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ochefort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평균 3.7
오늘부터는 비공개의 마음으로 살기로 했다. 보여줄 수 없으나 언젠가는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온다고 생각하면서. <페이지 카운터> 中 네 문을 닫아보려고 했어. 가까이 가면 닫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꾸만 비틀어진 틈으로 얼굴을 밀어넣고, 안에 무엇이 있는지 보게 되었어. 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네가 가진 것은 모두 문밖에 나와 있었고, 나는 그게 믿어지지 않아서 믿지 않으려 했다. (...) 잠시 죽었다가 깨어나는 삶과 죽었다가 잠시 깨어나는 삶. 둘 중 무엇을 선택하겠느냐고 물었다. 나는 죽었다가 잠시 깨어나 있는 것이면 좋겠다. (...) 마지막 인사는 마지막에 하는 인사가 아니라 마지막이 올 때까지 하는 인사일까. 따뜻한 물로 손을 씻을 때마다 네 생각이 난다. 이름 붙일 수 없는 일들은 마음에 오래 남는다고 하더라. <여름잠> 中 언제 나을지 알 수가 없는데 어느 날엔가 나을 것 같다 <근처> 中 사랑 노래입니다 그냥 배울 수는 없고요 보고 배워야 가능합니다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사운드북> 中 다음에 다시 만나, 그 말이 듣고 싶었다 <홈> 中 어둠은 깊이를 색으로 가지고 있다 더 깊은 색이 되기 위해 <론도> 中 단단한 껍질을 가진 사람은 아무리 철렁여도 단단한 사람이 된다 (...) 내가 겪는 시간을 모르는 채로 누군가 했던 말이 숨이 찬 순간마다 떠오른다 강하다고 믿고 싶었겠지만 나는 그렇게 강하지 않다 이제는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할까 <선량> 中 어둠을 접어서 옆에 두면 잠이 잘 온다 나는 작게 더 작게 접는다 접을 수 없을 때까지 접는다 <공의 산책> 中 매일 밤 자기 전 내가 무엇이었는지 생각해. 오늘은 어떤 형체로 살았던 걸까. (...) 오늘 나는 어떤 발로 서 있었나. 현실에 두 발을 딛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바닥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왜일까. (...) 무엇을 소중하게 다뤄야 하는 걸까. 잠드는 일과 깨어나는 일 사이에서, 아니 깨어나는 일과 잠드는 일 사이에서. (...) 깨어나선 내가 무엇이 될지 생각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다. (...) 이제는 축적된 시간을 안다. <썬캐쳐> 中 마음을 누르고 살다보면 없는 마음이 되기도 한다 (...) 사람이 자라는 동안 마음도 함께 자란다면 거대해진 마음 때문에 어쩔 줄 모르게 되겠지 부서진 마음, 무너진 마음, 부족한 마음, 꽉 찬 마음, 쏟아지는 마음, 넘어지는 마음, 터진 마음, 젖은 마음, 뾰족한 마음, 여린 마음, 단단한 마음…… (...) 나는 자주 마음과 영혼을 혼동했다 그럴듯한 마음과 영혼 구체를 경험한다는 건 그럴듯한 것과 멀어지는 일 (...) 내게도 마음이라고 부를 만한 것이 없다 <주택 수리>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