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양기연

양기연

4 year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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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걸음

책 ・ 2012

평균 3.9

누군가의 가슴팍에서 갓 적출된 심장마냥, 곧 숨줄이 끊기기 전에 마지막 한이라도 풀듯 시뻘건 빛깔로 펄떡펄떡 맥동하는 글. 글에 깃든 이 맥박은, 미쳐버린 세상 속에서 자아를 상실한 채 유령처럼 배회하는 이들이 어떻게든 제 생을 증명해 보이기 위한 발악의 흔적이다. . 글이 집어삼킨 소재들이나 다시 뱉어낸 묘사들은 거부감이 느껴질 만한 부분 투성이인데도 정신없이 몰아쳐 거의 현란하다 해도 좋을 그 맥동의 리듬을 따라 글을 읽어내려 가다 보면 한 가닥 한 가닥이 이미 어떤 경지의 예술임을 도저히 부정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