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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한 사랑의 실험
평균 4.2
표지 뒷면 박찬욱 감독님의 호들갑스런 책 추천사를 접하고는 -- 우리나라 영화 비평사에 새 페이지가 열렸다고, 충격적으로 탁월하고 놀라우리만큼 심오한 책이 나왔다고, 신형철은 좀 우쭐한 자격이 있다고 -- 좀 오바스러운거 아닌가 싶었는데 책을 읽고 난 후 신형철 평론가의 깊은 사유와 완벽한 문장들에 남편의 등짝을 때리며 호들갑을 떨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 이 책은 문학 평론가 신형철 님이 쓴 영화 비평책이다. 최근 '슬픔을 공부하는 슬픔' 이란 책으로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분이다. . 씨네 21에 게재한 20개의 비평을 모은 글인데, 한 달 동안 한 편의 영화 비평을 위해 영화관에서 그 영화를 대여섯 번 보고, A4 열 페이지 가량의 원고를 썼다고 한다. 영화를 좋아해서 많은 평론가의 글을 읽어봤지만, 이 책에 실린 글만큼 영화를 깊이있고 정확하게 해석한 글은 보지 못했다. . 책에 대한 헌사와 서문에서부터 마음이 빼앗겼다. "이 책에 실린 글 중 하나를 나는 프러포즈를 하기 위해 썼다. 그녀를 정확히 사랑하는 일로 남은 생이 살아질 것이다." . . 책 제목이 왜 '정확한 사랑의 실험'일까. (p.10) "정확하게 사랑받고 싶었어." 내게 이 말은 세상의 모든 작품들이 세상의 모든 해석자들에게 하는 말처럼 들렸다. 인간이 과연 어디까지 섬세해질 수 있는지 궁금했고 나 자신을 대상으로 삼아 실험해보고 싶었다. 그리하여 '정확한 사랑의 실험'이라는 제목이 태어났다. . 한 달 동안 한 편의 영화를 정확하게 사랑하기 위해 들인 작가의 노력이 문장마다 느껴진다. 한 영화를 멋지게 해체한 비평 하나 하나의 사색의 깊이가 책 한권에 맞먹는 수준이다. 그가 원한대로 '해석으로 생산된 인식이 심오해서, 거꾸로 대상 작품이 심오한 것이 되게 하는' 선순환을 가능하게 하는 해석들이다. . 특히 이창동 감독의 영화 '시'에 대한 비평 [양미자 씨가 시가 아니라 소설을 썼더라면 - '시'를 '도가니', '속죄' 와 함께 생각하기] 를 읽고는 문학 장르와 텍스트를 아우르는 현란한 사고와 글솜씨에 멍할 정도였다. . 게다가 글마다 느껴지는 겸손함과 진실함.. . 영화와 책을 좋아하는 많은 사람들이 꿈꾸는 경지가 아닐까 싶다. 나는 아예 꿈도 꾸지 않지만.. . 영화와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백번 천번 권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