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1. 바디 포지티브를 이야기하는 페미니즘 영화로 "엉덩이가 팬티를 먹어도 당당하던 여자아이들은 왜 타인의 시선에 맞추어 자신의 몸을 재단하기 시작했으며 그 당당한 소녀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얼하고 있는가"에 대한 유의미한 질문을 던지는 영화다. 아쉽게도 이미 탈코르셋과 백래시에 대한 논쟁이 치열한 지금 이 영화는 적실한 영화는 아닐지도 모르지만 매일 거울을 들여다보며 자괴감에 빠지는 르네와 같은 여성들이 좀 더 자신감을 갖고 자신의 몸을 사랑하게 되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 2. 미디어에서 말하는 여성의 아름다움은 어이없게도 대부분 남자들이 결정해왔다. 그리고 미디어가 결정한 미에 맞추기 위해서 생각보다 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학대해왔고 지금도 누군가는 학대하고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물론 이런 환경 속에서 자란 여성들이 모두 르네처럼 자존감을 갉아먹으며 살지 않는다. 르네의 친구들이 자신을 사랑하며 살듯이. 그럼에도 르네와 같은 여성들이 무수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심지어 르네가 그렇게 뚱뚱하지도 않은데. 아직도 내 주변에는 안타깝게도 날씬에서 마름으로 가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3. 영화는 아쉽게도 사회에 눈을 두기 보다는 개인에게 눈을 두고 대부분의 문제들을 "태도의 문제"에 방점을 두고 있다. 몇 년 전에 '환불 메이크업'이라는 표현이 유행했는데 메이크업을 완벽하게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 나를 대하는 사람들의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전제한 표현이었다. 영화는 나를 대하는 상대의 태도가 아니라 "나의 태도가 달라짐"에 방점을 찍는다. 르네는 예뻐진 이후로 강한 자신감을 얻으면서 그 전에는 할 수 없었던 경험을 하게 되고 점점 평소의 르네라면 하지 않았을 일 들 (자신에게 시선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친구들을 깎아먹거나 나이든 여성을 1층으로 가라며 상대의 말을 듣지도 않는 일)을 하게 된다. 약간씩 위축되어 살아온 르네가 자신감을 내뿜으면서 달라진 상대방의 태도들을 르네는 자신의 외모 때문에 상대방이 다르게 행동하는 것으로 오인한다. 영화는 이 부분을 차곡차곡 달라진 것은 "나의 태도"임을 쌓아간다. 4. 영화 속에서 가장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은 아마 르네가 예뻐졌다고 생각한 이후로 웃음을 유발하는 장면들인데 이 장면은 분명히 플러스 사이즈인 여성도 환호의 대상이 되어 멋있을 수 있음을 표현한 장면이지만 왜 플러스 사이즈 여성이 환호를 받기 위해서 스스로를 낮추고 비하해야 했는가 하는 문제와 플러스 사이즈 여성을 비하했다는 시선이 교차한다. 비하하는 시선이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이런 시선들을 이해한다. 5. 의외의 굿포인트였던 건 르네의 남자친구의 역할이다. 후반부에서 이든으로 인해 자신이 예뻐진 게 아니었다는 게 밝혀지거나 르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역할이 될 거라고 생각한 것과 달리 르네는 비밀을 스스로 알아냈고 자신의 문제를 스스로 극복했다. 이든이 맨박스에서 약간 벗어나 있는 것도 굿포인트였고 그의 역할이 단지 르네가 섹스할 때 자신의 모습을 보기 위해서 사용되고 자신의 감정적 욕구를 채우기 위해 사용된 지점이 좋았다. 둘 사이의 관계 시작 진전 결말까지 모든 부분이 르네의 몫이었던 것 역시 좋았던 지점. 영화는 르네에 대한 영화이자 르네를 위한 영화니까. 르네가 잘생긴 남자를 획득하는 영화가 아니라 자존감을 회복하는 영화니까. 6. 아마 마지막 르네의 연설 장면은 아마 대부분이 좋아하지 않았을까. 원래 사회적 시선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는 성격인데도 불구하고 공감이 가서 약간 눈물이 날 뻔 했다. 르네는 다시 사이클을 탄다. 타인의 시선에 자신의 몸을 맞추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그렇지 않다해도 이미 초반의 르네와 후반의 르네는 달라졌고 르네의 앞으로의 인생을 좀 더 상상해본다면 미디어가 재단한 아름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코르셋을 벗기 위해서 더욱 고군분투할 것이다. 잠깐의 멈춤은 있어도 우리는 절대로 뒤로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관람 전 감상평 에이미 슈머당😻💕💕💕 예고편 보니까 넘 기대되는데 특히 거울에 비친 예뻐진 자신을 볼 때 다른 배우를 쓰거나 cg 혹은 분장하지 않아서 좋았다. 남주가 아쉽지만 이건 여성의 영화니까. 6.6이 개봉일이라니 날짜도 넘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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