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하늘의 가장 높은 신이자 혈기 왕성한 젊은 천제 환유,
그런 천제의 마음을 가져간 세수간 물 긷는 천녀 시화,
그리고 인간으로서 천녀를 사랑한 비운의 선비 계류.
천제 환유의 어린시절, 그는 세수간 물긷는 어린 천녀
시화를 만나 외로움의 말벗이 되어준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환유는 시화를 천궁의 안주인으로 만들려 하지만,
시화는 호기심에 들여다보던 우물 아래 부상 입은 선비 계류를
도와주려 지상으로 내려오게 된다.
그 인연으로 둘은 사랑에 빠지게 되고,
결국, 천계를 도망친 시화와 계류는 천제의 추격꾼에게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데…….
“감히 천인으로서 천제의 명을 어기고 도망하다니 용서할 수 없다!
하늘의 여인으로 태어나 지상의 인간에게 정을 준 죄,
인간사에 끼어든 죄, 모두를 네게 물을 것이다!”
“허나, 허나 말이다, 네가 돌아온다면 내 모두 용서해 줄 것이다.
이 생이 아니면 다음 생에서, 다음 생이 아니면, 그다음 생에서……
언제고 반드시 네 속한 곳으로 돌아와야 할 것이다.
기다릴 것이다,
네가 돌아올 날만을 기다릴 것이니 돌아와라,”
2권
여섯 번의 환생 동안 처절한 죽음을 맞이한 시화를 지켜보던 환유는
일곱 번째 환생한 연화(시화)가 겪는 고통의 굴레에 마음 아파한다.
운명 같은 끌림에 또다시 시작된 연화와 선(계류)의 질긴 인연을 지켜
보던 환유는 삼신을 찾는다.
“할멈, 저 아이 어이해야 다치지 않을 수 있나……?”
“옘병, 지랄헌다.”
“말 좀 고이 할 수 없어?”
“없다, 이놈아. 애초에 죽이긴 왜 죽여서 이 난리여? 그리도
다치는 것이 싫었으면 그냥 놓아주었어야지. 원하는 사내와
엮어지고 싶다는 걸 어찌 그리 뜯어말렸어? 그렇게 다치는
것은 다치는 것으로 보이지 않던?”
“……”
“그 아이 어떻게 부서지는가는 다 사내놈들 손에 달렸어! 늬들이 그리 만드는 것이야, 늬들이!”
환유, 시화의 일곱 번 환생 동안 그녀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린 천제
연화, 여섯 번의 아픈 죽음을 기억하지 못하고 또 다시 같은 인연을 시작한 여인
이선, 조선의 국본으로 환생하여 또다시 그녀를 사랑하는 세자
그들의 끝나지 않은 일곱 번째 환생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