出版社による書籍紹介
문학의 본래면목을 증거하는 노숙인들의 진솔한 글쓰기
이 책은 자활의 의지로 고통스러운 기억을 극복하고자하는 노숙인들을 돕기 위해 꾸려진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을 수료한 노숙인들이 쓴 시와 산문을 모아놓은 공동 문집文集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이러한 형식적인 수사로는 설명되지 않는, 다시 말해 보통의 문집들이 갖는 범박함을 뛰어넘는 특별함이 있는데, 그것은 책에 실린 텍스트들의 내용이 지니는 그 압도적인 진정성에 있다 할 것이다.
문학의 가장 본질적인 기능은 타성에 젖은 진부한 삶을 성찰하면서 새로운 가능성의 미래를 바라보는 마음의 눈을 가지는 데 있을 것이다. 그것은 수많은 위대한 작가와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안겨준 선물임에 다름없었다. 이러한 문학의 기능을 수긍한다면, 삶의 의지를 상실해 어느 순간 ‘패배나 몰락’에 순응해버린 노숙인들에게 글쓰기는 선택이 아니라 절체절명의 필연인지도 모른다. 그런 의미에서 성프란시스대학의 인문학과정은, 노숙인에 대한 새로운 수용의 태도가 시대적으로 요구된다는 것을 깨닫고, 기업이나 시민사회가 미처 하지 못하는 매우 의미 있고 아름다운 공동체의 사역을 묵묵히 수행하는 우리 사회의 샘터와 같은 것이다.
책에 실린 당사자들의 작품이 증명하고 있거니와, 인문학과정을 마친 수강생들은 저마다 새롭게 발견해낸 삶과 가족의 의미를 성찰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 하고자 최선을 경주하는 과정에서 깨달은 공동체의 질서, 그리고 궁극적으로 자신이 만들어나갈, 이전과는 다른 삶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시와 산문 형식으로 표현하고 있다.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과정 프로그램이 만들어진 건 지난 2005년. 그해 1기생이 입교하며 시작된 이 프로그램은 16기를 맞이한 올해까지 꾸준히 이어져오고 있다. 개교 15주년을 기념하는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는 이 책에는 이미 인문학과정을 수료한 1기부터 15기까지의 수강생들이 남긴 시와 산문 중 편집위원회에서 선별한 작품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개별 작품 165편, 공동작품 2편이 그것이다. 여기에 글쓰기를 지도한 박경장 교수가 쓴 작고作故 노숙인에 대한 추모시 1편과 세 명의 노숙인이 치른 삶의 곡절을 극화한 희곡작품 「두드림」이 사제간 우정의 증표처럼 실려 있어 공동 문집의 의미를 더한다.
절실함과 진솔함으로 빚은 거리의 목소리
곽노현 성프란시스대학 학장도 「감사의 글」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이 가지는 각별한 의미는 먼저 이 책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출간되는 노숙인 문집이라는 데 있다. 노숙인들의 글쓰기가 갖는 함의는 분명 다른 계층, 다른 계급의 글쓰기가 갖는 그것과는 사뭇 다른 사회적 변별성을 가진다. 문자가 고안된 이후 전통적으로 글쓰기의 주체는 당연히 ‘지식인’과 ‘문인’으로 표상되는, 사회 주류 계층으로 인식되어왔다. 문文과 학學, 또는 서書와 필筆은 동과 서를 막론하고 오랜 학습과 교육 체제의 산물이고 이런 기회를 부여받은 이들이 지배해온 영역으로 받아들여져 온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부분 성장과 학습의 과정에서 뚜렷하게 불리하고 불우한 기회를 가질 수밖에 없었던 노숙인들이, 낙인처럼 몸속 깊이 찍힌 정신적 열패감과 물리적 궁벽의 공포라는 족쇄를 풀고 글을 쓴다는 것은, 그리고 그것을 문집으로 묶어 펴낸다는 것은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의 다짐과 용기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 실제로 적지 않은 노숙인들이 책을 펴내면서 자신의 실명을 드러내지 않은 채 작품을 발표한 것은 이같은 사실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 책이 가지는 보다 본질적인 의미는 바로 이 부분에서 다시 촉발된다. 이 책에 실린 텍스트는 그 어떤 기록이나 르포, 보고서보다 노숙인의 삶의 현장을 정밀하게 묘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실린 작품들은 당연히 관찰한 자의 기록이 아니라 치러낸 자, 겪어낸 자, 감당한 자의 그것이다. 길바닥을 집 삼고 하늘을 지붕 삼아, 보고 듣고 피부로 느끼지 않는 한에는 도저히 묘사할 수 없는 세부적 진실이 작품의 편편마다 푸른 멍처럼 빛을 발한다. 이 푸른 멍의 기록은 필자들에겐 당연히 치부로 간주돼온, 숨기고 싶고 지우고 싶은 이야기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노숙인들은 인문적 각성에 힘입어 자신들이 겪었고 겪고 있으며, 겪고 나갈 이야기들이 사회적으로 공유될 가치가 있다는 믿음 아래, 다시 말해 공적인 언술이 될 수도 있다는 믿음 아래 온몸으로, 그 압도적인 진실함의 힘으로 글을 써내려간다.
자활의 의지로 고통스러운 기억을 극복한 아름답고 진실한 텍스트들
편집위원회의 긴밀한 기획과 구성 아래, 전체 4부 및 부록으로 배치된 이 책의 수록작들은 예외 없이 극사실주의나 마이크로 리얼리즘이라고 명명해도 좋을, 극명한 체험과 각성의 미학이 스며 있다, 여기엔 애초 장식으로서의 문학적 레토릭이 끼어들 여지가 없다. 평자나 독자를 염두에 둘 때 드러나기 마련인 인정에 대한 욕망도 보이질 않는다. 이를테면, 장대비 속에서 배식을 받아 밥을 먹고 있는 가운데 식판에 떨어지는 빗물을 보며 “빗물바아압 빗물구우욱 비잇무울 기이임치이”라고 한껏 자조적으로 묘사하면서 어느 순간 비관과 슬픔을 뛰어넘는 달관을 보이며 노숙인들이 처한 현실을 날카롭게 묘사하는 작품(「빗물, 그 바아압」 권일혁)부터, 안정적인 공무원으로 지내다가 연모의 정을 품고 있던 여자로부터 “야망이 큰 남자를 좋아한다”는 핀잔을 듣고 공무원을 그만두고 고시를 준비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고, 사촌형에게 그간 모아놓은 돈을 떼인 후 IMF를 맞아 낭인의 삶과 노숙인의 삶을 받아들이게 된 지극히 평범했던 남자의 이야기(「내가 살아온 길」 이○원), 미대에서 만나 연애 끝에 결혼한 아내가 자신이 믿었던 후배와 부정을 저지른 걸 확인하고는 이후 세상 사람들을 모두 불신하며 지독한 자폐의 길에 빠져 폐지를 수집하는 노숙인이 된 젊은 청년이 어느 날 바다가 보고 싶어 무조건 리어카를 끌고 서울역에서 해운대까지 내려간 기이하고 장엄하기까지 한 이야기(「리어카를 끌고 여름바다로」 박진홍), 인기 있는 DJ로 방종한 생활을 하다가 진정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만났으나, 여자친구 집안의 반대로 혼인하지 못한 걸 비관해 여자친구가 목숨을 버리자 그 길로 세상을 뒤로 하고 바다를 떠돌며 어장 일을 하며 술로 세월을 보내다가 결국 건강을 잃고 서울에 상경해 돈을 떼이고는 노숙인의 삶을 살게 된 영화보다 영화 같은 이야기(「내 인생은 항해중」 故 이대진), 공주로 모실 정도로 어여쁜 아내와 결혼 후 수산물 유통업으로 성공해 큰 돈을 벌어 백 평이 넘는 마당을 가진 집에도 살아보았고, 그러다가 모든 재산을 걸고 손을 댄 메기 양식 사업이 태풍 매미에 의해 망해버린 후, 아내마저 병마로 잃고 실의와 자책감에 허우적대며 술과 노름을 하다가 서울역 노숙인이 된 남자의 이야기(희곡 「두드림」), 십대 중반의 나이에 집안 아저씨의 손에 이끌려 공장에 취업한 이후 연거푸 산재를 당해 손가락을 잃고 장애인이 된 이후, 사회적 냉대와 멸시 속에서 삶의 의지를 잃고 노숙인이 된 남자의 이야기(「손톱」 유○기), 부모가 헤어진 이후 보육원에 맡겨진 후 미국의 가정으로 입양되기 직전, 같이 지내던 친구의 꾐에 빠져 보육원을 이탈했다가 인생의 전체 항로가 꼬여버린 남자의 이야기(「시간은 되돌릴 수 없는 걸까요」 노기행)에 이르기까지 이 책에 실려 있는 이야기는, 차마 기억하기도 싫은 고통스러운 체험을 다루고 있으면서 이제는 인문적 성찰의 힘과 자활의 의지로 이를 극복하려는 노숙인의 고투가 빚어낸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이들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일반 독자들에게도 예사롭지 않게 다가가야 하는 것은 노숙인은 태어나면서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언제든지 자신의 뜻과는 무관하게 집과 가족을 잃고 길바닥을 떠도는 삶을 살 수도 있음을, 불행은 특정한 사람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평범하지만 놓치기 쉬운 진실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이 책의 필자들은 복지와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인 노숙인들을 대하는 우리 사회의 이중성과 위선, 관련 제도나 법규가 노출하고 있는 허점과 부실함, 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