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멘트
첫사랑과 후회.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 노인 분장을 젊은 배우들이 직접 하고 나온 것이 신선했는데, 토끼는 골룸이 되어 약속한 그 자리에 앉아 눈물을 떨궜다. 왜 굳이 대머리로 분장해야 했죠? 비주얼 때문에 굉장히 개그 콘서트 보는 기분인 한편 이 작가 특유의 작품들이 그러하듯 사무친 회한에 마음이 찡하기도 했는데 그건 전적으로 지질이 배역 전문인 배우의 힘이었던 것 같아. 불화보. 여자는 빵꾸똥꾸 닮은 딸을 낳고 또 낳고 또 낳고 손자까지 다섯을 두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게다가 더 후회스럽게시리 할머니 분장을 하니 젊을 때보다 예쁘다. 고품격 예쁜 할머니. 아니 게다가 남주가 너무 열받을만 한 게, 결혼 직전에 약간 썸타던 남자에게 다시 갔다. 신부님 앞에서 갓과 헬을 번갈아 외치며 당황하던 모습을 보면, 어쩌면 생각보다 썸남을 좋아했을지도 모른다. 실은 케미는 덜 돋아도 가치관은 더 맞는 짝일 수도 있었다. 지난 날의 한 조각을 회상하던 마지막 장면에서 남자가, 여자가 마지막으로 한 번 더 내민 손을 한 번만 더 참고 잡았더라면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남자의 엄마를 진심으로 감싸 안다가 긴장하여 꼭 쥐어지는 여자의 주먹을, 현재가 오버랩 될 때까지 쓰다듬는 남자의 손처럼. 인내심을 갖고 조금 더 대화했다면 달랐을 것이다. 사실 둘은 너무 달랐고, 어리고 서툴던 시절인데 어찌하겠는가. 너무 사랑하고 너무 처음이라 터놓고 상처와 단점을 나누지 못하던 연인이 결국 등을 돌려 조금씩 멀어지던 걸음을, 끝까지 앵글에 담는 마지막이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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