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이 완벽한 영화가 데뷔 3년차 영화 감독인 '가스 데이비스'의 손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놀랍다. 전 작품이자 데뷔작인 라이언(2016)에서는 느릿하면서도 관조적인 흐름과 카메라워킹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신작 '막달라 마리아'도 그 연장선상에서 성경의 한부분을 통해 완벽히 느림의 미학을 보여준다. 큰 서두름 없이 느긋하게 카메라를 잡고, 뚝심있게 배우들을 촬영하게끔 하는 흔들림없는 카리스마가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영화는 막달라 마리아(루니 마라)라는 인물만을 다루지않고 예수(호아킨 피닉스)와 같이 균형있게 다룬다. 어떤 특정한 기독교적 감정을 북받쳐 오르게 하기보다는, 인물의 고뇌에 공감하고 집중하게끔 만든 부분이 압권이다. 두 주인공의 연기는 거의 최정상급이었으며, 어떻게 극을 이끌어 가야하는지 거의 200% 이상을 이해한 모습으로 관객에게 다가온다. 아직 두 작품밖에 없지만 특히 '떠나는 길'에 대한 의미를 부담없이 공감하게끔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다. 로드무비 형식을 빌려와서는 '걷는 길'에 의미를 자연스레 눌러내고, 담아낸다. 전작 '라이언'에서는 '낳아준 부모'에 대한 '곧은 신념'이었다면, 이번작에서는 메시아의 아가페적 사랑을 전하려는 '희생적 신념'의 길이다. 영화가 성경을 그대로 옮겨오지 않고, 나름의 해석을 가져온 부분도 재치있고 놀라웠다.(사실 이부분은 성경을 잘 몰라서 옮겨온 것인지, 나름의 해석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양의 죽음과 피로 하나님을 위한 제사를 지내는 부분에서 예수는 분노하고 좌절한다. 아무리 메시아를 위한 일이지만 제사는 용납하지 못한다는 것. 이 부분을 통해 더욱 올곧은 신념을 확신하게 된다. '마리아'의 자비로운 이미지가 전반적인 이미지로서 전개되지만, 영화는 '여성 차별'에 대한 논제도 다룬다. 그 시대에도 여성 차별은 심각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연출해낸다. 이 부분을 마지막 부분에서 올곧은 마리아의 신념을 통해 대변하며, 베드로 앞에서 대사를 내뱉는 장면은 압권이다. 확실히 마리아의 이미지를 '자비'와 '올곧은 신념'의 아이콘으로 최대한 자연스럽게 보여주는데 탁월했던 영화이다. 당당하면서도, 깊은 눈망울을 가진 루니 마라의 연기를 보고 있자면 시간이 가는지 모를 정도이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영화의 매력적인 부분이 있다면 '음악의 사용'이 아닐까 싶다. 상황에 어울리는 음악을 쓰는 것이 영화를 완벽히 이해하고 만들어내는 장인의 손길답다. 기독교 영화 혹은 카톨릭 영화답게 따뜻한 음악을 쓰기 보다는, 인물 내면의 갈등을 담아낸 듯한 건조하면서도 현대적인 감각이 돋보이는 음악이 일품이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음악이면 음악,연기면 연기,메시지,이야기흐름,감정선,영상미 등 모든 것이 완벽에 가깝게 담아낸 상반기 걸작으로 남을 작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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