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장편소설이라서 전부 허구인줄로만 알았다. 강주룡이 을밀대에서 농성을 벌인 일은 실제였다. 책 덕분에 역사시간에 배우지 못했던 새로운 역사를 알게 되었다. 책에 나오는 강주룡의 일대기는 실제사건과 위화감 없이 어우러지며, 여성의 고충을 자연스레 그려내고 있다. 또한 개인적으로 놀라운 점은 강주룡의 주위에 등장하는 다양한 남성들은 서로 겹치지 않는 캐릭터이면서 주위에서 찾아볼 수 있는 나름의 스테레오 타입들이란것이다. 그들의 장점과 단점을 함께 보여주며 책을 읽는 여성으로 하여금 다양한 남성타입을 알 수 있게 해준다. (집구석에서만 강한남자인 아버지, 휴머니즘인줄 알았건만...어린여자에게 개수작부리는 늙은아재, 아내의 사회생활 이해 못하는 남편, 맨스플레인 오지는 동지 등등) 또한 사투리를 어색해하고 불편해하는 편인데 읽으면서 불편하지 않았고 오히려 사투리에 흥미가 생겼다. ++++++++++++++++++++++++++++++++++++++++ P211) 비록 대단한 일은 아닐지 몰라도 주룡은 평생 처음으로 제가 고른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머리를 풀고 옷을 벗을지 옷을 벗고 머리를 풀지를 선택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일이다. 부모를 따라서 이주하고, 시집을 가래서 가고, 서방이 독립군을 한대서 따라가고 그런 식으로 살아온 주룡에게는 자기가 무엇이 될 것인지를 저 자신이 정하는 경험이 그토록 귀중한 것이다. 고무 공장 직공이 되는 것 말고 다른 선택지가 없었던 것은 일말 서러운 일일지언정. P238) 지참금조로 친정에 돈을 제법 쥐여주었다 하여서 내가 그래도 형편이 좀 괜찮은 집구석으로 가는구나, 안심했던 삼이는 혼인을 치르고서야 그 돈이 이 집의 마지막 믿을 구석이었음을 알았다. 소 한 마리 살 돈 보다 헐한 값을 가지고 저를 산 것이다. 새끼도 치고 일도 해줄 소 비슷한 것을. P304) 주룡 씨. 사람은 소진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자신을 아끼시오. 아껴야 제때에, 쓸 곳에 쓸 수 있습니다. P316)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아무리 약한 짐승이라도 제 살길은 찾아낼 줄 아는 것이 마땅하다. P338) 이어지는 기사들을 읽어가는 동안에 달헌의 가슴은 뜨거워졌다가 식기를 반복한다. 단련되는 무쇠가 극도로 달구어졌다가 이내 급격히 냉각되는 것처럼. 그러나 인간이라서, 인간의 정신이라서, 달헌의 마음은 무쇠처럼 단단해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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