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니 모레티가 〈나의 어머니〉(2015) 이후 6년 만에 연출한 14번째 영화 〈일층 이층 삼층〉은 그가 각본을 쓰는 대신 각색한 첫 번째 작품이다. 이스라엘 작가 에쉬클 네보 원작의 무대를 로마로 옮겼다. 예기치 않은 자동차 사고로 시작하는 영화는 중산층 아파트에 살고 있는 세 가구의 이야기를 이리저리 구불구불 따라간다. 영화의 절반에서 5년이 지나가고, 다시 절반에서 5년이 지나간다. 그들은 자신들의 잘못에 용서를 구하기 위해 10년을 보내면서, 누구는 용서를 받고 누구는 받지 못한다. 난니 모레티는 대가의 솜씨로 그들의 가엾은 영혼의 방을 미장센으로 차례로 비워나가고 채워나간다. 마지막 장면에서 마술 같은 도약을 볼지, 멜랑콜리한 해결을 볼지는 당신의 감흥의 문제이다. [정성일/2021년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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