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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타는제트기

리듬타는제트기

4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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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땅

책 ・ 2020

평균 3.3

김숨의 <침대>,<국수>,<아무도 돌아오지 않는다>등을 읽고 감정적 문체를 잘 구사하는 작가라 생각했었고 그런 그녀의 장점이 제일 잘 발휘되는 책이 바로 이 책 <떠도는 땅>이다. 굳이 비교하고 싶지 않지만 국내 최정상 작가도 남미 이주에 관한 책을 썼지만 이토록 강한 흡인력은 아니었다. 주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대화를 중심으로 - 마치 열차칸 안에서 두서없는 대화의 내용을 듣는듯한 구성의 책이고 - 내용 또한 전쟁과 이데올로기 대립이 극에 달했던 시기를 긴장감있게 그렸다. 기아와 질병, 삶과 죽음을 팽팽한 줄다기리를 하듯 달리는 열차의 속도감을 온 문장에 실었다. 책을 열자마자 거의 한 시간만에 속독해서 읽었는데 책페이지가 279페이지인 만큼 굉장한 가독성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얼마나 대단한 것이냐면 글 좀 써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몇 장을 쓰더라도 긴호흡을 유지하기 힘든데 이렇게 긴 내용을 하나의 호흡으로 일정한 긴장감을 유지시킨다는 것은 정말이지 작가의 재능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다) 요즘 신인상, 인기 문학상 출신의 감각적인 글 무더기 틈에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그녀의 글은 세계문학전집의 어느 책과 비교하더라도 떨어지지 않은 심리묘사를 자랑한다. 특히 섬뜩하고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을 자랑하는 시적인 그녀의 문체를 이 책에서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아직 그녀의 책중 <국수> 소설집이 최고이지만 그래도 만족할만한 독서였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