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플 맨>은 하와이의 북쪽 섬, 오하후의 시골을 배경으로 말기암으로 삶의 끝을 마주보고 있는 한 노인을 통해 죽음에 대한 성찰적 시선을 드러낸다. 4개의 챕터로 이루어진 영화 속에서 죽어가는 남자는 자신의 과거에 대해 반추한다. 미국의 일본계 이민자 가정의 일원으로 중국계 미국 여성을 사랑했던 그가 겪은 부모님의 반대, 젊은 나이에 아이들과 자신을 두고 떠난 아내, 그 슬픔으로 자식들과도 멀어져 버린 자신. 배경이 되는 폴리네시아의 신화와 그의 꿈과 환상은 현실과 뒤섞이고, 고통스러운 가족사는 조각조각 그 모습을 드러낸다. 독특한 문화의 렌즈를 통해, 기억, 가족 및 죽음을 명상적으로 묘사하고 있는 영화는 결정적 사건이나 드라마틱한 순간에 의존하지 않고, 미세한 날씨의 변화를 잡아내는 카메라와 음악의 사용으로 잔잔하지만 강렬하게 죽음이라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대해 관객을 스스로 생각하도록 이끈다.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