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구라스
Guras
2023 · 드라마/모험/판타지 · 인도, 네팔
1시간 54분
다소 충격적인 오프닝 씬으로 시작한 영화는, 곧 사랑스러운 구라스의 일상으로 포커스를 옮긴다. 구라스는 인도 다즐링 근방 산악 마을에 사는 아홉 살 소녀로, 소두구라는 생강과 식물을 키우는 부모님과 함께 산다. 구라스에게는 무엇보다 소중한 티클이라는 개가 있는데, 어느 날 티클이 사라진다. 영화는 구라스가 티클을 찾는 모험담을 전면에 배치하고, 소두구의 값이 떨어지면서 심각한 빚더미에 앉게 되는 부모의 곤경을 서브플롯으로 엮어간다. 상상하는 것과 꿈꾸는 것이 현실로 자연스럽게 틈입하는 마술적 리얼리즘의 세계에 살던 구라스 앞에, 티클의 상실을 인정하는 순간 그보다 더 큰 상실의 냉혹한 세계가 열린다. 영화는 이 지점에서 멈추어 다시 오프닝 씬을 소환한다. 천진난만한 구라스를 더 이상 마법의 세계에서 살 수 없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한껏 사랑스러운 영화를 보고 나면 묵직한 질문이 남는다. (박선영)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