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예
3.5

부산행
영화 ・ 2016
평균 3.7
2016년 07월 17일에 봄
'저 아저씨 누가 좀 좀비한테 던져줬으면.' 하고 생각한 자신을 발견한 순간이 가장 끔찍했습니다. - 난 발암캐가 너무 싫다. 정확히는 '실제로 저런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 합리화를 부여하는 과정이 싫다. 그건 결국 '누군가는 그렇게 사니까'라는 인식으로 귀결되고 너무나 쉽게 '그러니까 나도'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밑도 끝도 없이 '죽어도 싸다' 싶은 캐릭터를 보면, 내가 죽어도 싼 인간이 되어도 좋으니 저 인간만큼은 죽어줬으면 싶다. 그 순간, 나를 대신한듯한 할머니의 놀라운 행동 앞에 얼마나 내적박수를 쳤던지. 카타르시스라는게 이런건가. 마음이나 육체가 썩어버린 생물보다 마음도 육체도 건강한 잔인함이야말로 진짜구나 싶었다. - 동대구역 좀비떼샷bbb 명장면이자 혐장면이다. 기차를 붙잡고 늘어지는 좀비만큼이나 질질 끄는 신파가 있긴한데, '질질 끈다'는 점이 싫은거지 그 전개 자체가 싫은 건 아니었다. 영화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 부산행 열차가 출발함과 동시에 재앙이 쏟아지고, 사람들은 해악과 불행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그리고 마지막에 남는 것이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던 감정이다. 폭발적으로 차오르는 그 감정. "가지 마, 내가 잘못했어." 나는 벅차고 또 벅차서 마음이 괴로웠다. 뜬금없는 회상씬이 없었더라면 영화관에서 대성통곡하는 관크를 저지를 뻔. 개봉하고 2차인데도 그 부분은.. 수안아 넌 정말 잘했고. 최고였어ㅠㅠ - ps : 아 근데 큰일이다. 8월에 부산 가기로 했는데.. 무서워...