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교
2 years ago

희몽인생
평균 3.7
사건과 목소리를 분리시킴으로써 실재의 진술에 발생한 균열 속에 불균질한 몽타주를 분산시키는 이 영화는 두서없는 보이스오버만큼 초점이 해체된 기억의 방식으로 역사적 시간을 재생한다. 미래로 비약하는 동시에 한없이 과거로 침잠하는 이중화된 현재에 가해지는 비대칭적 투사를 통해 그는 경과하고 있는 시간이 아닌, 그 속에서 잠시 정지해있는 현재라는 개념을 이미지로 포착하고자 한다. 여기서 우리는 언뜻 레네의 프랙탈화된 시간과, 서사를 붕괴시키고 '지속으로서의 시간'을 전면화한 키아로스타미의 몇몇 영화들을 떠올릴 수 있겠지만, 샤오시엔은 이들보다 급진적인 방식으로 (들뢰즈가 언급한)'순수 사건'으로서의 역사를 응시한다. 따라서 엇갈린 시점의 나레이션과 다큐멘터리 형태의 인터뷰의 삽입은 사건과 행동을 수식하는 형식적 레토릭의 차원을 넘어선다. 그것은 공적인 시간과 사적인 기억 사이에서 굴절을 거듭하다 마침내 이데올로기로 환원되지 않는 시간의 모형들로 우리를 인도하는 이중적인 증언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