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제공 책 소개

뭉크의 키스는 불안하고 클림트의 키스는 황홀하다… 23인의 예술가와 23색의 KISS 뭉크의 〈키스〉는 왜 하나로 융해되는 순간에조차 그토록 고통스럽게 외부의 침투를 두려워하고 있을까 ?클림트의 〈키스〉는 이상적인 사랑에 대한 낙관적 기대일까, 아니면 ‘현실 속에 그런 사랑은 없다’는 염세주의적 비관일까? 브랑쿠시의 〈키스〉가 보여주는 단순하고 즐거운 형상들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위로의 메시지는 무엇인가? 프라고나르의 사랑의 찰나는 어떻게 빛의 찰나와 맞물리는가? 갈망하던 꿈이 이루어지는 경이로운 순간을 담으면서, 왜 번존스의 인물들은 그토록 쓸쓸하게 비극적 징후들을 보여주고 있을까? ‘키스’라는 같은 주제의 작품들을 수집하여 처음 그것들을 접한 저자의 의문은 이처럼 끝없이 넘쳐났다. 그리고 그러한 의문의 실마리를 하나씩 풀어나가면서 서양미술사를 읽는 또 하나의 흥미로운 기준을 만들어냈다. ‘키스’라는 동일한 소재를 담고는 있지만, 그 그림들이 제각기 내는 소리들은 너무도 다양했다. ‘키스’라는 하나의 표면적인 행위에 내포된 의미가 이토록 다양할 수 있다니, 사실 이건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던 발견이었다. 어떤 그림에서 그것은 묘한 설렘으로, 어떤 그림에서 그것은 배신의 기호로 되살아났다. 또한 어떤 이에겐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의 표현이고, 어떤 이에겐 거둘 수 없는 욕망의 표명이다. 때로 거기에 담긴 것은 경계의 허물어짐이며, 때로는 침투, 방어, 도취, 평화와 휴식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키스’라는 주제로, 어떤 그림은 넘쳐나는 에너지를 보여주는가 하면, 어떤 그림은 인간의 근원적인 고독을, 까닭 모를 불안과 공포를, 그 무엇을 향한 애틋함과 그리움을 보여주기도 한다. _프롤로그 中 ‘키스’의 다양한 이미지를 창조한 수많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그러모은 이 책은 하나의 주제를 담은 그림이 사람에 따라, 시대에 따라, 각자의 가치관과 관점에 따라 그 표현이 얼마나 다를 수 있는지 보여주고, 그 각각의 작품을 해석하는 새로운 눈을 제시한다. 인간의 아름다운 행위, 키스를 제각기 자기만의 분위기 속에 녹여낸 예술가들의 삶과 그 그림들이 내는 소리 속에는 인간과 인간의 본성에 얽힌 심오한 세계마저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