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의 묻혀진 이야기
流麻溝十五號
2022 · 드라마 · 대만
1시간 52분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녀의 묻혀진 이야기>는 타이완 현대사의 비극을 다룬 작품이다. 중국 본토에서 밀려난 장개석의 국민당 정부는 좌파를 색출하고 교화한다는 명분으로 많은 백색테러를 저질렀는데, 그중 하나가 타이완 남동부에 있는 녹도라는 외딴섬을 수용소로 만들어 저지른 만행이다. 대부분 아직 어린 학생이었던 100명이 넘는 여자들과 남자들이 금지된 책을 읽었거나, 좌파에 찬동하는 발언을 했거나, 요주의 인물들을 만났다는 혐의로 수용되어 중노동에 시달리고 교화 교육을 받으며 비참한 생활을 해야 했다. 기록에 의하면 심지어 26명의 여자들이 처형되었다고 하는데, 그 수는 더 많다고도 한다. 마치 1980년대 우리나라의 삼청교육대를 연상시키는 이 사건의 피해자들은 오랜 세월 동안 입을 다물어 왔고, 타이완 정부에서도 이 사건은 금기시되며 ’묻혀진 이야기‘로 남아있었다. 제로 츄 감독은 때로 극적인 요소를 많이 가미하기도 했지만, ’야만의 시대에 희생되고 잊혀지기까지 한‘ 많은 사람들에게 바치는 진혼곡으로 충분한 작품이다. (전진수) [2023년 24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