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야나는 파리에서의 30년 망명 생활 후, 리투아니아 공화국의 수도이자 자신의 고향인 빌뉴스를 방문한다. 그녀는 숲으로 가려져 비교적 인적이 드물었으며, 그녀의 첫사랑이었던 파울리어스가 '월든'이라 명명했던 호수를 다시 보고 싶다. 희미한 기억에 의존해 호수를 찾아가는 여정은 그녀가 처음으로 느꼈던 사랑의 감정과 공산주의 몰락 전의 암시장 그리고 자유를 갈망했던 30년 전의 기억을 다시 되새기는 과정이 된다. 미국의 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저작 『월든』 속의 영혼의 안식처를 꿈꾸었을 파울리어스와 야나의 호숫가는 실상 정치 경찰들이 불쑥 침범해 들어 오던 위태롭고 불안정한 공간이었다. 체코에서 태어나 17세의 나이로 파리 망명길에 올랐던 보예나 호락코바 감독은 이 작품을 통해 다큐멘터리 <나의 동쪽에서>(2008) 이후 다시 한번 자신의 자전적 이야기를 회한과 잔잔한 관조의 시선으로 보여준다.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