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샌드

샌드

5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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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들

책 ・ 1994

평균 4.1

남미의 위대한 작가 보르헤스의 대표작으로 이미 난해하다는 얘길 많이 들어서 지레짐작으로 겁을 먹고 본 책이기도 한데, 읽어 보니 생각한 것만큼 어렵고 뛰어났습니다. 책 속에 들어 있는 바벨의 도서관처럼 작은 소설들이 한데 모여 이뤄진 큰 소설집 속을 미로처럼 돌아다니는 재미가 있는 소설인데, 그만큼 이 책의 구조 자체가 워낙 탄탄하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서사를 따라가기 쉬운 소설도 아니고 어떻게 읽어야 할까 생각하면 지금까지 봤던 어느 소설집보다도 제겐 어려웠는데, 한 가지 확실한 건 굉장한 지점이 충분히 느껴진다는 점이기도 합니다. 소설의 요소를 해체하면서 그걸 어떻게 다시 배열하거나 전사하는 등의 실험적인 면에서도 굉장히 앞서있는 책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구조적으로 유의미한 것만이 남은 것이 아니라 서사를 흐리더라도 이야기라는 소설의 기본기를 잃지 않고 탄탄하다는 점 역시 걸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