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상맹

상맹

4 months ago

5.0


content

랭스로 되돌아가다

책 ・ 2021

평균 4.2

샹탈 자케의 계급횡단자들부터 아니 에르노의 부끄러움 그리고 에리봉의 랭스로 되돌아가다까지, 계급횡단자들의 사회학, 문학, 에스노그래피를 읽었다. 특히 이 책은 난생 처음 보는 형식이었다. 셀프에스노그래피라고 해야할까. 자신의 역사와 문학적인 서술과 사회학이 모두 결합되어있다. 그것보다 뭐랄까, 감사할따름이다. 자기 연민에 빠져있던 나의 삶이 보편화되고 언어화되고 의미화되면서 나의 역사가 가기 시작한다. 정신분석학적으로만 내 역사를 독해했을 때는 결국 부모에 대한 혐오로 끝났지만, 이 세 책을 읽으니 계급과 부모에 대한 이해로 끝이 났다. 우리의 가족사나 가난이나 지금의 정치성향들까지. 저 세권을 읽은 느낌은 저 유럽 프랑스에서 나와 비슷한 삶을 지낸 진정한 어른들에게 인생사를 듣는 느낌이었다. 인생 지도 교수님은 여기있었던 것인가. 과거의 이해에서 끝나지 않고 어떻게 살아가야할지도, 해방은 없다는 것도 모두 남김없이 들어서 살아갈 용기마저 생긴다. 그래도 상길쌤 번역해주셔서 감사해요! 계속 써보일 것이다. 나 자신의 인류학자로서 글이던 영화던 시던 가리지 않고, 내가 경험한 것들을 살아내기 위해 써보일 것이다. 수치심을 자긍심으로 만드는 부단한 수행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계속 읽고 보고 배울 것이다. 실향없는 실향 속에서 평생을 떠돌아다니겠지만 오히려 더 많은 사람들을 이해하고 우연한 호의들에 삶을 기대고 나도 베푸는 사람으로서 계속 써보이며 살아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