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방랑자>(2014)로 평단의 주목을 한몸에 받았던 피터 두룬치스의 첫 장편 <나쁜 놈>은 프랑스 홈리스 구조 단체인 ‘Samu Social’에서 십 년이 넘게 일한 감독의 생생한 경험과 상상력이 녹아있는 사회파 영화이자 스릴러다. 무일푼으로 도시에 입성한 졔(Djé)는 모든 기회를 포착하는 재주를 지녔다. 반반한 외모 덕에 쉽게 일자리를 구하고, 잠자리를 찾는다. 하지만 천사 같은 얼굴 뒤에는 살인을 저지르고도 일말의 죄책감조차 느끼지 않는 이면이 있다. 이 천의 얼굴을 가진 졔가 어느 날 철거된 건물에서 노숙자들과 함께 생활하는 당찬 소녀 마야와 사랑에 빠진다. 알랭 기로디의<호수의 이방인>(2013)의 히로인 피에르 드라동샹의 무표정한 연기는<드라이브>의 라이언 고슬링을 떠올리게 한다. (서승희)[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