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승빈
6 years ago

반장선거: 저를 뽑아주세요
평균 3.6
2020 년 08월 25일에 봄
다큐멘터리의 실험은 '중국 대륙에 민주주의는 꽃필 수 있는가', '민주주의는 인간 본성에 적절하고 합리적인가'의 질문을 묶어 결국 '중국 인민에게 민주주의는 필요한가'를 규명하고자 한다. 그러나 전제가 되는, 반장선거로 민주주의를 실험할 수 있다는 직관에 기댄 실험설계는 사실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없는 몰이해일 뿐이다. '지도자를 잘 뽑는게 민주주의'라고 당당히 말하는 전형적인 유사민주주의의 태도는 다큐멘터리의 카메라를 통해 전유되기보다는 단지 반복된다. 그런데 스스로 민주주의가 자리잡았다고 여기는 사회(이를테면 당장의 한국사회) 구성원의 수용방식 역시 멀지 않아 보인다. 작품의 실험을 필터링없이 민주주의 실험으로 인정하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가능했지만 저 사회에서는 어렵다거나 한참 멀었다는 식으로 여기는 수용양상은 도리어 이 곳의 민주주의조차도도 성숙하지 못했다는 방증일 수 있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이 다큐멘터리 영화는 저 사회와 우리 사회의 차이점이 아닌 유사점, 이를테면 민주주의를 말하면서도 곡해할 때 만들어지는 기묘한 반민주성을 바라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