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경4.5부모의 뒤통수를 깨는 자식들의 서사는 아무리 많이 생산되어도 부족하다. 나는 진심으로 초등학교 공교육 커리큘럼에 ‘부모한테 대항하기’ 과목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양육자의 권위야말로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겪는 불의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 모든 부당함과 비교적 평화롭게 화해하는 날이 오기도 하겠지만, 관계를 약간 많이 더럽히는 지경까지 가야 부모가 정신 차리는 경우도 많다. 부모의 사랑은 대양처럼 넓어서 자식이 줄 수 있는 것보다 크다는 주장에 나는 조금도 끄덕일 수 없다. 내 생에서 목격한 수많은 부모-자식 간의 사랑 중에 자식의 사랑이 더 큰 경우가 훨씬 많았다. 훨씬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이며 의리로 넘치는 게 자식의 사랑이고, 부모의 사랑은 과연 저걸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인지 의심되는 경우가 수두룩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말은 세상 모든 자식들에게 하는 무력한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아픈 사랑 또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실은 너무 아프지 않은 사랑을 겪은 적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서 나는 김광석이 이 세상에 사랑이 없다고 말하고 싶은 건지 살짝 헷갈린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걸어 다니는 결핍 덩어리들-은 부모를 향한 인정욕구를 숨길 생각조차 안 한다. 그게 왜 그렇게 징그러워 보일까. 얼마나 끊어내기 어려운 욕구인지 알아서인 것 같다. 자식들은 부모의 지나가는 눈빛 한 줄기, 한숨 한 모금까지 모조리 흡수하기 때문에 그들의 봐줄 만한 모습도, 추한 모습도 전부 저장된 비밀 창고 그 자체다. 그 창고가 밥도 먹고 생각도 할 줄 알기에 문제가 생긴다. 돈과 명예를 좀 더 달라고 말하는 켄들과 로먼과 시브를 누가 뭐라고 하겠나. 본의 아니게 물려받은 것들을 온통 짊어지고 살아가는데. 매사에 무시당하고 분량도 거의 없는 장남 코너가 이 가족의 멍청한 아웃사이더가 되기까지의 사정은 안 봐도 뻔하다. 병든 가족을 하나의 유기체라고 치면 장남이나 장녀는 그 가족의 암세포에 완전히 정복당한 장기일 확률이 높다. 정확한 사랑을 줄 수 있는 부모는 물론 많지 않겠지만, 로건이 과연 제대로 조준하려고 애쓰긴 했을까. 아마 안 했을 것이다. 그가 원한 건 가족이나 사랑 따위가 아니다. 자신이 일궈낸 이름을 영속시킬 ‘승부사’가 필요할 뿐이다. 시즌2 마지막 장면에서 배반당한 로건의 표정 속에는 분명한 희열이 한 방울 있다. 오래 기다리다가 포기하던 찰나에 진짜 ‘승부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의 제목인 SUCCESSION이 일어난 순간이다. 로건의 냉혈이 어디로 흘렀는지, 누가 확실하게 인수했는지 확인하게 되는 순간. 가장 큰 약점에 매여 시체처럼 끌려다니다가, 그 모든 걸 독점적인 행운으로 탈바꿈시킨 그 사람은 내 올타임 최애캐로 등극했다. 아버지의 인정 대신 세상의 인정에 한 몸 던져볼 자식이 그래도 한 명 나왔다. 이 정도면 성공한 자식 농사 아닌가. 자식이 부모에게 낳아주고 길러줘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만큼 웃긴 게 없고, 이왕이면 세상 모든 부모가 자식에게 “태어나게 해서 미안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사죄하는 의미로 사랑을 줄게.”라고 이따금씩 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이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일단 부모의 두 눈을 보면서 ‘내 손으로 죽이고 싶다,’는 생각 한 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이 드라마는 개꿀존핵잼일 거라고 자신함. 한번 시작하면 끊을 수 없으니 바이오리듬을 위해 밤에 시작하는 건 비추함,, *켄들이 초점 잃은 눈동자로 죽은듯 사는 거 묘하게 사랑스러웠는데 랩까지 잘해서 깨물어주고 싶었음.いいね102コメント0
주+혜4.0이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에피소드 중에 첫ㅉ.. 아니 둘째가 셋째 때리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린 장면에서 눈물났다. 처음도 아니고 얼마나 여러 번을 그랬으면 그 겁쟁이가 열을 다 냈겠냐....いいね27コメント0
정리함4.0아들에게 장검을 던져주고는 기꺼이 자결하라 말하던 아버지는, 그 검이 자기 아들의 몸을 뚫고 끝내 도달하는 곳이 자기의 몸뚱아리일 줄은 아마 상상도 못했겠지.いいね18コメント0
천수경
4.5
부모의 뒤통수를 깨는 자식들의 서사는 아무리 많이 생산되어도 부족하다. 나는 진심으로 초등학교 공교육 커리큘럼에 ‘부모한테 대항하기’ 과목이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양육자의 권위야말로 인간이 세상에 태어나 처음으로 겪는 불의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나면 그 모든 부당함과 비교적 평화롭게 화해하는 날이 오기도 하겠지만, 관계를 약간 많이 더럽히는 지경까지 가야 부모가 정신 차리는 경우도 많다. 부모의 사랑은 대양처럼 넓어서 자식이 줄 수 있는 것보다 크다는 주장에 나는 조금도 끄덕일 수 없다. 내 생에서 목격한 수많은 부모-자식 간의 사랑 중에 자식의 사랑이 더 큰 경우가 훨씬 많았다. 훨씬 맹목적이고 무조건적이며 의리로 넘치는 게 자식의 사랑이고, 부모의 사랑은 과연 저걸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인지 의심되는 경우가 수두룩했다.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는 말은 세상 모든 자식들에게 하는 무력한 거짓말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아픈 사랑 또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실은 너무 아프지 않은 사랑을 겪은 적도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어서 나는 김광석이 이 세상에 사랑이 없다고 말하고 싶은 건지 살짝 헷갈린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들-걸어 다니는 결핍 덩어리들-은 부모를 향한 인정욕구를 숨길 생각조차 안 한다. 그게 왜 그렇게 징그러워 보일까. 얼마나 끊어내기 어려운 욕구인지 알아서인 것 같다. 자식들은 부모의 지나가는 눈빛 한 줄기, 한숨 한 모금까지 모조리 흡수하기 때문에 그들의 봐줄 만한 모습도, 추한 모습도 전부 저장된 비밀 창고 그 자체다. 그 창고가 밥도 먹고 생각도 할 줄 알기에 문제가 생긴다. 돈과 명예를 좀 더 달라고 말하는 켄들과 로먼과 시브를 누가 뭐라고 하겠나. 본의 아니게 물려받은 것들을 온통 짊어지고 살아가는데. 매사에 무시당하고 분량도 거의 없는 장남 코너가 이 가족의 멍청한 아웃사이더가 되기까지의 사정은 안 봐도 뻔하다. 병든 가족을 하나의 유기체라고 치면 장남이나 장녀는 그 가족의 암세포에 완전히 정복당한 장기일 확률이 높다. 정확한 사랑을 줄 수 있는 부모는 물론 많지 않겠지만, 로건이 과연 제대로 조준하려고 애쓰긴 했을까. 아마 안 했을 것이다. 그가 원한 건 가족이나 사랑 따위가 아니다. 자신이 일궈낸 이름을 영속시킬 ‘승부사’가 필요할 뿐이다. 시즌2 마지막 장면에서 배반당한 로건의 표정 속에는 분명한 희열이 한 방울 있다. 오래 기다리다가 포기하던 찰나에 진짜 ‘승부사’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드라마의 제목인 SUCCESSION이 일어난 순간이다. 로건의 냉혈이 어디로 흘렀는지, 누가 확실하게 인수했는지 확인하게 되는 순간. 가장 큰 약점에 매여 시체처럼 끌려다니다가, 그 모든 걸 독점적인 행운으로 탈바꿈시킨 그 사람은 내 올타임 최애캐로 등극했다. 아버지의 인정 대신 세상의 인정에 한 몸 던져볼 자식이 그래도 한 명 나왔다. 이 정도면 성공한 자식 농사 아닌가. 자식이 부모에게 낳아주고 길러줘서 감사하다고 말하는 것만큼 웃긴 게 없고, 이왕이면 세상 모든 부모가 자식에게 “태어나게 해서 미안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사죄하는 의미로 사랑을 줄게.”라고 이따금씩 말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이 생각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일단 부모의 두 눈을 보면서 ‘내 손으로 죽이고 싶다,’는 생각 한 번쯤 해본 사람이라면 이 드라마는 개꿀존핵잼일 거라고 자신함. 한번 시작하면 끊을 수 없으니 바이오리듬을 위해 밤에 시작하는 건 비추함,, *켄들이 초점 잃은 눈동자로 죽은듯 사는 거 묘하게 사랑스러웠는데 랩까지 잘해서 깨물어주고 싶었음.
주+혜
4.0
이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에피소드 중에 첫ㅉ.. 아니 둘째가 셋째 때리지 말라고 단호하게 말린 장면에서 눈물났다. 처음도 아니고 얼마나 여러 번을 그랬으면 그 겁쟁이가 열을 다 냈겠냐....
플루
5.0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야생에서 오직 살아남는 건 킬러뿐.
rushmore
4.5
L to the O G Dude be the O G 저도 이제 팀 로이입니다만
정리함
4.0
아들에게 장검을 던져주고는 기꺼이 자결하라 말하던 아버지는, 그 검이 자기 아들의 몸을 뚫고 끝내 도달하는 곳이 자기의 몸뚱아리일 줄은 아마 상상도 못했겠지.
고냥이
4.0
Turns out, he was a 'KILLER'
𝒮𝓎
3.5
엘투더오쥐~ 켄달 힘내라
서영욱
4.0
더 날카로워진 웃음 치밀해진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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