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AN x WATCHA 온라인 상영관 상영작]
가만 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오늘날 가장 커다란 삶의 목표는 아침에 눈을 떠 밤에 잠들기 직전까지 수많은 ‘좋아요’를 나누는 일인 듯하다. 스마트폰과 SNS가 우리의 오감을 대체해버린 이 새로워 보이는 세상에서 우리가 갈구하는 것은 결국 오랜 욕망의 대상인 ‘관심’이다.
다섯 명의 감독들이 하나의 에피소드를 맡아 엮어낸 코미디 <관종의 세계>는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네트워크 시스템 안에서 관심에 집착하거나 받지 못해 좌절하거나 혹은 지쳐 거부하는 사람들을 냉소적으로 관찰한다. 불치병을 앓고 있는 아들과 헌신적인 가족은 몇 백만 명의 브이로그 구독자에 집착하고, 연애 한번 못한 찌질남은 데이팅 앱 평점을 조작해서 킹카가 되려 한다.
맙소사, 세상에 이런 관종이? 잠깐만. 이 애처로운 사람들은 로맨스도, 가족의 유대도, K팝 걸 그룹의 인기도 ‘좋아요’가 없으면 불가능해진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과 다름 없다. (박진형) [제2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