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안에는 괴물이 있다 👰🏻‍♀️

9日前

지난 2021년 감독 데뷔작 〈로스트 도터〉에서 뛰어난 각본과 섬세한 연출로 주목받았던 매기 질렌할이 두 번째 연출작 〈브라이드!〉로 돌아왔습니다. 전작에서 이미 한차례 호흡을 맞춘 적이 있는 배우이자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제시 버클리가 주연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를 펼쳤는데요. 다방면에서 ‘문제작’이라는 수식어를 얻고 있는 이 작품의 출발점부터 숨겨진 디테일까지.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사실들을 소개합니다 ✨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브라이드!〉의 주요 설정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브라이드!〉는 이미 잘 알려진 ‘프랑켄슈타인’ 이야기로부터 출발합니다. 메리 셸리의 고전 소설 [프랑켄슈타인]은 죽은 사람들의 신체를 이어붙여 다시금 생명을 불어넣은 과학자 ‘빅터 프랑켄슈타인’과 그의 창조물에 관한 내용인데요. ‘괴물’이자 ‘창조물’인 프랑켄슈타인 박사의 이름 없는 아들은 그에게 자신과 같은 존재, 함께 살 수 있는 여성을 창조해달라고 요구하죠. 파격적인 원작의 설정 덕분에 프랑켄슈타인과 그의 신부 이야기는 이후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로 만들어졌습니다. 

 

〈프랑켄슈타인 2 -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브라이드!〉는 원작 소설로부터 파생된 영화들 중에서도 1935년 제임스 웨일 감독이 연출한 〈프랑켄슈타인의 신부〉로부터 출발했어요. 하지만 매기 질렌할 감독은 이 작품을 그대로 이어가는 대신 완전히 뒤집기를 택했죠. 매기 질렌할은 우연히 파티에서 한 남자의 팔에 새겨진 ‘프랑켄슈타인의 신부’ 얼굴 문신을 보고 해당 영화를 찾아봤고, 제목에서 기대한 것과는 달리 영화 속 신부 캐릭터의 분량이 2분 정도에 불과하며 대사조차 주어지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합니다. 모르는 사람의 아내가 되기 위해 무덤에서 꺼내져 다시 생명을 부여받은 이 ‘신부’의 생각이 궁금해서 그녀를 전면에 내세운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해요. 그렇게 프랑켄슈타인의 신부는 〈브라이드!〉에서 발언권을 가진 존재로 다시 태어나게 됩니다.  



매기 질렌할이 재창조한 〈브라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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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기 질렌할 감독은 신부를 재창조하는 과정에서 1930년대 은행 강도 커플이었던 ‘보니 앤 클라이드’의 서사를 결합했습니다. 실존 인물이었던 보니 파커와 클라이드 배로우는 범죄자였지만 대중의 상상력을 자극해 전설적인 아이콘이 된 존재들이었는데요. 매기 질렌할은 ‘프랭크’(크리스찬 베일)와 ‘패넬러피’(제시 버클리)라는 두 인물에 이들을 투영해 폭력적인 괴물성을 드러내는 동시에, 인간적인 측면이 공존한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관객들로부터 응원하는 마음을 이끌어내고자 했다고 합니다. 보니와 클라이드의 서사를 다룬 1967년 영화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와의 연결점도 언급되고 있죠. 실제로 다리에 부상을 당했던 보니 파커처럼, 〈브라이드!〉의 신부도 한 쪽 다리가 짧은 설정을 이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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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1974년 〈영 프랑켄슈타인〉에서 괴물 서사를 비틀어내는 데에 사용된 음악 ‘Puttin’ on the Ritz’를 활용한 뮤지컬 오마주 장면, 흑백 영화나 극장이 등장하는 장면들도 서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요. 극중 프랭크가 영화를 사랑한다는 설정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을 수 없는 괴물이 어두컴컴한 극장에서 영화 스타와 일방적인 관계를 이어간다는 것을 뜻합니다. 〈프랑켄슈타인의 신부〉가 만들어진 1930년대 할리우드는 뮤지컬 영화의 황금기를 맞아 관객들에게 사랑과 환상을 심어주곤 했는데요. 매기 질렌할은 극장과 영화라는 장치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당대 할리우드가 사람들에게 심어준 이 환상을 과감히 깨뜨립니다. 극중 프랭크가 동경하는 영화 스타 ‘로니 리드’는 매기 질렌할 감독의 친오빠인 제이크 질렌할이 연기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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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드!〉의 오프닝에서는 원작의 작가 ‘메리 셸리’(제시 버클리) 캐릭터가 등장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에 대해 예고합니다. 메리 셸리는 빼앗긴 목소리를 상징하는 캐릭터로서 영화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하죠. 그녀는 ‘똑, 똑’ 노크한 뒤 머릿속 목소리의 형태로 말을 거는데요. 브라이드의 얼굴에 묻은 검은 자국은 메리 셸리의 잉크를 상징하며, 그녀가 세상에 목소리와 흔적을 남긴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매기 질렌할은 이런 모티프에 대해 “우리 모두 안에는 끔찍하고 괴물 같은 면이 있으며, 결국은 그 괴물과 악수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이름 없는 ‘신부’의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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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드!〉 속 인물들은 내면의 괴물을 마주하고 받아들이며 이름과 발언권을 되찾게 됩니다. 영화의 초반, 비밀 정보원으로 활동하다가 죽음을 맞이한 ‘아이다’(제시 버클리)는 무덤에서 파헤쳐져 다시 생명을 얻는 과정에서 자신의 이름을 망각한 채 깨어나는데요. 브라이드는 이 단계에서 이름 없는 존재인 동시에 당시 정보원으로 활동하다가 폭력에 의해 희생당한 모든 여성들을 대표하게 됩니다. 당시에는 비밀 정보원이 범죄 조직의 더러운 사업에 너무 가까이 다가가거나 눈치채면 혀를 잘라버렸고, 이후 브라이드가 잉크 묻은 혓바닥을 내미는 행동은 바로 이런 폭력에 대한 저항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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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랭크가 브라이드에게 잠시 붙여주는 ‘페넬러피’라는 이름도 주목해 볼 만합니다. 프랭크는 신부와 도주하는 과정에서 분수대 동전을 훔치는데, 구전 설화에 따르면 동전(penny)을 훔치는 행동은 불운을 불러온다고 하죠. 원작에서 그가 맞이한 운명에 대한 복선을 암시하는 장면인데요. 페넬러피의 이름을 줄이면 ‘페니’(penny)로, 동전이라는 뜻이 됩니다. 프랭크가 무덤에서 신부를 파낸 것 역시 동전을 훔치는 행위를 상징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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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드!〉의 여정에서 이름을 얻은 것은 신부뿐만이 아닙니다. 매기 질렌할 감독은 원작의 ‘빅터 프랑켄슈타인’에 해당하는 과학자를 ‘유프라니우스’(아네트 베닝) 박사라는 여성 캐릭터로 재탄생시켰고, 여성 수사관이 드물었던 시대에 ‘미르나’(페넬로페 크루즈)라는 인물을 배치하는 등 시대에 가려져 있던 여성들을 스크린 앞으로 끌어오기도 했죠. 신부도 결국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선택하는데요. 누군가의 신부가 아니라 그냥 단독으로 존재하는 신부, ‘브라이드’(The Bride)라고 스스로를 칭하게 되면서 비로소 자신의 의지대로 누구를 사랑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기존에 알려진 ‘프랑켄슈타인’ 이야기와는 전혀 다른, 할 말이 많은 신부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브라이드!〉는 지난 3월 4일 개봉해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습니다. 



 

지금, 아래 관련 콘텐츠를 통해 영화 〈브라이드!〉의 예상별점을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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