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과학 전체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식으로 아인슈타인이 정립한 E=mc^2에 대해 다룬다. 그런데 이 식의 근원은 역사적으로나 이론적으로나 뉴턴의 F=ma이다. 따라서 이 책은 이러한 순서에 맞추어 F=ma로부터 E=mc^2에 이르는 지적 여행을 독자와 함께 떠난다.
먼저 F=ma를 보자. 이 식에 따르면 힘은 운동의 근원이고 운동은 변화의 원동력이다. 그리고 이 식은 바로 그 배경에 놓인 불변의 법칙이다. 따라서 불변의 법칙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변화야말로 우주 만물의 영원한 진실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어 E=mc^2을 보자. 보통의 수식에 있는 등호(=)는 양변의 단순한 일치를 뜻한다. 하지만 이 식에 있는 등호는 양변의 단순한 일치가 아니라 완전한 동등을 뜻한다. 곧 에너지와 질량은 동일한 한 실체의 서로 다른 두 모습이다. 그러므로 위의 두 식은 함께 어울려 우주 만물이 불변의 법칙을 중심으로 겉보기 모습만 달리하면서 영원토록 변화함을 나타낸다.
E=mc^2은 아인슈타인이 1905년에 발표한 특수상대성이론의 한 귀결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이 식 자체는 잘 알고 있지만 그 상세한 내용은 잘 모른다. 그 이유로는 무엇보다 이게 겉보기로는 간결하지만 내막은 아주 어려울 것이라고 여기는 선입견을 꼽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결코 그렇지 않다. 대략 고교 수준의 수학만 알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으며, 심지어 중학생이라도 이 책을 차분히 읽어 가면 충분히 정복할 수 있다.
지은이는 이런 과정을, 굳이 다른 책들을 참조하지 않아도 알 수 있도록, 처음부터 차분하고 친절하고 재미있게 펼쳐낸다. 한 가지 특기할 것은 독자들의 지적 수준이 상당히 폭넓으리라는 점이다. 이에 따라 지은이는 차례의 위 부분에 이 책을 정복할 3가지의 경로를 제시했다. 그러므로 맨 처음 읽을 때는 각자의 수준에 맞추어 가장 적절한 길을 따라 나아가면 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지은이의 독창적인 내용들이 아주 풍부하다. 따라서 처음에는 어떤 길을 택하든 나중에 다시 읽을 때는 전체 내용을 모두 차분히 음미하여 읽어보기를 권해드린다.
이 책의 특징
(1) 역사적이며 논리적이다
근래 과학 교육에서 중요한 방법의 하나로 주목받는 게 “역사적 접근법”이다. 과학도 인간이 영위하는 인간적 활동이므로 메마른 논리만 추출하여 가르칠 게 아니라 선현들의 인간적 고뇌가 스며있는 역사적 경로를 더듬으며 가르치면 훨씬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그 배경이다.
이 책은 이 점을 고려하여 과학의 역사성과 논리성을 아주 잘 조화시켰다. 따라서 독자들은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과학적 주제들에 대한 논의를 마치 소설이나 옛날 이야기와 같이 편안하면서도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갈 수 있다.
(2) “쉼터”를 배려했다
이 책은 크게 “본문”과 “쉼터”라는 이원적 구성으로 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쉼터에는 과학의 이해를 드높이는 데에 필요하기는 하지만 본문과 분리하여 따로 다루는 게 좋으리라 여겨지는 내용들을 실었다. 이 내용들은 독자들의 주의를 잠시 다른 곳으로 돌려 휴식의 기회를 제공하는 의미도 있으며, 이에 따라 “쉼터”라고 이름지었다.
(3) 유익한 부록
E=mc^2은 특수상대성이론에서 도출된다. 그런데 75쪽에서 제시한 물리학의 분류를 보면 이 식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물리학의 다른 분야들은 거의 모두 살펴보지만 일반상대성이론과 양자역학은 제외된다. 하지만 현대 과학에서 이 두 분야가 갖는 의미도 아주 크다. 따라서 그 핵심적인 내용들을 쉽게 간추려 독자들에게 아주 유익한 정보를 제공해준다.
(4) 가능한 한 쉽게 풀이했다
중요한 원리는 쉽다. 진실로 말하거니와 중요할수록 더욱 쉽다. ― 지은이
지은이는 336쪽에 “신호등의 비유”를 실어 알고 보면 중요한 원리들이 반드시 어렵지는 않다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신호등 규칙은 “빨강이면 멈추고 파랑이면 건너라”는 매우 단순한 것이어서 유치원생이라도 명확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 단순한 규칙이 좁게는 각 개인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을 정도로 중요하며, 넓게는 사회 전체의 원활한 운영에도 필수불가결할 정도로 중요하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과학의 여러 원리들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곧 많은 사람들이 흔히 어렵다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과학의 여러 중요한 원리들도 차분히 생각해보면 결코 어렵지 않으며, 실제로는 갖가지의 하찮은 것들보다 오히려 더 쉽다는 점을 깨달을 수 있다.
지은이는 이 책의 여러 논제들에서도 이런 사실을 드러내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역시 인생과 우주의 깊은 내막을 제대로 들여다보려면 그에 상응하는 수고를 바쳐야 한다. 그리고 이는 과학뿐 아니라 다른 모든 분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여기서 강조하는 것은 올바른 정도를 택하면 이런 수고를 크게 덜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은이는 이런 길을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독자들의 개인적인 노력도 적절히 더해져서 결국 “경이로운 지적 희열의 체험”에 이르게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