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타키와 미츠하가 서로의 이름을 잊은 장면이 다소 우스꽝스럽게 표현되었지만 대지진에 희생된 사람들도, 그 배에 타고 있던 학생들도 언젠가는 그렇게 잊혀질 것이다. 너의 '이름'은 그들과 우리를 이어주는 매듭 역할을 하며, 그들을 잊지 않길 바라는 소망을 나타낸다. (아래 글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도 이 작품을 보는 내내 남녀관계에 집중했고, 만나야할 사람은 언젠가는 만난다는 것을 주제로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타키와 미츠하는 단순한 남녀가 아니었습니다. 남과 여, 도시와 시골, 아버지와 사는 타키와 부모님 없이 할머니와 사는 미츠하, 떨어지는 혜성이 우주쇼인 사람과 재앙인 사람, 현실과 꿈, 서로 다른 장소와 시간... 이 설정들은 두 사람이 모든 면에서 서로 대척점에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그것은 바로 삶과 죽음을 의미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타키는 살아남은 자, 미츠하는 죽은 자를 상징하는 것이죠. 산 사람과 죽은 사람은 당연히 만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황혼의 시간, 운석이 떨어진 장소는 바로 빛(삶)과 어두움(죽음)이 만나는 시간이며 지면(삶)과 운석(죽음)이 맞닿은 장소입니다. 잘 의도된 시간과 장소에서 그토록 만나고 싶던 미츠하(떠나간 사람)를 관객들은 드디어 만나게 된 것입니다. 꼭 만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과 그들을 결코 잊지 않겠다는 의지가 바로 이 작품의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 망각을 회피할 수 있는 수단이 바로 '너의 이름' 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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