이 바이커인 레이(알렉산더 스카스가드)를 만나며 DS 세계에 입문하여 새로운 경험들을 겪는 과정이 이 영화의 중심 스토리이다. 0. BDSM에 대하여. 영화에서 다루는 특정 커뮤니티가 있다보니 그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BDSM은 Bondage(구속)&Discipline(훈육), Dominant(지배)&Submissive(복종), Sadism(가학)&Masochism(피학)의 줄임말로, 보통 사람들이 SM을 단순히 때리고 맞고 즐기는 정도로 인식하지만 조금 더 깊게 파고들면 생각보다 더 다양화가 되어있는 문화(?)이기에 BD/DS가 따라붙는다. 이 영화에서 가학/피학적(SM) 플레이는 나오지 않고(수위가 소문대로 그렇게 높은진 모르겠음..) 대체적으로 Dom과 Sub의 정신적 관계(DS를 줄여서 국내에선 ’디엣‘으로 칭한다.)에 집중한다. BD(구속과 훈육)에 해당하는 요소는 다소 희미한데 레이는 콜린을 정신적으로 구속하거나(B), 명확한 훈육(D)을 가하지 않으며, 이러한 점 때문에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감독이 BDSM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일부 존재한다. 보통의 디엣 관계는 수직적 관계에서 오는 권위와 복종, 굴복에서 오는 감각으로 유지되기에 일반적인 사랑으로 이어나가는 관계들과는 다르다.(수치심과 헌신함에 있어 얻는 성취감, 누군가를 휘두를 수 있다는 권력욕 등 바닐라로서는 쉬이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물론 디엣 관계에서 서로 사랑하여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 (국내에선 ‘연애 디엣’의 줄임말로 ‘연디’라 칭한다.) 다만 기본적으로 수직적인 위계를 통한 디엣 관계에 사랑이 끼어들면 수평적인 관계가 될 수밖에 없기에 이런 변화(사랑의 끼어듦)를 디엣 관계의 오염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 전통적인 커뮤니티에서는 연애 관계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신세대 커뮤니티에서는 연애 관계에 대해서도 잘 받아들이는 추세라고 하며, 이를 통해 작중 레이와 콜린의 (나이에 따른) 충돌에 참고할만한 정보이다. 따라서 사랑이 개입할 여지를 철저히 막으면서 돔/섭 관계를 이어나가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람 사이라는 것이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므로 끝이 안 좋은 경우가 자주 있다고 들었다. 이 영화는 콜린이 새로운 관계를 배워가며 처음 느끼는 감정들(특히 위에서 설명한 특정 감정들의 충돌)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소하느냐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하는 스포일러 포함.) 1. 레이와 콜린 일단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분한 레이는 바이커이자 Dom이다. 중산층이 주로 사는 영국 전통적 교외 마을 '치즐허스트' 출신이며, 확실히 그런 부류의 절제되고 고압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처음 영화를 A열에서 보게 되었는데 영화 내내 스카스가드가 내려다보는 느낌이 살아서 더 좋았다?) 콜린과의 첫 데이트에서 콜린이 '장모 닥스훈트'를 데리고 나왔을 때, 레이는 '로트 와일러'인 '로지'를 데리고 나왔는데 이 두 주인공의 이미지 차이를 확실히 각인시킨다. 영화 내내 콜린이 첫 DS 관계를 겪으면서 여러 갈등에 빠지는데(원래 착하니 헌신적인 면은 꽤나 있으나 성향이 그렇게 잘 맞는지는 모르겠다.) 그 때마다 레이의 얼굴을 보며 결국 진다(?). 레이는 영화 내에서 잘생겼다고 언급되고 실제로 스카스가드가 너무 잘생겼기 때문에 영화에 상당한 개연성을 부여해주는 건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수긍할 것. 해리 멜링이 분한 콜린은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온실 속의 화초 같은 청년이다. 이제 막 게이씬에 입문한 듯 보이며 심지어 가족의 지지도 받는다. 다만 너무나 조심스런 부모님 밑에서 자란 탓인지 착한 아이 증후군에 빠진 것 같아 보인다. 사실 부모가 콜린을 DS 세계에 더 쉽게 종사하도록 만든 것일 수도 있겠다. 보통 퀴어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의 일명 '얼굴 합'이 꽤나 중요한 요소인데 솔직히 처음 봤을 때 해리 멜링이 이 영화에 어울리는 페이스인지 좀 의문이었다. 다만 작중 공식적으로 레이의 외모를 빛나게 해주는 역할이란 언급을 보고 바로 캐스팅의 이유가 납득이 갔다.(팬분들에겐 죄송...) 게이 커플 사이에서 사실 이 외모의 격차라는 것이 수직적인 위계를 강하게 해주는 역할이기 때문에 상당히 적확한 장치였던 것.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콜린은 이번에도 그저 사랑 받길 원했지만 원래 이 관계에서는 함부로 사랑이 끼어서는 안된다. 콜린도 '이게 맞나' 싶은 상황을 여러번 겪지만 레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찾는다. 레이의 하우스섭(집안일을 하는 섭) 요청에 요리도 할 줄 몰랐지만 군말 없이 따르고, 물건처럼 필요에 따라 교환되기도 하지만 언뜻 소유물에 불과하기 때문에 질투도 할 수 없다. 캠핑장에서 돔들이 넣어주기만 하염없이 기다리던 섭들이 느끼던 감정은 지루함이나 불쾌감이 아니라 기나긴 기다림 끝에 자신의 주인들이 찾아왔을 때 '드디어 와주셨구나.'하는 흥분이었겠거니.(펑소에 섭들이 멋대로 돔에게 먼저 손댈 수 없는 탓도 있다.) 콜린도 다른 섭(케빈)에게 성기를 물리던 레이가 자신에게 다시 왔을 때, 생일선물은 기대 말라던 레이가 바이커 친구들과 축하를 해줬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엄마의 소스를 보고 너무 괴로워 자해를 한 날 밤 처음으로 침대에서 같이 자게 해줬을 때, 첫만남 때부터 짝사랑인가 걱정했던 애기게이 콜린에게는 이 모든 첫경험이 엄청난 크기의 고양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솔직히 몇몇 장면에선 레이가 돔으로서 감정 컨트롤을 잘했던 것 같긴 한데, 선을 정확히 긋지 못하고 자꾸 콜린의 기대가 피어나게 하는 계기가 되었던 듯하긴 하다. 강돔탑 취소. 솔직히 걍 스윗한 대디임. 첫 삽입 때 콜린이 너무 아파하자 뺀 것만으로도...) 2. 엔딩에서의 감정 그렇게 이 관계에서 끼어들면 안되는 사랑이란 감정이 너무 커진 콜린은 레이에게 결국 사랑을 요구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은 이 관계가 진심으로 자기가 원했던 관계가 아니었음을 깨닫고 오토바이 뒷좌석(필리언)이 아닌 운전석으로 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며 자유를 만끽한다. 콜린은 벌을 받을까(브랫) 싶어 물어봤지만 레이는 그마저도 포기하고 콜린에게 맞춰주기로 한다. 일주일에 한번씩 주종관계 없는 휴일을 갖고 데이트를 하기로 한 것인데 첫 데이트는 어색하고 지루하고 밋밋하다. 그럼에도 나름 레이도 콜린도 잘 적응해 나가는 것 같다가... 가볍게 만나기도 하는 게이들의 관계에서 '키스'는 생각보다 비싼(?) 요소이다. 몸을 섞고 삽입은 할 수 있으나 내키지 않으면 키스는 허락해주지 않기도 한다. 은근히 이런 사람들이 많은데 삽입섹스 정도는 적당한 상대면 하지만 키스 상대는 숙고하는, 마음을 준 상대에게만 해주는 것이다. 영화에서 나오는 디엣 커플들을 보면 돔들이 좀처럼 키스를 허락해주지 않는다고 언급된다. 이는 키스가 사랑의 증표 같은, 마음을 내어주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레이의 친구들을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나이대가 있으니 대부분 사랑을 허락하지 않는 보수적인 돔들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마지막에 콜린과 키스를 한 레이가 복잡한 표정을 짓는데 아마 이 때 지금 이 디엣 관계에서 사랑이 끼어들었고(본인도 콜린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어버렸고) 본인의 규칙상 레이는 이 관계를 계속 이어나갈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 콜린을 떠난 것. (아마 이대로 보편적인 사랑을 하기엔 레이는 보편적 연애에는 별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사랑을 받고 싶던 콜린과 사랑을 주고 싶지 않던 레이의 싸움에서 결국 콜린이 이겼지만 이것은 다른 의미로 그들의 수직 구조가 파괴된 것이니 그 관계는 끝날 수밖에 없었고, 콜린은 처음으로 이별의 상처를 받게 된다. (이 작품에서는 돔이 사랑의 개입을 관계의 파괴로 받아들여 끝났지만 반대로 섭이 이런 상황을 관계의 끝으로 받아들이는 영화는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과 <피터 본 칸트>가 있겠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은 바로 '교육자의 역할'이다. 우리가 처음엔 모범이자 착한 교육자로 여겼던 '콜린의 부모님'의 방식(너는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도, 죽음으로 콜린의 사랑 갈구를 더 키운 것도 어머니였다.)도 문제였고, 일탈이자 나쁜 교육자 '레이'의 방식도 콜린에게 적합한 방향은 아니었다.(그래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이 교육자들을 통해 콜린은 단순한 '착한 아이'에서 벗어나 자신의 헌신성을 돌아보고 적절한 정도를 찾고 자신이 원하는 사랑도 받을 수 있는 적당한 '관계의 거리'를 찾아낸 듯 보였다. 이제 '나'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 애기게이 콜린의 성장기. 사실 잘못을 따지자면 콜린 탓이긴 하다. 물론 아직 잘 모르는 신참의 실수 정도로 보는게 맞겠지만. 상호 계약 하에 성립된 관계이니 딱히 불건강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막상 겪어보니 자신에게 맞는 관계가 아니었던 것이다. 합의를 통해 구축한 관계를 일방적으로 바꾸려고 했으니 어찌 보면 어그러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3. 아쉬운 부분 영화의 분위기 설정이 좀 애매한 감이 있다. 마냥 진지한 정극으로 보기엔 꽤나 오묘한 영국식 개그(?)들이 갑자기 끼어들고, 로맨틱 코미디라기엔 약간 무겁고, 성인 코미디라고 하기에도 분위기가 마냥 웃기에는 좀 그렇다.(해외 커뮤니티에서도 지적되는 점.) 오랄섹스를 하느라 목이 다친(부은) 콜린을 보고 아버지가 찬바람 좀 조심하지 그랬냐고 하는 등 난감한 개그들이 갑자기 훅훅 들어오는데 분위기가 알맞은지 종종 의문이 들곤 했다. (몇몇 장면에서 웃는 다른 관객들을 보고 여기가 그렇게 웃어넘길 대목이 아니지 않나 싶기도 했고.)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언급되는 부분인데 기대(?)보다 플레이 장면들이 적다는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 애초에 육체적인 플레이 위주인 BD나 SM이 중심이 아니라서 그렇다. 기껏해야 위에서 언급한 캠핑장 씬이나 '에로틱 레슬링' 정도가 전부이다. 사실 레이가 매고 다니는 열쇠가 콜린의 정조대(...) 열쇠인가 했더니 그저 자물쇠 목걸이로 주종 관계를 표현한 액세서리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런 단점들은 스카스가드의 지배력 앞에 영화를 보는 내내 뒷전이 된다. (스카스가드는 지배의 악마가 확실하다. 스카스가드 또 보고 싶어서 프라이드 영화제에서만 두 번 봄.) 4. 트리비아 초반부부터 계속 나왔던 레이의 개 '로지'가 어느 순간 등장하지 않는데 처음에는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던 콜린이 '로지'의 자리를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등장이 없다가 콜린이 날뛸 때 나타나 짖는다.) 콜린이 레이의 옷과 동등한 위치에 옷을 걸려는 시도가 두 번이나 실패한다. 콜린이 레이의 옷을 입고 침대에서 같이 자려고 하는 것도 바닥에서 올라가 동등한 위치가 되고자 함이다. 레이가 콜린의 부모님과의 대화 자리에서 사용한 ‘Keep that in mind.'는 상황에 따라서 건방지게 들릴 수 있다. 콜린에게 ‘그걸 명심해.’라고 교조적인 톤으로 말했으니 콜린의 어머니가 화난 것이다. 처음엔 ’에로틱 레슬링‘이었던 그들의 몸싸움이 엔딩부에선 사랑의 포옹이 되었다. 오프닝에서 부모님의 자동차(갇힌 이미지)에 타고 있던 콜린은 그 안에서 바이크(열린 이미지)를 탄 레이를 동경한다. 레이와 오토바이를 타던 콜린은 레이가 떠나고 다시 아버지의 차 안에서 레이를 찾는다. 처음에 자유롭게 노래 부르는 일을 했던 콜린은 나중엔 레이 허락 없이는 노래도 마음대로 흥얼거릴 수 없게 된다. 엔딩에서는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산타가 오지 않으면~’ 노래를 부르던 콜린은 그날 자신의 산타나 다름없는 레이를 만난다. 레이는 사실 콜린에게 많은 경험을 선물했다. 선물을 주는 입장이었던 레이는 그래서 콜린의 사랑(선물)이 관계의 핵심이 아니라고 말한 것이다.(초반에 콜린의 비누 선물이 초콜릿인 줄 알 정도로 진짜 자신이 받는 선물에 관심이 없었다.) 레이가 피아노 칠 때 콜린이 차고 있던 명찰에 '어쩌구 BOY!' 라고 써있던데 뭔지 읽으신 분 계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 2025.11.06 SIPFF 2025.11.08 SIPFFいいね11コメント1
규민4.0애초에 동의없는 시작이었다면 이어지지 않을 만남이었으니 이 사랑을 강요한 건 오히려 뒷자리에 앉았던 콜린이었다. (+ 15th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첫 번째 관람작 / 그들이 사랑인지 아닌지, 변태냐 정상이냐를 따지는 건 정말 무의미했다. 결국 동의와 강요의 문제라는 걸 레이의 눈물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성적취향이니 페티시라는 어떤 키워드들 위에 결국 떠오르는 하나는 결국 이것도 사랑의 하나라는 것. 여전히 그 공감이 어려울 수 있지만 그래도 내가 겪은 사랑도 누군가에겐 공감하기 힘들 수 있다는 걸 알게된다면 이들의 사랑을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지 않을까 생각했다. 엄청 웃으면서 봤다가 그 끝에 마음이 아렸지만 콜린은 이제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고, 누군가에게 강요하지 않고 자신과 맞는 사람을 잘 만나겠지 싶어서 응원해주고 싶다. 수입작이라 볼 생각없었지만 예매화력에 놀라서 괜히 더 보고싶어져서 구해보자 했는데 너무 운좋게 구해서 봤다. 찬란은 마케팅을 어떻게하려나…. ㅋㅋㅋㅋㅋㅋ)いいね5コメント0
곤두박질봉변3.519금 맞으니까(...) 맘 단디(?) 먹고 가세요 처음 보고 놀라실 분들도 좀 계실듯.. 연인 관계 맞는데 그럼 더 많은 걸 요구하고 싶었을텐데....... 쩝 연애의 세계란 너무 어렵다 어려워.... 그나저나 캐스팅 디렉터 👍👍👍いいね5コメント0
주+혜
4.0
아방한 줄 알았는데 지랄견이었던 건에 대하여 그러니까 콜린, 잘했어. 굿보이🫳🫳
그냥영화많이보는사람
4.0
<강돔탑의 하우스섭 교육 일기> ~때로는 사랑이 끼어들면 안되는 관계가 있다.~ 제목인 <필리언>은 오토바이의 뒷좌석을 뜻하는 단어이다. 아무것도 모르던 콜린(해리 멜링)이 바이커인 레이(알렉산더 스카스가드)를 만나며 DS 세계에 입문하여 새로운 경험들을 겪는 과정이 이 영화의 중심 스토리이다. 0. BDSM에 대하여. 영화에서 다루는 특정 커뮤니티가 있다보니 그에 대해 기본적인 이해가 필요하다. BDSM은 Bondage(구속)&Discipline(훈육), Dominant(지배)&Submissive(복종), Sadism(가학)&Masochism(피학)의 줄임말로, 보통 사람들이 SM을 단순히 때리고 맞고 즐기는 정도로 인식하지만 조금 더 깊게 파고들면 생각보다 더 다양화가 되어있는 문화(?)이기에 BD/DS가 따라붙는다. 이 영화에서 가학/피학적(SM) 플레이는 나오지 않고(수위가 소문대로 그렇게 높은진 모르겠음..) 대체적으로 Dom과 Sub의 정신적 관계(DS를 줄여서 국내에선 ’디엣‘으로 칭한다.)에 집중한다. BD(구속과 훈육)에 해당하는 요소는 다소 희미한데 레이는 콜린을 정신적으로 구속하거나(B), 명확한 훈육(D)을 가하지 않으며, 이러한 점 때문에 해외 커뮤니티에서는 감독이 BDSM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의견도 일부 존재한다. 보통의 디엣 관계는 수직적 관계에서 오는 권위와 복종, 굴복에서 오는 감각으로 유지되기에 일반적인 사랑으로 이어나가는 관계들과는 다르다.(수치심과 헌신함에 있어 얻는 성취감, 누군가를 휘두를 수 있다는 권력욕 등 바닐라로서는 쉬이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물론 디엣 관계에서 서로 사랑하여 연인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있긴 하다. (국내에선 ‘연애 디엣’의 줄임말로 ‘연디’라 칭한다.) 다만 기본적으로 수직적인 위계를 통한 디엣 관계에 사랑이 끼어들면 수평적인 관계가 될 수밖에 없기에 이런 변화(사랑의 끼어듦)를 디엣 관계의 오염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 전통적인 커뮤니티에서는 연애 관계에 대해 부정적이지만 신세대 커뮤니티에서는 연애 관계에 대해서도 잘 받아들이는 추세라고 하며, 이를 통해 작중 레이와 콜린의 (나이에 따른) 충돌에 참고할만한 정보이다. 따라서 사랑이 개입할 여지를 철저히 막으면서 돔/섭 관계를 이어나가야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람 사이라는 것이 그렇게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므로 끝이 안 좋은 경우가 자주 있다고 들었다. 이 영화는 콜린이 새로운 관계를 배워가며 처음 느끼는 감정들(특히 위에서 설명한 특정 감정들의 충돌)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소하느냐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하는 스포일러 포함.) 1. 레이와 콜린 일단 알렉산더 스카스가드가 분한 레이는 바이커이자 Dom이다. 중산층이 주로 사는 영국 전통적 교외 마을 '치즐허스트' 출신이며, 확실히 그런 부류의 절제되고 고압적인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처음 영화를 A열에서 보게 되었는데 영화 내내 스카스가드가 내려다보는 느낌이 살아서 더 좋았다?) 콜린과의 첫 데이트에서 콜린이 '장모 닥스훈트'를 데리고 나왔을 때, 레이는 '로트 와일러'인 '로지'를 데리고 나왔는데 이 두 주인공의 이미지 차이를 확실히 각인시킨다. 영화 내내 콜린이 첫 DS 관계를 겪으면서 여러 갈등에 빠지는데(원래 착하니 헌신적인 면은 꽤나 있으나 성향이 그렇게 잘 맞는지는 모르겠다.) 그 때마다 레이의 얼굴을 보며 결국 진다(?). 레이는 영화 내에서 잘생겼다고 언급되고 실제로 스카스가드가 너무 잘생겼기 때문에 영화에 상당한 개연성을 부여해주는 건 본 관객이라면 누구나 수긍할 것. 해리 멜링이 분한 콜린은 화목한 가정에서 자란 온실 속의 화초 같은 청년이다. 이제 막 게이씬에 입문한 듯 보이며 심지어 가족의 지지도 받는다. 다만 너무나 조심스런 부모님 밑에서 자란 탓인지 착한 아이 증후군에 빠진 것 같아 보인다. 사실 부모가 콜린을 DS 세계에 더 쉽게 종사하도록 만든 것일 수도 있겠다. 보통 퀴어 영화에서는 주인공들의 일명 '얼굴 합'이 꽤나 중요한 요소인데 솔직히 처음 봤을 때 해리 멜링이 이 영화에 어울리는 페이스인지 좀 의문이었다. 다만 작중 공식적으로 레이의 외모를 빛나게 해주는 역할이란 언급을 보고 바로 캐스팅의 이유가 납득이 갔다.(팬분들에겐 죄송...) 게이 커플 사이에서 사실 이 외모의 격차라는 것이 수직적인 위계를 강하게 해주는 역할이기 때문에 상당히 적확한 장치였던 것.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콜린은 이번에도 그저 사랑 받길 원했지만 원래 이 관계에서는 함부로 사랑이 끼어서는 안된다. 콜린도 '이게 맞나' 싶은 상황을 여러번 겪지만 레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너무 커서 찾는다. 레이의 하우스섭(집안일을 하는 섭) 요청에 요리도 할 줄 몰랐지만 군말 없이 따르고, 물건처럼 필요에 따라 교환되기도 하지만 언뜻 소유물에 불과하기 때문에 질투도 할 수 없다. 캠핑장에서 돔들이 넣어주기만 하염없이 기다리던 섭들이 느끼던 감정은 지루함이나 불쾌감이 아니라 기나긴 기다림 끝에 자신의 주인들이 찾아왔을 때 '드디어 와주셨구나.'하는 흥분이었겠거니.(펑소에 섭들이 멋대로 돔에게 먼저 손댈 수 없는 탓도 있다.) 콜린도 다른 섭(케빈)에게 성기를 물리던 레이가 자신에게 다시 왔을 때, 생일선물은 기대 말라던 레이가 바이커 친구들과 축하를 해줬을 때,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엄마의 소스를 보고 너무 괴로워 자해를 한 날 밤 처음으로 침대에서 같이 자게 해줬을 때, 첫만남 때부터 짝사랑인가 걱정했던 애기게이 콜린에게는 이 모든 첫경험이 엄청난 크기의 고양감으로 다가왔을 것이다. (솔직히 몇몇 장면에선 레이가 돔으로서 감정 컨트롤을 잘했던 것 같긴 한데, 선을 정확히 긋지 못하고 자꾸 콜린의 기대가 피어나게 하는 계기가 되었던 듯하긴 하다. 강돔탑 취소. 솔직히 걍 스윗한 대디임. 첫 삽입 때 콜린이 너무 아파하자 뺀 것만으로도...) 2. 엔딩에서의 감정 그렇게 이 관계에서 끼어들면 안되는 사랑이란 감정이 너무 커진 콜린은 레이에게 결국 사랑을 요구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은 이 관계가 진심으로 자기가 원했던 관계가 아니었음을 깨닫고 오토바이 뒷좌석(필리언)이 아닌 운전석으로 가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며 자유를 만끽한다. 콜린은 벌을 받을까(브랫) 싶어 물어봤지만 레이는 그마저도 포기하고 콜린에게 맞춰주기로 한다. 일주일에 한번씩 주종관계 없는 휴일을 갖고 데이트를 하기로 한 것인데 첫 데이트는 어색하고 지루하고 밋밋하다. 그럼에도 나름 레이도 콜린도 잘 적응해 나가는 것 같다가... 가볍게 만나기도 하는 게이들의 관계에서 '키스'는 생각보다 비싼(?) 요소이다. 몸을 섞고 삽입은 할 수 있으나 내키지 않으면 키스는 허락해주지 않기도 한다. 은근히 이런 사람들이 많은데 삽입섹스 정도는 적당한 상대면 하지만 키스 상대는 숙고하는, 마음을 준 상대에게만 해주는 것이다. 영화에서 나오는 디엣 커플들을 보면 돔들이 좀처럼 키스를 허락해주지 않는다고 언급된다. 이는 키스가 사랑의 증표 같은, 마음을 내어주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레이의 친구들을 보면 알겠지만 대부분 나이대가 있으니 대부분 사랑을 허락하지 않는 보수적인 돔들이 아닐까 한다.) 그래서 마지막에 콜린과 키스를 한 레이가 복잡한 표정을 짓는데 아마 이 때 지금 이 디엣 관계에서 사랑이 끼어들었고(본인도 콜린에게 사랑을 느끼게 되어버렸고) 본인의 규칙상 레이는 이 관계를 계속 이어나갈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그래서 결국 콜린을 떠난 것. (아마 이대로 보편적인 사랑을 하기엔 레이는 보편적 연애에는 별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사랑을 받고 싶던 콜린과 사랑을 주고 싶지 않던 레이의 싸움에서 결국 콜린이 이겼지만 이것은 다른 의미로 그들의 수직 구조가 파괴된 것이니 그 관계는 끝날 수밖에 없었고, 콜린은 처음으로 이별의 상처를 받게 된다. (이 작품에서는 돔이 사랑의 개입을 관계의 파괴로 받아들여 끝났지만 반대로 섭이 이런 상황을 관계의 끝으로 받아들이는 영화는 <페트라 폰 칸트의 쓰디쓴 눈물>과 <피터 본 칸트>가 있겠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부분은 바로 '교육자의 역할'이다. 우리가 처음엔 모범이자 착한 교육자로 여겼던 '콜린의 부모님'의 방식(너는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는 것도, 죽음으로 콜린의 사랑 갈구를 더 키운 것도 어머니였다.)도 문제였고, 일탈이자 나쁜 교육자 '레이'의 방식도 콜린에게 적합한 방향은 아니었다.(그래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들을 할 수 있었다.) 이 교육자들을 통해 콜린은 단순한 '착한 아이'에서 벗어나 자신의 헌신성을 돌아보고 적절한 정도를 찾고 자신이 원하는 사랑도 받을 수 있는 적당한 '관계의 거리'를 찾아낸 듯 보였다. 이제 '나'에 대해 제대로 알게 된 애기게이 콜린의 성장기. 사실 잘못을 따지자면 콜린 탓이긴 하다. 물론 아직 잘 모르는 신참의 실수 정도로 보는게 맞겠지만. 상호 계약 하에 성립된 관계이니 딱히 불건강한 관계는 아니었지만 막상 겪어보니 자신에게 맞는 관계가 아니었던 것이다. 합의를 통해 구축한 관계를 일방적으로 바꾸려고 했으니 어찌 보면 어그러지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3. 아쉬운 부분 영화의 분위기 설정이 좀 애매한 감이 있다. 마냥 진지한 정극으로 보기엔 꽤나 오묘한 영국식 개그(?)들이 갑자기 끼어들고, 로맨틱 코미디라기엔 약간 무겁고, 성인 코미디라고 하기에도 분위기가 마냥 웃기에는 좀 그렇다.(해외 커뮤니티에서도 지적되는 점.) 오랄섹스를 하느라 목이 다친(부은) 콜린을 보고 아버지가 찬바람 좀 조심하지 그랬냐고 하는 등 난감한 개그들이 갑자기 훅훅 들어오는데 분위기가 알맞은지 종종 의문이 들곤 했다. (몇몇 장면에서 웃는 다른 관객들을 보고 여기가 그렇게 웃어넘길 대목이 아니지 않나 싶기도 했고.) 해외 커뮤니티에서도 언급되는 부분인데 기대(?)보다 플레이 장면들이 적다는 것도 단점이라면 단점이겠다... 애초에 육체적인 플레이 위주인 BD나 SM이 중심이 아니라서 그렇다. 기껏해야 위에서 언급한 캠핑장 씬이나 '에로틱 레슬링' 정도가 전부이다. 사실 레이가 매고 다니는 열쇠가 콜린의 정조대(...) 열쇠인가 했더니 그저 자물쇠 목걸이로 주종 관계를 표현한 액세서리에 불과했다. 그런데 이런 단점들은 스카스가드의 지배력 앞에 영화를 보는 내내 뒷전이 된다. (스카스가드는 지배의 악마가 확실하다. 스카스가드 또 보고 싶어서 프라이드 영화제에서만 두 번 봄.) 4. 트리비아 초반부부터 계속 나왔던 레이의 개 '로지'가 어느 순간 등장하지 않는데 처음에는 개보다 못한 취급을 받던 콜린이 '로지'의 자리를 대체한 것으로 보인다. (한동안 등장이 없다가 콜린이 날뛸 때 나타나 짖는다.) 콜린이 레이의 옷과 동등한 위치에 옷을 걸려는 시도가 두 번이나 실패한다. 콜린이 레이의 옷을 입고 침대에서 같이 자려고 하는 것도 바닥에서 올라가 동등한 위치가 되고자 함이다. 레이가 콜린의 부모님과의 대화 자리에서 사용한 ‘Keep that in mind.'는 상황에 따라서 건방지게 들릴 수 있다. 콜린에게 ‘그걸 명심해.’라고 교조적인 톤으로 말했으니 콜린의 어머니가 화난 것이다. 처음엔 ’에로틱 레슬링‘이었던 그들의 몸싸움이 엔딩부에선 사랑의 포옹이 되었다. 오프닝에서 부모님의 자동차(갇힌 이미지)에 타고 있던 콜린은 그 안에서 바이크(열린 이미지)를 탄 레이를 동경한다. 레이와 오토바이를 타던 콜린은 레이가 떠나고 다시 아버지의 차 안에서 레이를 찾는다. 처음에 자유롭게 노래 부르는 일을 했던 콜린은 나중엔 레이 허락 없이는 노래도 마음대로 흥얼거릴 수 없게 된다. 엔딩에서는 다시 노래를 부를 수 있게 되었다. 공교롭게도 ‘산타가 오지 않으면~’ 노래를 부르던 콜린은 그날 자신의 산타나 다름없는 레이를 만난다. 레이는 사실 콜린에게 많은 경험을 선물했다. 선물을 주는 입장이었던 레이는 그래서 콜린의 사랑(선물)이 관계의 핵심이 아니라고 말한 것이다.(초반에 콜린의 비누 선물이 초콜릿인 줄 알 정도로 진짜 자신이 받는 선물에 관심이 없었다.) 레이가 피아노 칠 때 콜린이 차고 있던 명찰에 '어쩌구 BOY!' 라고 써있던데 뭔지 읽으신 분 계시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ㅠ 2025.11.06 SIPFF 2025.11.08 SIPFF
film fantasia
3.0
사랑하는 방법을 하나밖에 모른다면 당신이 아는 바로 그 방법으로!
박찬욱
4.0
이게 사랑이 아니면 뭐가 사랑이야
규민
4.0
애초에 동의없는 시작이었다면 이어지지 않을 만남이었으니 이 사랑을 강요한 건 오히려 뒷자리에 앉았던 콜린이었다. (+ 15th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첫 번째 관람작 / 그들이 사랑인지 아닌지, 변태냐 정상이냐를 따지는 건 정말 무의미했다. 결국 동의와 강요의 문제라는 걸 레이의 눈물에서 이해할 수 있었다. 흔히 말하는 성적취향이니 페티시라는 어떤 키워드들 위에 결국 떠오르는 하나는 결국 이것도 사랑의 하나라는 것. 여전히 그 공감이 어려울 수 있지만 그래도 내가 겪은 사랑도 누군가에겐 공감하기 힘들 수 있다는 걸 알게된다면 이들의 사랑을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지 않을까 생각했다. 엄청 웃으면서 봤다가 그 끝에 마음이 아렸지만 콜린은 이제 부모의 도움을 받지 않고, 누군가에게 강요하지 않고 자신과 맞는 사람을 잘 만나겠지 싶어서 응원해주고 싶다. 수입작이라 볼 생각없었지만 예매화력에 놀라서 괜히 더 보고싶어져서 구해보자 했는데 너무 운좋게 구해서 봤다. 찬란은 마케팅을 어떻게하려나…. ㅋㅋㅋㅋㅋㅋ)
곤두박질봉변
3.5
19금 맞으니까(...) 맘 단디(?) 먹고 가세요 처음 보고 놀라실 분들도 좀 계실듯.. 연인 관계 맞는데 그럼 더 많은 걸 요구하고 싶었을텐데....... 쩝 연애의 세계란 너무 어렵다 어려워.... 그나저나 캐스팅 디렉터 👍👍👍
예린
4.0
안경 쓴 알렉산더 스카스가드? 가능
남기윤
3.5
저정도로 생긴남자가 친절하기까지하면 진짜 너무 무서운거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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