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환

김동원님 외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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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한국시나리오선집 시리즈, 제5권. 비전향 장기수들의 이야기를 그린 김동원 감독의 독립 다큐멘터리 <송환>의 가치는 일반 상업 극영화를 논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지점에서 발견된다. 1992년 김동원 감독이 처음 비전향 장기수 조창손과 김석형을 접한 이래 이 영화는 무려 10년에 걸친 찬찬한 촬영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총 촬영 시간만 무려 800시간이다. 그 10년 동안 감독은 꾸준히 비전향 장기수들의 생활 곁에 머물렀다. 카메라는 아무런 의도 없이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으며, 그 기간 동안 변화한 대한민국의 외형만큼이나 감독의 마음도 달라졌다. 처음에 ‘비전향 장기수’라는 단어를 접하며 떠올리는 생각은 우리나 김동원 감독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해당자들을 하나의 인간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체제와 현실이 만들어낸 상징적 결과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찾아온 사면과 송환 등의 변화는 곧장 체제의 변화를 가늠하는 잣대로만 존재한다.

저자/역자

목차

2004년 한국시나리오선집 심사 총평 본문 작품해설 시나리오_김동원 · 류미례 제작_푸른영상 감독_김동원 제작년도_2004년 나오는 사람들_김석형, 조창손, 신현칠, 김영식, 김선명, 안학섭, 김용수

출판사 제공 책 소개

영화진흥위원회는 한국 영화의 정사와 기록을 발굴하고 정리하는 의미에서 제작된 극영화 가운데 우수한 시나리오를 선정하여 1983년부터 매년 ≪한국 시나리오 선집≫을 발간하고 있다. 2004년 한국시나리오 선집에는 총 10편의 시나리오가 선정되어, <귀여워>, <말죽거리 잔혹사>, <범죄의 재구성>, <빈집>, <송환>, <아는 여자>, <알포인트>,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인어공주>, <태극기 휘날리며>가 수록되었다. ≪한국 시나리오 선집≫은 2004년 한국 영화의 흐름을 요약하면서 동시대에 가장 뛰어난 작품성과 시나리오 완성도를 가늠해 볼 수 있는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책의 특징] 비전향 장기수들의 이야기를 그린 김동원 감독의 독립 다큐멘터리 <송환>의 가치는 일반 상업 극영화를 논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지점에서 발견된다. 1992년 김동원 감독이 처음 비전향 장기수 조창손과 김석형을 접한 이래 이 영화는 무려 10년에 걸친 찬찬한 촬영 과정을 거쳐 완성됐다. 총 촬영 시간만 무려 800시간이다. 그 10년 동안 감독은 꾸준히 비전향 장기수들의 생활 곁에 머물렀다. 카메라는 아무런 의도 없이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담았으며, 그 기간 동안 변화한 대한민국의 외형만큼이나 감독의 마음도 달라졌다. 처음에 ‘비전향 장기수’라는 단어를 접하며 떠올리는 생각은 우리나 김동원 감독이나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해당자들을 하나의 인간으로 바라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체제와 현실이 만들어낸 상징적 결과물로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그들에게 찾아온 사면과 송환 등의 변화는 곧장 체제의 변화를 가늠하는 잣대로만 존재한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중요한 것은 비전향 장기수라는 단어 뒤에 숨겨진 인간 그 자체로서의 그들이며, 10년에 걸친 변화의 결과가 가장 먼저 도착한 곳 역시 그들의 일상이다. 김동원 감독은 그것을 오랜 시간에 걸쳐 발견해 낸다. 그 사이 체제 분단의 현실은 도리어 인간의 삶 그 뒤로 후퇴한다. 그리고 카메라는 비전향 장기수라는 인식표를 떼어낸 그 자리에 다양한 성정과 특질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남긴다. 여기에 원인과 결과가 전복된 또 하나의 논리가 세워진다. 그들을 하나의 인간으로 바라보고 난 후에 거기에 삽입된 현실의 폭력이 결과물이 되어 심판대에 오르는 것이다. 이 영화의 드라마는 거기서 만들어진다. (중략) _<작품 해설>중에서 [머리말] 혁신과 변종을 넘나드는 다양한 실험들 2004 한국시나리오선집 심사 총평 2003년의 한국 영화는 2004년에 두 가지 유산을 남겼다. 하나는 박찬욱 감독 등으로 대변되는 이른바 신작가주의의 징후였으며, 다른 하나는 해가 바뀌는 시점에 형성된 천만 명 관객 시대의 도래였다. 2003년엔 주목할 만한 세 편의 영화가 등장했는데, 그것은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와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 박찬욱 감독의 <올드보이>였다. 이 세 편은 각각 다른 결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공통적으로 감독의 역량에 거의 모든 것이 맡겨졌다는 점에서 신작가주의의 태동을 알렸다. <지구를 지켜라!>는 영화광 세대가 배출한 감독이 자신이 흡수했던 각종 영화적 취향에 거칠 것 없는 상상력을 결부시킨 한국 영화계의 돌진적 사생아였다는 점에서, <살인의 추억>은 작가적 세공력을 2003년의 주요한 키워드 중 하나인 웰메이드 영화의 조건들과 머리 좋게 악수시켰다는 점에서, <올드보이>는 지극한 비주류 취향의 작가성이 대중의 결핍된 욕구와 결합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각각 다른 표정을 지었지만, 바로 그러한 점들의 다층적 분포로 인해 이후 한국 영화들에 연출자의 강력한 선도와 상상의 확장을 촉발시킨 새로운 형태의 작가주의를 탄생시켰다. 신작가주의의 태동은 감독의 사유 체계가 전적으로 상업영화의 논리와 이별했던 과거에 비해 관객들에게 소구될 수 있는 상업적 바탕을 유인했다는 면에서 매우 의미심장한 사건이었다. 그리고 2000만 명이 넘는 관객이 오로지 두 편의 영화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는 전대미문의 풍경이 펼쳐졌다. 강우석 감독의 <실미도>는 은폐된 역사에 대한 관객들의 공격적 분노를 신파로 마감 처리해 파장을 일으켰으며,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는 한국 영화 기술력의 진일보와 함께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대작 영화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선포했다. 천만 명 관객 시대가 남긴 것은 이렇듯 외연적으로 확장된 한국 영화 시장의 내면을 어떻게 하면 촘촘히 다질 수 있을 것이냐에 관한 만만치 않은 숙제였다. 과연, 극장 스코어가 천만 명을 돌파함과 동시에 한국 영화 산업의 외강내핍형 부실에 관한 우려들이 쏟아지기 시작했고, 역설적으로 천만 명 관객 시대는 한국 영화 위기론의 도화선으로 작용했다. 이제 공은 2004년으로 굴러들어왔다. 연출자들의 능력을 갈구하는 신작가주의의 분위기는 충무로에 새로운 아이디어, 새로운 영화에 대한 욕망을 불러일으켰으며, 천만 명 관객의 성과는 영화계에 더 많은 자본이 투여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그런데 천만 명 관객 시대의 비약적 풍요는 그 시작부터 투자자들과의 역설적인 동거를 예상하고 있었다. 한국 영화계에 진입한 금융 자본을 비롯, 각종 펀드와 자본들은 상업적 가능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집중적으로 돈을 쏟아부을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었다. 이 시점에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가 대성공을 거두자 자본의 촉각이 다시 곤두섰고 언제든 돈을 끌어들일 수 있는 가능성은 더욱 충분해졌다. 하지만 천만 명 관객을 모은 두 영화와 같은, 제작비 100억 원을 호가하는 프로젝트가 하루아침에 착수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영화라는 상품의 자본 단기 회수성을 눈여겨 본 자본 주체로선 대체재가 필요했고, 충무로의 입장에서도 눈앞에서 돈이 사라지는 걸 두고 볼 순 없었다. 이 간극에 등장한 것이 30억∼50억 원 제작비 규모의 중급 프로젝트들이었고, 이들이 신속히 후속작을 낼 수 있는 요충지는 바로 시나리오였다. 상업적 가능성을 인정받은 신작가주의가 극장가에 전진 배치할 수 있는 최대의 무기 역시 바로 새로운 상상력으로 무장한 신선한 이야기, 곧 답습을 벗은 시나리오였다(2004년 개봉작 중 호평을 받은 영화의 대부분에서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가 동일 인물이라는 사실은 상상력의 원천이 신작가주의에 포함된 감독들 자신이었음을 말해준다). 이렇게 2003년으로부터 넘겨받은 신작가주의와 천만 명 관객 시대의 키워드는 상업적 접점을 찾는다. 2004년에 등장한 중급 제작비 규모의 다양한 영화들이 이전에 비해 더욱 강화된 시나리오로 질주할 수 있었던 데에는 이 같은 요인이 작용하고 있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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