レビュー
동구리

동구리

4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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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innipeg

映画 ・ 2007

平均 3.7

가이 매딘이 고향이자 캐나다 매니토바주의 도시 위니펙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의뢰받아 만든 작품이다. 감독 스스로는 이 영화를 '다큐판타지'라 명명하고 있다. 이는 <나의 위니펙>이 도시에 관한 익숙한 영화, 혹은 아카이브를 뒤져 도시의 역사를 재구성하는 그런 영화가 아님을 말한다. 영화는 감독 스스로 위니펙의 사람들과 자신을 몽유병자라 지칭하며 시작된다. 위니펙과 그곳에서 살아온 감독의 가족의 역사라 여겨지는 이미지들이 영화 속에 반복해서 재현되고, 격앙된 톤의 내레이션이 이어지고, 점멸하는 듯한 자막이 곳곳에서 등장한다. 가이 매딘의 목소리로 설명되는 위니펙에 관한 묘사와 역사 서술은 어디까지가 참이고 가상인지 모호하다. 때문에 이 영화는 위니펙을 배경과 소재로 삼은, 감독 자신의 가족과 고향에 관한 한편의 블랙유머처럼 느껴진다. 이를테면 경마장에 불이나 도망친 말들이 강에서 얼어붙었는데, 그곳이 연인들의 데이트코스가 되었으며 다음 해 가을은 베이비붐이 되었다는 식의 내레이션 같은 것들 말이다. 가이 매딘은 위니펙이라는 도시를 끊임없이 왜곡하고, 음해하고, 참과 거짓을 뒤섞고, 문제의 근원인 것마냥 취급한다. 위니펙에 관한 자전적인 다큐멘터리라곤 하지만, 영화를 보고 있자면 가이 매딘이 위니펙을 혐오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마저 든다. <나의 위니펙>은 정말 이상한 방식으로 고향에 애정을 표현한다. 가이 매딘의 냉소적인 유머와 혐오감에 가까운 도시의 가상 역사는 결국 이곳이 없었다면 자신도 없었을 것이라는 사실로 향한다. 다큐멘터리가 사실을 기록하는 영화 장르라면, <나의 위니펙>은 그것에 한없이 충실한 다큐판타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