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산책
늦은 산책
2023 · 단편 · 한국
35분
연인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여자는 집안에서 너무 많은 소리가 들린다며 이사를 가자고 하지만 남자에게는 들리지 않는 듯하다. 다음 날 아침, 남자는 꿈에서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소리가 무엇인지 여자는 알아낼 길이 없다. 두 사람은 같은 실내에 있으면서도 다른 공간에 속해 있는 것만 같다. <늦은 산책>은 한 줌의 문장들로 설명하기 무척 까다로운 영화다. 남자의 실종을 기점으로 둘로 잘린 영화라고 할 수도 있겠다. 남자가 들었던 소리가 시간의 반환점을 돌아 뒤늦게 도착할 때, 연인 사이의 어긋남은 영화의 형식이 벌려 놓은 시차로 현현한다. <늦은 산책>은 두 사람 사이에 놓인 간격을 픽션화하는 시공간의 구성을 정교하게 탐색한, 보기 드문 영화의 실천이다. (김예솔비) [2023년 24회 전주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