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 해롤드 핀터의 ‘Celebration(축하 파티)’을 영화화한 단편물. 상류 계층을 조롱하면서 탐욕스럽고 침묵을 강요하는 지적 기준들이 지배하는 사회를 그린 이야기. 화려한 식당 안에 신분이 낮은 노동자 계급이었다가 이제는 신분 상승을 이룬 형제, 그리고 그들과 결혼한 두 자매가 한 테이블에 앉아 결혼 기념 축하연을 벌이고 있지만 서로 간의 관계는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한편 그 옆에 있는 또 하나의 테이블에는 젊은 은행가와 여인이 앉아 있다. 이 젊은 은행가의 과거의 신분은 그리 떳떳한 것이 못 되지만 지금은 신분이 상승되었기 때문에 거친 모습을 벗어버린 인물이고 옆의 여인은 문란한 과거를 가지고 있는 그의 젊은 아내이다. 두 형제 램버트와 매트, 그리고 두 자매 줄리와 프루, 그리고 젊은 은행가인 러셀과 그의 아내 수키는 고가의 의상을 입고 있지만 원래 노동자 계급 출신이다. 그들이 벌이는 대화는 겉으로는 흥청거리지만 서로의 관계는 묘하게 얽혀 있으며 속임수가 깔린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들은 서로 간에 찬사를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도 사실상 모두 의미가 없고 문화적인 내용도 뒷받침되지 않는 말들에만 의지할 뿐이다. 한편 웨이터는 과거와 현재의 세상에 있는 온갖 문화를 대표하는 존재처럼 등장해서 그의 조부에 대한 신빙성 없는 회고담을 늘어놓는 어리석음을 반복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